서울신대 문우일 교수 신학 위상 제고 기대

현존하는 신학회 중 가장 역사가 깊은 세계성서학회(SBL) 최초로 한국인 분과장이 탄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문우일 교수(서울신대대학원 신약학)다. 그가 책임을 맡고 있는 분과 이름은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있는 비유’(Allusion in the Gospels & ACTS).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해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각종 배경문헌들을 주로 연구한다. 그는 앞으로 6년 동안 분과를 책임진다.

▲ 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가지고 있는 세계성서학회 인터내셔널 미팅 분과장 문우일 교수(가운데)와 운영위원 정창욱 교수(왼쪽), 임성욱 교수(오른쪽)의 모습.

세계성서학회는 1890년 설립됐으며 90개국에 80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회원은 모두 박사급 이상의 학자와 교수들이며 성서학분야에서는 최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학회에는 약 50여 개의 분과가 있다. 북미에서 매년 1차례 연례회의가 열리고, 유럽을 중심으로 아시아와 남아프리카에서 역시 매년 국제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회의들을 통해 수많은 논문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전세계 신학교와 교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성서학회에 있는 50여개 분과 중에 하나의 분과장이라면 언뜻 그 비중이 작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가 130여 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한국인 분과장이 없었던 것을 기억하면 대단한 일이다. 또 분과장이 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걸쳐서 먼저 임시분과를 구성해야 하고, 임시분과를 3년동안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 학문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문 교수는 성서학회에 자주 참여해서 논문을 꾸준히 발표했다. 그러다가 총신대학교 정창욱 교수를 만나서 “아예 분과를 구성해 보라”는 제안을 들었다. 2013년, 문 교수는 용기를 내서 학회 본부에 임시분과 구성을 신청했다. 임시분과 설립 허락을 받으려면 분과의 필요성, 분과위원 구성원들의 학문성과 다양성, 학문활동의 가치성 등의 조건을 통과해야 했다. 까다로운 절차를넘어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임시분과 운영이 결정됐다.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있는 비유’ 임시 분과는 결성 후 해마다 열리는 학회에서 9개씩의 논문을 발표했다. 기여도를 인정받았으며 임시분과 종료와 더불어 올해 정식분과로 승격됐다.

한편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있는 비유 분과’에는 정창욱 교수(총신대)와 임성욱 교수(연신대)가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인 교수들이 분과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세 교수는 올해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에 참가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정창욱 교수는 “세계성서학회는 매우 영향력있으며 다양한 학문분야를 포괄하고 있는 큰 학회”라면서 “최근 깨어있는 목회자들이 성서학회의 중요성을 알고 후원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욱 교수는 “성서학회는 성경해석의 세계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한국교회가 서 있는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귀한 회의체”라면서 “국내 많은 학자들이 참여해 학문적 공유를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문우일 교수는 “성경을 정확하게 읽는 것은 교회다움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면서 “성서학회에서는 최고 수준의 학자들이 최신 연구결과를 나누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신학계의 수준은 세계적이며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신학적 유산을 세계교회와 함께할 때라고 생각한다”면서 “교수들이 세계성서학회에 참여하여 학문활동을 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노충헌 기자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