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1일 총회회관 회의실에서 임원 전원이 출석한 가운데 제102회기 제17차 총회임원회가 열렸다. 회의 직전, 총회임원들이 갑자기 교단지 기자의 이석을 요구했다. 비공개회의를 하겠다는 뜻이었다. 아울러 회의가 끝나면 서기단에서 결의사항을 브리핑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임원회의 안건은 총 15건이었다. 총신대 관련과 중부노회 건 등이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특별하게 비밀을 요구할만한 내용은 없었다. 그런데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총회임원회가 끝나고 총회서기와 부회록서기는 간략하게 기자에게 결의사항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총회임원회는 비공개로 하기로 결의했다고 알려왔다. 보안과 임원간 허심탄회한 대화 필요가 이유였다고 밝혔다.

총회임원들이 회의를 비공개로 한다니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총회임원회가 비공개로 진행된 적은 거의 없었다. 근래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매우 혼란스러웠던 제97회 총회의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교단지의 취재 제한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총회와 총신대의 극한 대립으로 혼란스러웠던 백남선 박무용 김선규 총회장으로 이어지는 시기에도 비공개는 없었다. 그런데 그동안 교단지에 회의를 공개하던 제102회 총회임원들이 갑작스레 비공개로 전환한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자녀들에게 주는 편지에서 “남이 알지 못하게 하려면 그 일을 하지 말고, 남이 듣지 못하게 하려면 그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이다”고 했다. 또한 다산은 “한 집안을 뒤흔드는 불행과 온 세상을 뒤엎는 재난이나 근심은 모두 비밀로 하는 일에서 생겨나는 법이다”고 서신에서 밝혔다.

총회임원회는 비공개회의 결의를 철회하기 바란다. 그렇잖아도 민심이 흉흉한데 ‘보안’을 이유로 회의방식을 밀실로 고집한다면 여론은 더 악화될 것이다. 어느 회의든 100% 비밀보장은 있을 수 없다. 예전에 총회임원회 진행 중에 회의내용이 흘러나와 총회임원들이 당혹스러워 했던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회의 중에 임원 가운데 누군가가 결의를 외부로 유출했던 것이다.

제102회 총회임원회에 정중히 요청한다. 총신대 건으로 복잡한 요소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더라도 회의는 투명하게 공개하기 바란다. 무슨 일이든지 혼란스러울 때는 오히려 공개를 원칙으로 삼고 불필요한 의혹을 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총회임원은 사인(私人)이 아니라 공직자(公職者)라는 인식을 갖고 ‘열린회의’를 추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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