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창 지휘자와 인도 합창단 이야기 담은 영화 <바나나쏭의 기적> 3월 8일 개봉

▲ 영화 <바나나쏭의 기적>은 인도 빈민가 사람들이 음악을 통한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돕고 있는 김재창 지휘자와 바나나 합창단의 고군분투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지라니 합창단을 통해 아프리카 케냐에 희망의 노래를 선물했던 김재창 지휘자가 인도로 떠났다. 이번엔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부모에게까지 음악의 기쁨을 알린다는 계획. 그러나 “노래를 한다고 당장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라며 부모들은 연습에 빠지기 일쑤다. 인도 빈민가에 새로운 활력을 전하려는 김 지휘자의 소망은 성공할 수 있을까?

김재창 지휘자와 인도 바나나 합창단의 이야기를 담은 <바나나쏭의 기적>이 개봉을 앞뒀다. <바나나쏭의 기적>은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와 세필드 다큐 페스티벌 등 유수 영화제에 동시 초청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밖에도 유럽 ArteTV, 미국 PBS, 일본 NHK 등 방송사에도 선판매 되어 기대치를 더 높이고 있다. CBS가 2018년 첫 번째 배급을 선택한 영화이기도 하다.

무서운 카리스마로 아이들에게 ‘앵그리 버드’로 불리는 김재창 지휘자는 이탈리아 존타 국제 콩쿠르와 벨리니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촉망받던 성악가다. 그가 빈민가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려는 이유는 ‘음악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들은 합창을 하면서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고, 한국을 방문해 공연을 하면서 더 넓은 세상을 체험했다.

김재창 지휘자의 도전은 가족들에게로 이어졌다. 아이들의 부모들은 밤에는 작은 전구 하나에 의지해 생선을 팔거나, 보호 장치도 없는 위험한 공사판에서 일하며 허리 한 번 제대로 펼 수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김 지휘자는 “빈민가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부모들이 열심히 연습해 예쁜 옷을 입고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박수를 받는다면, 얼마나 자존감이 높아지고 삶을 보는 시각이 달라질까를 생각했다”며 쉽지 않은 도전의 취지를 밝혔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부모들이 시간을 내어 연습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악보는 당연하고 글을 못 읽는 부모들도 부지기수,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입을 벌리는 것도 부끄러워하는 이들이 태반이었다. 김재창 지휘자는 일일이 집을 찾아다니면서 부모들을 설득했고, 노래의 기쁨을 아는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무대에 서고 싶어 적극적으로 나섰다.

반신반의하던 부모들이 노래를 시작하자 그 삶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신두자의 아빠는 “노래를 하니 마음이 행복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적막만 감돌던 집안은 노래와 춤 연습으로 시끄러워졌다. 고통 받는 이들은 찬양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남편과 이혼하고 야간경비와 가정부 일을 하면서 홀로 두 딸을 키우는 마날리의 엄마는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를 때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마주한 공연 당일, 한껏 치장한 이들은 설렌 가슴을 안고 무대에 올랐다.

영화는 억지스러운 전개와 감동 대신 따뜻한 시선으로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유쾌한 미소를 짓게 한다. 관객들은 한 사람의 헌신이 얼마나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불가촉천민으로 차별을 받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이들을 응원하게 된다.

공연 후에도 이들의 삶은 변한 것이 없었다. 대신 무대가 아닌 일상 속에서 또 다른 노래가 시작됐다. 인도 빈민가 가족들의 좌충우돌 합창 도전기는 3월 8일부터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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