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교회교육 새판 ‘가정’ ② 전문가 진단

▲ 교회 혼자만의 힘으로 붕괴되고 있는 주일학교를 되살릴 수 없다. 교회와 가정이 연계해야 건강한 신앙전수가 가능하며, 교회교육도 회복할 수 있다. 오륜교회는 ‘가정에 기념비를 세워라’는 캠페인을 통해 가정의 신앙교육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오륜교회 캠페인에 참여한 최동훈 집사 가정.

주일학교·가정교육 동시 붕괴 위기 …
“세대별 주일학교 시스템, 세속적 가치관 개혁해야”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이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할아버지의 재력, 아버지의 무관심, 어머니의 정보력이다. 단순한 우스갯소리이지만 한국사회의 가정교육이 붕괴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교회교육은 어떨까? 교회교육은 침체를 넘어 학부모에게 불신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함영주 교수(총신대)가 기독학부모 242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부모들은 교회교육에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학교교육 만족도에 대해서는 3.69점(5점 만점)을 줬으나 교회의 신앙교육 만족도는 2.57점에 불과했다.

함영주 교수는 “교회의 신앙교육에 대해 기독학부모의 만족도는 매우 낮다”면서 “이는 교회에서 실시하는 주일학교 프로그램이 결코 만족스럽지 못하며 자녀의 신앙 성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 통계”라고 설명했다.

실태조사에서는 고학년의 신앙교육이 붕괴되고 있음도 지적됐다. 함영주 교수는 “더 큰 문제는 자녀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부모의 교회교육 불만도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초등학생 학부모의 경우, 교회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고등학생의 학부모는 교회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현저하게 낮았다. 그는 “교회가 제공하는 신앙교육의 질도 문제이지만 본질적인 것은 학부모의 세계관과 가치관도 세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일학교 가정교육 동시 붕괴”

전문가들은 교회교육이 무너지고 있는 원인을 ‘세대별 주일학교 시스템’과 ‘부모의 세속적 가치관’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전주창대교회 조성민 목사는 “세대별 주일학교 시스템은 부모와 자녀가 분리되기 때문에 믿음의 공감대가 사라지게 된다”면서 “부모와 영육간의 세대차이가 대화 단절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박상진 소장은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정보화 시대를 거치면서 기독교 부모들은 신앙적 가치보다는 출세와 성공 지향적인 세속적 가치관에 물들었다.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는 가정 내에서의 신앙교육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종합해보면, 한국교회는 교회교육에 심각한 누수가 발생했다. 교회 내 주일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의 신앙교육도 동시에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박상진 “신앙교육 주체는 부모”

교회교육 전문가들은 주일학교와 가정교육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회와 가정이 연계된 기독교 신앙교육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상진 소장은 최근 4/14윈도우포럼에서 “학부모가 신앙교사로 일어설 수 있도록 교회가 부모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진 소장은 교회교육 회복을 위한 열쇠는 담임목사가 쥐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교회 특성상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이 곧 교회의 방향성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담임목사는 주일학교를 부서의 개념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전체의 사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담임목사가 중심이 되어 교회교육을 실천해야 합니다. 신앙교육의 무게 중심을 주일학교에서 가정으로, 교사에서 부모로 옮겨야 합니다. 교회는 부모가 교사라는 역할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도록 부모를 교육해야 합니다.”

물론 여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신앙교육의 주체는 부모라는 점이다. 부모가 가정에서 신앙교사가 될 수 있도록 교회는 부모를 교육시켜야 한다는 것이 박상진 소장의 주장이다.

박상진 소장은 다음세대 신앙전수를 위한 목회철학도 제안했다. △다음세대 중심 △부모 중심의 교육과정 마련 △가정 중심의 교회교육 △교회 가정 학교 연계 △지식이 아닌 인격의 변화 모색 △지정의 통합 △하나님 나라 중심의 교육이다.

“가정예배는 기독교 교육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가정 자체가 신앙공동체가 되어 자녀들이 그 공동체 안에서 신앙이 형성되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또한 내 자녀만 교육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이 땅의 교육을 변혁시키는 부모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조성민 “교회-가정-학교 연계”

조성민 목사도 교회-가정-학교의 연대를 강조했다. 이는 총회학원선교위원회(위원장:권순웅 목사)가 주창한 ‘트로이카 선교운동’과 동일한 개념이다. 그는 지난해 연말 총회교육진흥원이 주최한 사랑방포럼에서 “가정과 교회, 그리고 교회가 세운 대안학교가 삼위일체가 되어 목회적 선교적 측면에서 교육개혁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를 가르쳐 수직적으로 3~4대에 걸친 세대 간 제자를 삼아야 합니다. 교회가 부모와 함께 자녀들을 제자 삼도록 돕는 전문 훈련기관을 설립해야 합니다.”

조성민 목사는 특히 대안교육 기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산앙전수는 교회 혼자만의 힘으로도 불가능하며, 가정이 함께 연합해야 한다. 또한 대안교육 기관을 통해 3~4세대를 잇는 신앙교육이 진행되어야 온전한 기독교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주일학교만이 아니라 전일제 대안학교인 영아, 유치, 초등, 중·고등 과정의 대안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일제 대안기독학교와 같은 시스템 구축이 꼭 필요합니다.”

한국교회의 가장 큰 위기는 납세도 동성애도 아니다. 교회 안에서 미래세대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위기다.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최윤식 박사는 “한국교회가 현재 상태로 있으면 2040년 이후에는 55세 이상의 은퇴자만 교회를 채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앙전수 단절을 막기 위해 교회는 가정을 품어야 한다. 교회는 부모를 가정교사로 세워야 한다. 어쩌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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