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루터’를 새에덴교회 단독으로 단체관람을 한 적이 있다. 우리는 루터가 용기 있고 강철 같은 의지를 지닌 사람인 줄로만 알았는데, 얼마나 소심하고 죄책감이 많고 겁도 많은 사람인지 루터의 인간적 양면을 볼 수 있었다. 루터는 전통과 제도, 우상과 물량주의에 찌그러져 있는 교회의 허물을 벗고 나와서 성경이 말하는 원형교회를 세우려고 몸부림친다. 그러다가 수많은 겁박과 회유의 거센 바람에 갈대처럼 흔들리고 갈등한다. 결국 그 고뇌와 갈등 속에서 루터가 희생하고 헌신한 결과물이 오늘의 개혁교회를 이루게 되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진정한 신앙의 자유와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고통의 광야를 지나고 고뇌의 강을 건너야 한다. 이것을 안 지나고 쉬운 길로 가려고 어루만짐, 힐링, 위안, 위무 등만 찾아다닌다면 결코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없다. 루터는 결코 영웅이 아니었다. 우리와 똑같이 나약한 인간이요, 그러면서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성경을 사랑하며 교회를 사랑하는 한 인간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고뇌의 영성을 품고 시대적 소명을 감당할 수 있었다. 교회의 자유와 안전이 위협을 받고 있는 때, 루터의 고뇌가 우리의 고뇌가 되고 루터의 개혁이 우리의 개혁이 되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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