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위·광신대, 답사·세미나 통해 의미 복원

▲ 총회3·1운동백주년기념사업위원회 위원들이 유관순열사기념관을 견학하며 겨레를 위한 교회의 사명을 되새기고 있다.

온 겨레의 거사였던 3·1운동 제99돌을 맞이하며 당시 만세운동과 일제에 대한 항거를 주도했던 기독인들의 자취를 돌아보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내년이면 역사적인 삼일절 10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당대 기독인들의 모습을 다시 조명하여 숨은 역사를 발굴함으로, 한국기독교가 민족사에 기여한 측면을 부각시키고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환기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는 중이다.

총회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위원회(위원장:김정배 목사)는 2월 6일 총회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3·1절 기념예배 설교문을 선정하는 한편, 승동교회와 유관순열사기념관 등 3·1운동 역사유적지 답사를 진행했다.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1호로 총회에서 지정한 승동교회를 방문한 기념사업위원들은 교회 기도실을 우선 찾았다.

기도실은 만세운동 당시 교회 청년면려회장이었던 김원벽 등 학생지도자들이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배포하고 만세의거를 숙의했던 역사적 장소이다. 이 시기 승동교회를 담임하던 차상진 목사 또한 조국의 독립을 요구하는 장서를 조선총독부에 보냈다가 투옥되기도 했다.

기도실에서 민족의 해방을 위해 몸 바친 선진들을 기리며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 위원들은 승동교회 역사관 및 교회 앞마당에 설치된 ‘3·1독립운동기념터’ 등을 돌아보며, 당시 상황에 대해 교회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이어 충남 천안으로 이동해 유관순열사기념관에 도착한 일행은 해설사의 안내로 기독인 주도로 이루어진 아우내장터 만세운동의 전개과정, 만세운동의 불꽃으로 산화한 유관순 열사의 생애, 고인의 정신적 토대가 되어준 매봉교회와 이화학당 및 샤프 선교사 등에 대해 견학했다.
견학 일정에 앞서 위원회는 총신대 안인섭 교수가 추천한 ‘흥왕하게 하시는 하나님’(출 1:15~21)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올해 삼일절 기념예배 설교문으로 선정하고 전국 노회와 교회에 배포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안인섭 교수는 ‘3·1운동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강론하며 “당시 전체 인구의 1.3%에 불과했던 기독교인들이 만세운동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차지한 비중이 20% 이상”이라면서 기독교가 주도한 만세운동 지역이 78곳, 3·1운동 당시 수감된 인물들 중 16.2%가 기독교인, 일제의 보복으로 파괴된 예배당과 기독교학교가 86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위원장 김정배 목사는 “당시 총회장 김선두 목사가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투옥되어 그해 총회 사회를 맡지 못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강의로 듣고, 유적답사를 통해 당시의 역사자료들을 확인하면서 한국교회가 삼일운동에 기여한 부분이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게 안타까웠다”면서 이를 염두에 두고 내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 광신대에서 열린 3·1운동과 선교사의 역할에 대한 세미나에서 소강석 목사가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광신대학교(총장:정규남 목사)도 3·1운동 제99주년을 맞아 ‘3·1운동과 선교사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2월 7일 학교 콘서트홀에서 특별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가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KBS TV와 함께 기획한 특집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삼일운동에 기여한 기독교 선교사들과 크리스천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되짚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광신대 박정식 교수가 진행한 이날 세미나에는 소강석 목사의 ‘3·1운동의 바람, 선교사와 기독교’라는 제목의 주제발표에 이어, 김효시 교수(광신대 역사신학)의 ‘3·1운동과 선교사’ 그리고 김호욱 교수(광신대 역사신학)의 ‘일제의 한민족 말살정책에 항거한 노라복’에 대한 학술발표가 진행됐다.

특히 소강석 목사는 전국 기독교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만세운동에 앞장선 배경에 이들에게 애국정신을 계몽하고 각성시킨 선교사들의 기폭제적 역할이 있었음을 강조하며 “비록 스스로 태극기를 들고 앞장서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행적을 통해 고통 당하는 우리 민족을 긍휼히 여기고 그 아픔에 동참한 선교사들의 마음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세미나를 마친 일행은 선교사들의 활동무대이자 광주지역 3·1운동의 본거지였던 광주 숭일학교 및 양림동 선교사 묘역과, 기미년 당시 만세운동에 앞장서다 일제의 폭력적 진압에 두 팔을 잃은 윤형숙 전도사의 사역지인 여수제일교회 및 고인의 묘소 등을 견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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