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세상 사람들이 무시하고 홀대하는 낮은 자, 병자, 소외된 자, 억울한 자, 여자와 아이에게 먼저 다가가셨다. 그리고 그들이 차마 자신의 입으로 말할 수 없는 아픔과 고통에 대해 먼저 아시고, 그 모든 것을 감싸 안고 용서하셨다. 더불어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믿을 때 복음의 참 기쁨이 그들과 함께할 것임을 가르쳐주셨다. 세상 권세 대신 십자가에 매달리심으로 인류를 구원하고자 고통 가득한 삶을 선택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참 사랑이야말로 교회와 기독교인이 걸어야 할 길의 표상이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이 내 몸 같이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는 정반대로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 기복신앙이 강한 한국교회에서는 ‘실패=불신앙’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한 탓에 함부로 자신의 실패나 아픔을 드러내기 힘들다. 반대로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한 기독교인들은 자신의 성공이 하나님 주신 복임을 설파한다. 그리고 교회 또한 그런 기독교인들을 반긴다. 그런 현상 속에서 가족이 자살을 하거나, 억울한 범죄에 휘말려 피해를 입거나, 일이나 학업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사회경제적으로 지위가 낮은 사람들은 교회에서 소외되다 못해 신앙을 버리는 극단적 선택에까지 이르게 된다.

특히 한국교회에서 영향력이 낮은 여성과 아이에 대해 최근 수년 간 한국교회는 침묵해 왔다. 최근 몇 년 간 한국 내 몇몇 타락한 목회자가 저지른 성범죄에 대해 한국교회는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속담을 그대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한 대형교회 성도로 알려진 법조인이 저지른 성범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비롯한 몇몇 기독교단체들만이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으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 전부이다. 대다수 교회는 마치 모르는 일인양 침묵하고 있다.

바리새인으로 통칭되는 가진 자를 위한 왜곡된 정의가 외쳐지는 곳, 그곳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피 흘리고 죽어가며 지키고자 했던 세상이 아니다. 2018년 한 해는 부디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약자를 위한 정의를 구현하고 약자가 피해 당하지 않는 세상이 되도록 앞장서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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