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교회교육 새판 ‘가정’ ①한계 봉착한 세대별 주일학교 시스템

인구감소와 4차 산업혁명으로 교회교육 토양 바뀌어 … 세대 단절 막는 개혁 서둘러야

과천약수교회 설동주 목사는 위기를 직감했다. 장년 목회는 성장괘도를 보이고 있었지만 주일학교는 뒷걸음을 연속했다. 주일학교 부흥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시행해 보고, 사역자도 배치해 봤다. 하지만 마이너스 성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이런 저런 시도 끝에 설동주 목사가 내린 결론은 ‘가정’이었다. 그는 2009년부터 부모를 교육하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교회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성경교육을 시키는데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쉐마교육이다.

쉐마교육의 핵심은 부모들이 신앙 안에서 자녀를 교육하도록 교회가 지원하고, 부모와 교회가 함께 자녀 교육에 동역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교회교육의 패러다임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쉐마교육은 과천약수교회를 놀랍게 변화시켰다. 주일학교만 살아난 것이 아니라 교회 전체가 부흥했다. 무엇보다도 가정이 회복되는 일들을 목도했다. 설동주 목사는 과천약수교회의 부흥을 바탕으로 쉐마학당연구원을 설립했다. 연구원은 설립 5년 만에 3000명의 수료자를 배출하고 600여 교회가 쉐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 교회교육 전문가들은 세대별 주일학교는 산업혁명 시기인 1800년대에나 맞는 교육시스템이라고 지적한다. 이제는 가정을 교회교육의 중심으로 끌어들어야 한다. 가정의 신앙교육을 일찍 깨달은 과천약수교회는 다음세대 사역에 성공했다. 과천약수교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토요쉐마교육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성경말씀을 가르치고 있다.

추락하는 한국교회 다음세대

시대가 변했다. “북만 치고 다녀도 교회에 애들이 몰려왔다”는 1960년대 풍경은 전설로 회자될 뿐이다. 이제는 아무리 좋은 선물과 간식을 제공해도 아이들이 교회에 오질 않는다. 교회보다 더 풍족한 삶과 더 재미있는 놀이가 세상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부모의 가치관도 바뀌었다. 자녀의 성공을 위해서는 원정출산도 마다하지 않았다. 입시위주 교육은 공교육과 주일학교를 붕괴시켰다.

물론 가장 큰 위기는 인구급감이다. 한국교용정보원에 따르면 30년 이내에 전국 지자체의 30%가 자연 소멸된다. 다음세대가 없는 상황에서 교회교육이 가능할까? 국가 정부도 없어지는 상황인데 주일학교는 뾰족한 수가 있을까?

우리의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전국주일학교연합회에 따르면, 총회 산하 1만1770개 교회 중 65%의 교회에 이미 주일학교가 없어졌고, 나머지 35% 교회도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다. 주일학교 붕괴는 대도시보다 지방이 더욱 심각했다. 전북의 모 노회는 산하 교회에 70%가 주일학교가 없으며, 그나마 자체적으로 성경학교나 수련회를 할 수 있는 교회는 10% 남짓이었다.

한계에 다다른 세대별 주일학교

안타까운 것은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세대별 주일학교라는 교육시스템을 고집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교회교육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교회 다음세대 붕괴의 주범을 세대별 주일학교 교육시스템으로 지목하고 있다.

전주창대교회 조성민 목사는 지난해 ‘한국교회와 총회교육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사랑방포럼’에서 주일학교 교육시스템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 교회들은 현대교육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의 교육학자 존 듀이의 영향을 받은 것이 치명상이었다고 지적했다. 존 듀이의 교육철학은 나이에 맞게 눈높이에 맞추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주창에 힘입어 많은 교회들이 세대별 주일학교 교육시스템을 도입해 부모와 자녀가 분리해 예배를 드렸다.

존 듀이의 영향을 받은 세대별 주일학교 교육시스템은 1800년대에는 엄청난 효과를 가져왔다. 당시는 산업혁명으로 다음세대가 주목받지 못하던 시대였으며, 어린이와 여성의 인권은 바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존 듀이의 교육철학은 교회가 주일학교라는 개념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세대별 주일학교 교육시스템의 또 다른 장점은 각 연령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었다. 같은 연령대의 다음세대를 한 곳에 모아서 가르치기 때문에 쉽고 효과적으로 교육이 가능했다. 즉 가장 효율적인 교육시스템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세대별 주일학교 시스템은 부모와 자녀가 분리되기 때문에 믿음의 공감대가 사라지게 된다. 조성민 목사는 “부모와 영육간의 세대차이가 대화 단절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동시에 부모들은 자녀들을 주일학교에 보내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부모가 가정교육을 등안시 하게 만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사회는 맞벌이 부부 증가로 ‘자녀를 제자 삼기’에 대한 의욕과 기회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조성민 목사는 “세대별 주일학교 교육시스템은 결과적으로 부모가 자녀를 제자 삼아야 할 구약의 지상명령을 포기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인구감소와 4차 산업혁명으로 교회교육 토양이 바뀌었다. 이제는 세대별 주일학교 교육시스템을 개혁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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