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대북지원단체, 남북교류 환영 … “인도적 지원 과감해야”

평창 동계올림픽이 단절과 대립에 빠졌던 남북한 관계를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남북고위급회담 후속으로 열린 실무회담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올림픽 개막식에 공동입장하고,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합의했다. 스키선수들은 북한의 마식령스키장에서 합동훈련을 하고, 금강산에서 남북합동 문화행사도 개최하기로 했다.

한국교회 대북 기관들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한 남북교류를 환영하며 “평창을 마중물로 한반도에 평화를 일궈야 한다. 교회가 평화를 만드는 이 역사적인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기독 엔지오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서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국교회 대북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평화통일연대는 1월 16일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신년하례회와 강연 및 토론회를 열었다.

‘평화와 통일을 향한 한국교회의 새 비전’이란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한 박종화 목사는 안보위협과 국제제재 국면에서도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교류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며 “핵 갈등에도 불구하고 사회 문화 종교 등 민간의 교류협력과 지원은 지속해야 한다. 북한 동포를 상대로 한 이런 지원은 새 나라를 위한 미래투자”라고 설명했다.

▲ 평창 동계올림픽을 한반도 평화의 기회로 삼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적 대북사역을 펼쳐 온 유진벨재단 인세반 회장이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주의 지원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는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의 이해관계가 큰 영향을 미친다. 성공회 유시경 교무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른 후 남북한은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고, 2020년 도쿄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이어지는 상황에 주목했다. 유 교무원장은 “향후 6년 동안 아시아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중대한 의미가 있다. 이 역사적 의미와 평화를 만드는 일에 한국교회가 앞장서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뉴욕타임즈를 비롯해 외신들까지 “지난 10여 년 중 남북의 가장 극적인 화해의 몸짓”이라고 평가할 만큼,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관계의 돌파구로 인정받았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에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북한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조성한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진행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정부의 정치적 접근과 함께 기독 엔지오(NGO)들은 남북한의 신뢰구축을 위해 과감한 대북 인도적 지원까지 제안했다.

22년 동안 쉬지 않고 북한의 결핵환자를 치료해 온 유진벨재단은 17일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UN)의 대북제재에서 결핵치료용 의약품과 물품을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세반 회장은 “한국 정부가 의약품을 제재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요청해 달라. 정부가 지원한다면 한반도 평화와 보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진벨재단은 작년 12월 북한의 보건성에서 다제내성결핵환자 치료를 연 3000명으로 확대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재 유진벨재단은 연 500명을 진료하고 있다. 인세반 회장은 대북제재로 치료약과 물품 전달이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며, “미국 정부도 대북제재를 하지만 인도적 지원은 예외를 둔다. 미국을 통해서 물품을 북한에 전달할 수도 있지만, 한국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전용 통로를 개설하는 데 앞장서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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