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섭 교수 “기초부터 전략까지 다 담겨 … 문자적 적용 피하고 역사 정황 고려해야”

성경사역연합 ‘성경 삶 사역 콘서트’     

▲ 에스라성경대학원 이진섭 교수가 바울서신 속에 목회의 지침이 되는 풍성한 가르침들이 담겨있다고 강연하고 있다.

목회자들은 목회를 하다가 지혜가 필요하면 어떻게 도움을 받을까? 흔히 동료 또는 선후배 목회자, 헌법 또는 교회행정 서적을 의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해 에스라성경대학원 이진섭 교수는 “이제 신약 성경의 바울서신에서 목회의 실제를 배워보자”면서 “바울서신은 신학적인 책일 뿐만 아니라 충분히 선교적이며 목회적인 성경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1월 8일 성경사역연합(소장:이진섭)이 서울영동교회에서 개최한 ‘성경 삶 사역 콘서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교회 목회와 본질 및 방향(로마서, 골로새서, 에베소서), 교회 형편에 따른 목회(빌립보서, 데살로니가전후서, 갈라디아서, 고린도전후서), 교회 정치와 목회전략(디모데전서, 디도서), 목회자의 본분과 개인적 권면(디모데후서, 빌레몬서)이 바울서신에 잘 나타나 있다고 설명했다.

로마서에는 교회가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새 사람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목회의 본질은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새공동체(새 이스라엘)를 세우는 활동이라고 가르친다. 에베소서와 골로새서는 새 인류, 즉 거룩한 공동체를 실현한다는 목회의 목표를 향해 목회의 방향이 전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빌립보교회는 칭찬받는 교회의 전형이다. 그러나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바울은 빌립보서를 통해서 빌립보교회의 문제를 결코 덮어두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했을까? 바울은 교회가 잘한 것을 먼저 분명하게 칭찬했다. 칭찬의 내용과 이유를 분명히 밝혔다. 목회자는 칭찬해야 할 때 분명히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문제를 무조건 덮지 않았다. 그는 바울은 좋은 점이 많더라도 문제가 있다면 직시하고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데살로니가교회는 개척교회의 사례이다. 데살로니가교회는 세워진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환난 중에 잘 인내하며 신앙의 열매를 맺었다. 바울은 데살로니가교회를 칭찬했는데 개척교회였기에 더욱 격려하고자 했다. 그렇다면 설립 연조가 많지 않은 개척교회에는 더 많은 칭찬과 격려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칭찬만 하지 않았다. 바울은 교회가 배워야 할 점과 뜻하지 않게 닥칠지 모르는 어려움을 사전에 극복하도록 개척교회인 데살로니가교회를 가르쳤다.

칭찬받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책망받은 교회도 있었다. 갈라디아교회는 다른 복음을 받아들이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바울은 복음의 본질이 훼손될 위기상황을 목격하고 강하게 책망했다. 그러나 방법은 밀어붙이기 식이 아니라 가르치고 설득하여 해결하는 쪽을 택했다. 사후 대안도 생각했다. 잘못된 길을 갔던 교인들이 돌아왔을 때 대해야 할 태도, 어려움 속에서도 바른 가르침을 이끌던 사람들에게 대할 자세 등도 생각했다.

고린도교회는 삶에서 복음을 거부해서 책망받았다. 바울은 교인들의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덮어두지 않았다. 뭉뚱그려서 넘어가지 않았다. 각종 문제에 대해 원리를 제시하며 구체적인 답과 대안을 제공했다. 또 교회에 등장하는 문제를 총체적으로 다뤘다. 긴박한 문제(고전 1:10~6:20)와 중요한 문제(고전 7:15~15:58)를 다뤘다. 개인적 측면(고전 7:1~11)와 공동체적 측면(고전 11:2~14:40)도 다뤘다. 일상의 문제와 예배 때 문제도 취급했다. 이런 문제 대처를 할 수 있는 능력이 그에게 있었고 이를 통해서 성도들의 삶을 바르게 회복시키는 목회를 지향했다.

목회서신으로 알려진 디모데전서에서 바울은 목회훈수를 두었다. 교회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싸움들을 믿음으로 감당하라고 조언했고, 그 싸움을 다른 지도자들과 함께 하라고 말했다. 또 가르침의 중요성과 전략을 훈수했다. 또다른 목회서신인 디도서에서 목회방법을 전수했는데 가르침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가르침은 잘못된 가르침을 막는 한편, 바른 가르침을 지속적으로 전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라고 가르쳤다. 가르침을 복수의 목회자(장로)와 동역하라고 조언했다.

바울의 유언과 같은 디모데후서는 목회자의 본분을 강조했다.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고,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하고, 진리의 말씀을 전파하는 것이 목회자의 본분이라고 말했다. 빌레몬서는 개인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담겨있다. 바울은 목회자의 권위나 기독교 사상의 당위성으로 몰아치지 않고 사랑으로 문제에 다가갔다. 관계된 모든 사람을 고려했다. 일방적이지 않고 쌍방향적이며, 편파적이지 않고 공평하게 대처했다.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진리를 실천하는 목회를 실천했다. 즉 도망간 노예 오네시모가 주인 빌레몬에게 가면 죽임을 당할 수도 있었으나 위험한 선택을 했다. 잘못한 자는 용서를 구해야 하고 잘못은 또한 사랑으로 용서받을 수 있다는 원칙을 실현하려고 했다.

이진섭 교수는 바울의 목회 윤곽을 실제 목회현장에 적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단 적용을 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자적 적용 방식을 피하고, 목회 원리를 적용하고, 역사적 정황을 고려하라는 것이었다. 이 교수는 “바울서신은 목회의 필요와 의도에 따라 쓰였기 때문에 바울서신이 보여주는 목회적 측면을 더욱 깊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실 목회에 주는 바울서신의 영향도 커야 한다”고 권유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