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주간 신년특별집회로 믿음 굳게 세워
“말씀 집중한 아름다운 전통 이어야 교회 살아”

지난 주 수요일 밤 서울 녹번동 중심교회(서문강 목사)는 말 그대로 하나님의 말씀이 충만했다. 서문강 목사는 시편 23편을 본문으로 우리의 삶을 이끄시는 하나님을, 그리고 그 인도하심의 은혜를 뜨겁게 강론했다.

▲ 중심교회 신년특별성회에는 소문을 듣고 타 교회 교인들도 다수 참석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정릉에 있는 한 교회에서 10여 명의 교인들이 단체로 와서 말씀을 들었다.

이날 집회는 여느 수요예배와 달랐다. 중심교회가 1월 9일부터 19일까지 두 주간 동안 총 8회에 걸쳐 진행하는 2018년도 신년특별성회 가운데 여섯째 날 집회였다. 서문강 목사는 이날 시편 23편 5절 말씀을 깊게 나눴다.

“다른 것으로부터 오는 만족은 바람 앞에 촛불 같아요. 오직 주님만으로 만족하는 만족, 그 안에 있는 그 부요함의 영광, 그 사랑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와 길이를 아는 눈을 가질 때에 누리는 만족, 그 전천후 만족을 누리길 바랍니다.”

다윗의 ‘내 잔이 넘치나이다’란 고백에서 서문강 목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고,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하나님 앞에서의 만족’을 설명했다. 가감 없이, 그리고 오롯이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하고 전하는 노(老) 목사의 강론에 100여 명의 성도들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아멘’으로 화답했다.

중심교회는 4년 전부터 매년 2주간씩 신년특별집회를 열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새해를 열고 더 견고히 서자는 생각이다.

▲ 서문강 목사는 30년 넘게 강해설교에 주력하고 있다.

강사는 서문강 목사로, 첫 해에는 하나님의 언약을, 둘째 해는 산상설교를, 작년에는 하나님나라를 나눴고, 올해는 ‘목자가 이끄시는 내 영혼의 행로’라는 주제로 시편 23편을 연속으로 강론했다. 서문강 목사는 “시편 23편은 단순히 목가적인 시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믿음생활 시작부터 하늘나라까지 가는 여정을 다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심교회는 그전까지는 신년특별성회를 새벽시간에 가졌다. 그러나 출근시간에 바쁜 직장인들로 인해 집중도가 떨어지고, 강론 시간도 충분치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다 4년 전부터 저녁시간대로 바꾼 후에는 직장인들은 물론 겨울방학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중고등학생들도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집회에도 중고등학생들은 물론 초등학생들도 꾸준히 참석해 말씀을 들었다.

밤 8시부터 10시까지 하루 2시간씩, 꼬박 8일 동안 말씀에 집중하는 만큼 성도들이 받는 은혜는 남달랐다. 의정부에서 2시간 걸려 집회에 참석한 박병준 집사는 “목사님이 어떻게 설교를 준비했는지 느껴지고, 당신 생각이 아니라 성령의 감동과 조명하심으로 설교를 하시니까 우리도 같은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개혁신학자이자 탁월한 저술가인 서문강 목사는 30년 넘게 강해설교를 하고 있다. 주제설교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강해설교야말로 성경이 말하는 복음을 제대로 전할 수 있는 본질적인 방편이라는 생각에서다.

“설교자는 성경 본문이 말하는 설교를 해야 하고, 설교 본문이 자신을 지배할 수 있게 해야 해요. 성경 본문과 상관없이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면책특권이 있는 게 아니에요.”
중심교회는 긴 설교로도 유명하다. 서문강 목사가 인도하는 주일예배는 보통 1시간 반 정도다. 서문강 목사는 “현대 교회가 설교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며, 요즘 시대에는 설교가 짧아야 한다는 풍조가 있고, 심지어 설교학 교수들마저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19세기 스펄전 시대에도 설교는 짧으면 좋다는 풍조가 있었어요. 스펄전 목사님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교리적 설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어떤 이들은 교회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며 짧은 설교를 주장했지요. 그때 스펄전 목사님이 설교에 교리가 빠지고 설교를 짧게 하면 50년도 못돼서 교회가 붕괴될 거라고 경고를 했는데, 실제 스펄전 목사님이 죽고 50년이 못되서 서구교회가 무너졌어요. 조나단 에드워드나 로이드 존스는 물론이고, 요즘 존 맥아더 목사 설교 설교도 50분에서 1시간 정도가 되요. 어떻게 30분 설교로 성경 주제를 충분히 다룰 수 있겠어요? 설교를 통해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돼요.”

서문강 목사는 중심교회 신년특별성회 모델이 다른 교회들에도 전해지길 기대했다. 과거 봄가을이면 새벽부터 밤까지, 4∼5일씩 이어지는 사경회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했던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야 교단이 살고 한국교회가 산다는 생각이다.

“교회사에서 영적으로 찬란했던 시대마다 성경을 집중적으로 강론했던 사경회가 있었어요. 우리 교회가 8일 동안 2시간씩 집회를 하는 것이 쉬운 일도 아니고, 미련하게도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그 미련한 방법으로 돌아가야 해요. 사람을 위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이 사람을 위하는 방식을 따르는 것이 믿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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