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새순교회 ‘성장보다 성숙’ 추구 목회 진력

사랑의 봉사대 섬김사역 등 진심의 활동 호응

복음을 땅 끝까지 전파하며 하나님나라를 확장하는 일이 지상교회의 사명이자 대의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역교회’로서의 기능 또한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 역시 확실하다. 공동체가 몸담고 있는 터전에서 교회는 이웃들과 그 사회를 껴안아야 한다.

▲ 김제 새순교회는 섬김의 수고가 복으로 돌아오는 것을 오랜 시간 경험해왔다. 사진은 사랑의봉사대와 중고등부 학생들이 봉사활동에 나서는 모습

김제 새순교회(홍석재 목사)는 그런 점에서 지역교회가 가야할 길을 지금껏 잘 찾아왔다. 교육적·문화적 저변이 열악한 환경에서 토요학교를 통해 교회 안팎의 아이들에게 풍성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고,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에게 정성 다한 섬김을 꾸준히 베풀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 새순교회의 진심어린 몸짓들은 더욱 빛났다. 대표적인 게 9년 전 홍석재 목사 부임 이후 계속 진행되고 있는 사랑의봉사대(대장:최한규 피택장로)의 섬김 사역이다.

사랑의봉사대는 지난해 12월 독거노인들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벌였다. 무려 10가구를 돌면서 엄동설한을 이겨낼 바람막이 등을 설치해주고, 쌀 화장지 라면 등 월동에 필요한 생필품들도 공급해주었다. 낡은 집에 거주하면서 아랫목으로까지 겨울 냉기가 몰려들어도 뾰족한 대책이 없었던 어르신들이 덕택에 편하고 행복한 겨울을 날 수 있게 됐다.

▲ 성암복지관을 찾아가 월동용품을 기부하는 새순교회 성도들

이번 사업에는 성인 봉사대원들 뿐 아니라 교회 중고등부 학생들도 동참했다. 평소 예배당에서 배운 어른 공경, 이웃 사랑의 가르침을 손수 실천하는 기회를 가지며, 장차 부모세대의 신앙정신을 계승할 일꾼으로서 첫 걸음을 뗐다.

사실 새순교회는 자라나는 세대들이 본받고, 자랑스러워할 전통들을 많이 보유한 공동체이다. 연말이면 김장을 담가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고, 성암복지원 등 사회복지시설들을 찾아가 거액의 후원물품을 전달하는 등 풍성한 사랑을 보여주는 모습이 사례들 중 일부이다.

특히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이농현상으로 지역 전체의 세대균형이 급속도로 무너지는 상황에서 새순교회는 다음세대들을 건강하게 세우는 일에 꽤 깊은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일 년에 두 차례 실시하는 장학사업도 상반기는 교회 안의 인재들로, 하반기는 교회 바깥의 인재들로 각기 초점을 맞춰 추진한다. 지난 연말에도 담임목사와 교육위원장 나인권 장로가 직접 김제시청을 방문해 지역 우수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상당액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내 것, 우리 것을 먼저 챙기는 풍조가 교회 안에서조차 당연시되는 세태에서 새순교회가 보여주는 이 같은 행보는 제법 주목할 만하다. 홍석재 목사는 “장학 혜택을 받는 학생들이 이를 계기로 자신이 꿈꾸던 미래에 더 다가가고,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들로 성장하기를 교우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다”고 밝힌다.

▲ 홍석재 목사(사진 오른쪽)와 교육위원장 나인권 장로가 김제시청을 방문해 이후천 부시장(사진 가운데)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출산장려금 제도를 도입하고, 신생아가 태어난 가정에는 2년 동안 기저귀를 지원하는 일 또한 같은 맥락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다. 당초에는 각 가정의 기저귀 구입비의 절반을 지원하는 수준에서 시작했으나, 한 교우가 나머지 비용까지 떠안겠다고 나서며 전액 지원이 가능해졌다.
교회의 갖가지 배려 속에서 2년 전에는 한 해 동안 교우들의 가정에서 무려 16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 ‘사건’도 벌어졌다. 이 같은 분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주일학교 영유아부서가 활기차게 살아나는 결실까지 맛보고 있다.

매주 목요일 김제시장에서 차와 음료를 나누며 복음을 전하는 장터전도에 상인들과 손님들의 반응이 유난히 좋은 데에도, 전도가 유난히 어렵다는 김제지역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데에도 이처럼 새순교회만이 지닌 분명한 이유와 저력이 작용하는 것이다.

홍석재 목사는 “성장보다는 성숙을 지향하는 목회를 항상 지론으로 삼고 있다”면서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인격적인 존재, 주변 사람들에게 미덥고 고마운 존재로 나타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가르치고 이끌어 갈 것”이라고 다짐한다.

교회가 이웃을 품을 때, 이웃들도 교회를 품는다.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세울 때, 교회 또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섬기는 일은 결국 스스로에게 복으로 다시 돌아온다. 새순교회는 그 선순환의 궤도를 순항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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