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 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변화가 상상을 초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 변화는 먼 동네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당장 내 옆과 앞에도 일어나고 있고 또 진행되고 있다. 교회 구성원 각자에게도 연령과 취향, 성향, 기타 여러 여건에 따라 너무 급격하다 싶을 만큼 변화는 우리 앞에 존재하고 있다. 귀 막고 눈 감기에는 이미 그것은 부인할 수 없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유일한 방법으로 우리 앞에 일어나고 있는 그 변화를 파악해 분석 대처 활용하여 발전을 위한 기재로 사용해야만 한다.

사회화 되지 않고 사회적으로 미발달된 영적 구도 집단인 교회에 급격하고 비판적인 사회화의 요구로 인해, 대처에 미숙한 교회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인 것은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물론 교회는 가장 고전적 가치를 지닌 영적 구도체로서 시대의 모든 변화를 발 빠르게 따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상황을 바라보고 파악하고 느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처하여 극복하고 오히려 시대를 능가하는 복음적 가치를 실현하고 새로운 수준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변화란 바람이며, 그 바람이 분 뒤에는 반드시 흔적과 결과가 있을 것이며, 그 바람을 활용한 자와 그 바람에 무너진 자가 분류될 것이다.

무엇보다 멀리 보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그리고 훈련되어야 하며, 작심되어야 한다. 눈앞의 상황만 바라보며 판단하고 일을 진행한다면 백전백패일 것이다. 눈앞의 상황은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열 번은 뒤집어질 것이다. 당연히 눈앞을 보고 결정했다면 모든 것이 망가진 뒤에 후회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저 멀리 가야 할 목적지를 바라보고, 그것이 그때에 이루어질 모습을 현재적 시점에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역사를 바라보지 못한다면 우리의 판단은 무용지물이 아니라 패망과 이미 결탁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

아무리 짧게 보아도 20년 이후를 바라보지 않고 이루는 현재가 어떻게 보존될 수 있다고 믿는가? 역사와 삶의 가치와 의미는 세월의 풍상을 거쳐서 의미화 되고 가치평가가 이루어진다. 현재를 스치는 바람이 아니라 시대를 넘어설 수 있는 고전이 될 수 있는가의 여부는 오직 시간의 경과를 통해서만 가능할 뿐이다. 그러기에 이를 악물고 속지 말자. 현재를 넘어선 역사의 시간을 바라보며 현재를 결정하여 걸어가며, 내 삶과 나의 주변의 삶들을 물 위에 던지고 흘려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의 경과 후에 건질 것이 없다.

그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통찰의 힘이다. 하나님의 역사는 언제나 시대를 관통한다. 그는 구속사적 의미와 현세적 실재의 능력을 동시에 발휘하고 계시다. 우리가 적어도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려는 시늉이라도 하려면, 우리는 멀리 보는 통찰의 심정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바라보며 인간의 계획과 행동을 진행해야 한다. 그 통찰은 결국 먼저 보는 것이며, 먼저 보는 것은 가장 확실한 승리의 요건을 체득하는 것이다.

넓은 의미건, 개인사건, 역사의 비극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 앞을 보지 못하였고, 일어날 일을 바라보지 않았던 통찰, 즉 미리보기를 포기하거나 게을리 함이 아니었는가. 선지자들은 시대를 미리 보고 먼저 봄으로 말미암아 당 시대와는 다른 말씀을 전했고, 그것으로 인해 핍박을 받았다. 그러나 결국 그가 전한 말씀은 시대의 나침반이 될 수밖에 없음을 시간은 입증하고 있다.

멀리 보아야 한다. 미리 보아야 한다. 각오하고 결심하고 작심하고 멀리 보아야 한다. 먼저 보고, 먼저 답을 알고 가는 자와 정답에 대해 확신이 없는 자는 가는 길이 현격히 다르다. 확신이 없으면 끝까지 갈 수 없다. 갈지자의 행보를 할 수밖에 없다. 제대로 가면서도 그것이 틀린 것 같아 번복하고, 또 다시 진흙탕 구덩이를 향해 가다 절벽으로 떨어질 뿐이다.

멀리 보았는가? 먼저 보았는가? 그렇다면 집중해야 한다. 좌고우면 하지 않고 멀리 본 방향과 목적지를 향해 온 힘을 집중해야 한다. 우리 삶은 이것저것 집적일 수 있을 정도로 시간과 힘이 많지 않다. 누구나 주어진 사명이 다르기에 그를 통해 이룰 하나님의 뜻에 집중해야 한다. 인내로 과정의 어려움과 순간을 넘어가야 한다.

가장 잘 하는 일은 끝까지 하는 일이며,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 확신되면 인상 쓰고 가는 수준을 넘어 기쁘고 감사하게 갈 것이다. 우리의 행복이 거룩에 이르는 길이 돼야 한다. 통찰과 집중, 인내로 시대를 헤쳐 나가며 바르게 살고 행복해지고 거룩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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