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협 ‘개신교인 인식조사’ … “자발적 불출석 증가, 신앙 열망 채울 프로그램 시급”

한국교회 안에 가나안 성도(예수님은 믿지만 교회는 나가지 않는 크리스천)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이성구 목사·이하 한목협)가 12월 28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신교인의 23.3%가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20년 전에 비해 무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한목협은 지앤컴리서치(대표:지용근)와 함께 작년 9월 22일~10월 20일 성인 남녀 7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사회 주요 이슈에 대한 목회자 및 개신교인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1998년과 2004년에 한국교회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이 조사를 진행했고, 한목협이 2012년과 2017년 조사를 이어가 최근 20년 간 개신교인의 신앙의식을 추적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1998년에 가나안교인이 11.7%였던 이후 2004년 11.6%, 2012년 10.5% 등 조금이나마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더니 2017년 23.3%로 크게 증가했다.<그래프 1> 그 이유로는 ‘얽매이기 싫어서’(44.1%), ‘목회자들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가 있어서’(14.4%), ‘교인들이 배타적이고 이기적이어서’(11.2%)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주일예배를 교회에서 드리지 않고 집에서 방송매체를 통해 드려도 괜찮다’는 응답이 2012년 14.4%에서 2017년 26.7%로 증가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가나안 성도가 앞으로도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전 조사에서는 교회 불출석의 이유가 ‘게을러서’ ‘직장문제’ 등 단순하거나 외부적인 요인이었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성도들이 의지적으로 교회에 나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제는 특별한 신앙인이 아니라 다수의 일반 신앙인을 대상으로 하는 목회로 바뀌어야 한다. 주일예배와 그 앞뒤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신앙적 열망은 채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개신교의 이미지는 언론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개신교인들의 행동에 의해 좌우되고 있었다. 비개신교인이 교회 활동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얻는 곳이 2012년에는 ‘TV, 신문 등 언론매체’(64%)였으나, 2017년에는 ‘가족, 친구나 이웃’(34.7%)이었다. 기독교 관련 이미지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역시 2012년에는 ‘매스컴 보도’(38.8%)였으나 2017년에는 ‘주변 교인들과 목회자, 교회 지도자의 언행’(62.7%)이었다.<그래프 2>

배종석 교수(고려대)는 “세상이 교회를 평가할 때는 복음의 진리 자체가 아니라 우리의 언행을 통해 해석된 복음을 보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세상과 소통할 때는 우리가 세상을 대하는 방식, 그리고 특정 사건을 해석하고 대응하는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며 “목회자와 성도가 자신이 믿는 신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세상은 기독교와 그 신을 함부로 말할 수 있다. 교회의 경계가 애매해지고 그 정체성이 불분명할 때 나타나는 위기의 징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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