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신문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기자수첩] 자기갱신의 은혜

2018년 새해, 종교인소득 과세가 시행됐다. 하지만 많은 목회자들이 종교인소득 과세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일부는 “종북좌파가 주도한 개신교 말살 정책”이라고 성토한다. 종교인소득 과세가 2015년 박근혜 정부와 당시 보수 여당인 새누리당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 발언은 옳지 않다.

종교인소득 과세에 대한 논의는 1968년부터 시작했다. 이후 여러 차례 종교인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시행하지 않았다. 왜 지금 종교인소득 과세는 시행하게 됐을까? 국민의 80%가 ‘더 이상 연기하지 말고 당장 시행하라’고 했을까?

지금 종교인소득 과세를 시행하게 된 원인을 ‘종북좌파’ 같은 외부에서 찾으면, 답이 없다. 오히려 신뢰를 상실한 종교단체가 자초했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국민들은 교회를 비롯한 종교단체가 성스러운 곳이 아니라고, 목회자를 비롯한 종교인이 세속적인 우리와 다를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매일 뉴스에서 교회 재산을 둘러싼 분쟁, 총회장과 기관장의 금권선거, 목사의 성문제 등을 접한 국민들이 “무늬만 종교인인 너희도 이제 세금 내라”고 한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우리는 50년 반세기의 시대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달라진 국민들의 의식을 간파하지 못하고, 여전히 남 탓만 하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500주년 종교개혁기념일을 즈음해, ‘한국교회는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임계점을 지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종교인소득 과세를 취재하면서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게 주신 자기갱신의 은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에서 들었던 “본질로 돌아가자”는 아름답고 막연한 외침의 저 멀리. 목회자 납세 세미나에서 들었던 “중요한 것은 세금이 아니라 허술한 교회재정을 바로세우는 것”이란 냉정한 반성과 다짐이 교회개혁에 더 가깝다고 느꼈다.

종교인소득 과세 소득세법 시행령은 앞으로도 언제든지 다시 개정할 수 있다. 국민의 80%가 “종교단체도 세무조사 하라”고, “일반 기업처럼 교회도 회계결산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그때 한국교회가 당당히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사회에서 소외당한 이들을 위해서 재정을 이렇게 사용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때 교회는 신뢰를 회복하고, 자기갱신을 이뤘다고 인정받을 것이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저작권자 © 기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민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