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교회, 변화와 개혁 과제 남겨

 교단  2017년이 역사의 뒤안길로 가고 있다. 2017년은 ‘본질로 돌아가자(Ad Fontes)’는 구호 아래 비성경·비본질에 저항하며 진리를 회복한 500년 전의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해였던 만큼, 종교개혁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다짐과 노력들로 채워졌다.

교단 차원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를 다채롭게 진행했다. 특히 종교개혁이 갖는 오늘의 의미를 찾고 실천적 개혁신앙으로 진정한 부흥이 일어나기를 소망했다. 개혁신학과 신앙을 구체화하고 실천력 있는 개혁사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종교개혁가들의 정신을 대표하는 저항정신도 교단적으로 표출한 한 해였다. 몇 해 동안 특정인·특정세력에게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되었고, 총회 시스템이 비선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혼란을 겪었었다. 이러한 비정상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고, 진통은 컸지만 마침내 영구총대 제명과 권력분산이라는 결단으로 정상적인 운영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성과라는 분석이다.

총신대 사태는 작년보다 더 혼란에 빠진 형국이다. 화합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려던 제102회 총회 총대들의 기대감과 달리, 총신재단이사회는 총회 직전 탈교단 성격이 짙은 정관 개정을 강행했다.

급기야 12월 15일에는 김영우 총장을 4년 임기의 총장으로 재선출하면서 학교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결국 총신 문제는 또 다시 해를 넘겨 교단에 큰 짐으로 남게 됐다.

올해 총회 선거제도가 바뀐 것도 눈길을 끌었다. 금권선거로 교회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제비뽑기 선제제도를 도입한 지 17년 만에 총회임원 선거를 완전직선제로 복귀시켰다. 과열방지와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총회임원 후보 추천을 종전 3~4월에서 7월로 변경하기도 했다. 직접선거로 바뀐 이상 금권타락선거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높은 도덕성과 성숙한 선거문화 정착이 요청된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가 저물고 있다. ‘종교개혁’을 수없이 외쳤지만 여전한 교회의 침체와 교단의 난맥상,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을 보며 종교개혁은 ‘기념’하는 것이 아니며, 개혁의 항상성을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정체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교계  올해 한국사회와 교회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 있었다.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정부의 출범,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실험, 동성애의 확산과 동성결혼 허용 요구, 종교인소득 과세 결정 그리고 인간의 삶과 문화 전체를 바꾸고 있는 4차 산업의 영향까지. 이런 격변 속에서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았다.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오직 성경’의 본질을 외치며, 건강한 교회 성숙한 목회로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길 열망했다.

소망과 달리 목회자의 추문과 교회의 분쟁은 이어졌고, 태극기 집회와 종교인소득 과세 문제로 기득권층 이미지를 고착시켰다. 교회의 연합을 위한 노력은 또 하나의 연합기관 출범으로 귀결하며 대업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명성교회가 부자세습을 강행해 한국교회를 바닥으로 추락시켰다.

2017년은 “한국교회가 스스로 개혁을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했다. 한국을 대표한다는 대형교회와 인간이 기획한 행사들은 교회의 갱신과 회복에 기여하지 못했다. 그리고 먼저 이것을 깨달은 목회자들이 ‘오직 복음’으로 교회 공동체를 일궈가기 위해 목회 갱신운동을 펼치고 있다. 선교적교회 가정교회 작은교회운동 교회분립운동 등 소수의 목회자들이 추구했던 새로운 교회를, 다수가 동의하며 실현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또 환경 생명 교육 등 치유와 개혁이 필요한 곳에 함께 마음을 모았다.

올해도 한국교회는 성취보다 연이은 도전과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한국사회와 교회의 문제를 자신의 아픔으로 여기며,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갱신을 이뤄가는 목회자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었다. 2018년에는 이 작은 갱신의 불씨를 더욱 크게 살리는 동역자들이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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