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총장' 초유의 사태 ... 총회임원회 강력 조치 예고

총신재단이사회가 김영우 목사를 총신대학교 총장으로 재선출해 총신대는 물론 교단 내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총신재단이사회(이사장:박재선 목사)는 12월 15일 오전 10시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어, 현 총장인 김영우 목사를 제7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김승동 목사를 제외한 14명의 재단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한 이사회는 먼저 총장 임기 관련 안건을 다뤘다. 김영우 총장은 전 총회장 백남선 목사와의 공증에 따라 임기 만료를 인정하고 사표를 제출했고, 이사회가 곧바로 사표를 수리했다.

이어 총장 선출 안건이 상정되면서 격론이 벌어졌다. 다수의 이사들이 총장 선출을 진행하자고 주장한 가운데, 일부 이사들은 “총회 정서를 고려해서 이 자리에서 총장을 선출하지 말고, 총회와 대화를 한 후 더 좋은 분위기에서 총장을 선출하자”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총장 선출 여부를 두고 거수투표까지 진행한 끝에, 찬성 우세로 총장 선출에 돌입했다.

총신재단이사회는 곽효근 이사가 추천한 현 총장 김영우 목사를 단독후보로 결정했다. 이어 무기명투표 결과, 찬성 11표 반대 3표로 김영우 총장을 4년 임기의 제7대 총장으로 다시 선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재단이사회에 앞서 교단 일각에서는 총신재단이사회가 김영우 총장을 재선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이로서 총신대학교는 총신운영이사회가 선출한 김형국 총장과 총신재단이사회가 선출한 김영우 총장, 두 명의 총장이 양립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총신재단이사회측에서는 김영우 총장 재선출이라는 강수를 둔 이유가 총회의 사퇴 압박과 김형국 총장 선출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우 총장을 지지했다는 한 재단이사는 “총회와 총신운영이사회가 현 총신재단이사회를 인정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총신 문제를 풀 생각이 없는 것 같아 실망했다”면서, “총회가 계속해서 김영우 총장에게 사퇴 압박을 가해오고, 총신운영이사회가 김형국 목사를 총장으로 선출한 것이 김영우 총장 재선출의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반면 총회측에서는 어떤 조치나 대화를 했더라도 김영우 총장을 계속 총장으로 인정하지 않는한 총신재단이사들은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총장 선거에서 반대표를 던진 모 재단이사는 비통한 심정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는 “비통하고 괴롭다. 교단 소속 교회와 목사님 장로님, 그리고 총신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재단이사 사퇴 의사를 밝혔다.

총회임원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명백한 총회결의 위반이자, 기만이다”고 비판하면서 김영우 총장을 재선출한 총신 재단이사들에게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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