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오스 기니스의 저항(오스 기니스 지음, 토기장이)

저자 오스 기니스는 독자들에게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왜냐하면 기독교인들이 ‘신앙의 변절을 요구하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1930년대 독일의 기독교인들이 국가사회주의의 매혹과 강압에 속절없이 굴복했듯이, 오늘날 수많은 그리스도인들도 이 시대의 도전 앞에 맥없이 굴복하고 있다.

이 도전은 기독교인들에게 황제를 신으로 모시고 향불을 올리도록 했던 로마인들의 요구 못지않게 집요하고 단호하다. 교회를 향한 이러한 도전은 아주 교묘하며 그 규모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크다.

오늘날 수많은 명목상의 기독교인들이 무종교인이 되어가고 있다. 저자의 진단에 따르면, 유대교와 기독교 신앙이 붕괴됨으로써 전 세계의 지배력을 두고 싸우는 강력한 대체 세력들, 즉 진보세속주의와 급진이슬람이 전 세계적으로 득세할 길이 열렸다.

지금의 도전은 주후 첫 3세기 동안 초대교회와 로마 사이에 벌어진 숙명적 충돌과, 16세기에 오스만 이슬람의 술탄들이 기독교세계에 가한 위협에 비길 만하다. “발전된 현대성의 도전은 단순히 사상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 서구 그리스도인들은 분명히 여러 사상적 조류의 결탁으로 인한 강력한 반대에 직면해 있고, 이 사상적 조류들은 거대한 홍수처럼 기독교 신앙을 삼키려고 엄청난 위협을 가하고 있다”(23쪽).

이 책의 일차적 대상은 가장 심각한 위기에 처한 서구의 그리스도인들이다. 하지만 동시에 전 세계 모든 기독교인들 역시 서구와 서구교회가 봉착한 위기의 중대성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도 언젠가 이들 서구교회와 동일한 도전과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스 기니스에 따르면 제3세계 기독교인들에게는 신실한 믿음과 용기, 담대함과 초자연적 체험이 있다. 이러한 영적 자원은 오늘날 서구교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신앙의 변절에 당당히 맞서는 기독교인으로 살고자하면 그는 ‘유일한 청중’ 앞에서 살아야 한다.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로서 한 명의 청중, 유일한 청중, 바로 하나님 앞에서 살도록 부름을 받았다. 아브라함 이후로 믿음의 삶은 언제나 한 목소리에 모든 걸 거는 것이었다. 우리에게는 한 목소리만이 중요하다. 국민의 소리도 아니고 시대의 음성도 아닌 하나님의 음성만이 중요하다.” 최종적으로 중요한 칭찬의 말도 한마디뿐이다.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저자는 이 책에서 이렇게 묻는다. “우리는 우리 앞에 있는 허다한 구름 같은 증인들과 순교자들의 빛 안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발전된 현대 세계의 안락한 분위기에 젖어 이무 생각 없이 살고 있는가?” “오늘날처럼 기독교의 성경 해석이 이렇게 자의적이고 설교가 이렇게 타협적이며, 신앙인의 행실이 이렇게 방탕한 때가 있었는가? 오늘날처럼 아무 고민 없이 세상과 타협하고 쉽게 신앙을 저버리면서도 그 수치를 모르니 이렇게 천박한 적이 또 있었는가?” 사실 오늘날은 신앙의 박해보다 현대성의 유혹이 더 위협적이다.

저자에 의하면, 믿음과 신실함이 없는 교회는 절대 교회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믿음과 신실함은 절대 굽혀지지 않는 견고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 주변이 어떤 길을 걸어가든 상관없이 우리는 끝까지 믿음을 지키며 삶에서 하나님의 자리를 고수해야 한다. 하나님의 임재를 누리며 예수의 길로 걸어가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이다. 제자로서 사는 길이 외롭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믿음을 지키며 세상과 구별된 자로서 세상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더 읽어볼 책

르네상스(오스 기니스 지음, 복있는사람)

인생:삶의 참된 의미를 찾아서(오스 기니스 지음, 복있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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