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정현식 선교사, 신학교 사역 진력

“선교의 열매이자 성령의 역사인 것 같아요. 선교사로 30년을 사니까 열매들이 맺히네요.”

정현식 선교사(GMS)는 아르헨티나에 발을 내디딘 지 올해로 꼭 30년째다. 대다수 선교사들이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머물러 있을 때 그는 과감히 다른 길을 선택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동북쪽으로 1100킬로미터나 떨어진 차코(Chaco) 주의 수도 레시스텐시아를 사역지로 삼았다. 이유는 차코 주에 토착 인디오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 년 내내 후덥지근한 날씨에 수도시설마저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그는 인디오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하고, 생활개선 사역을 벌였다.

▲ 정현식 선교사(앞줄 오른쪽 첫번째)가 12월 7일 IBIA 졸업생들과 자리를 함께

그러다 현지인 지도자 양성을 위해 1997년 ‘아르헨티나 초교파 성경신학교’(IBIA)를 설립했다. 청년들을 키워서 그들로 지역을 지키고 교회를 세우게 하자는 생각이었다. 기도하며 신학교를 운영하는 가운데 많은 열매들이 있었는데, 올해 졸업한 세바스티안 루고네스(Sebastian Lugones)란 학생은 그중 특별했다.

“신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목사 추천서를 받아와야 하는데, 현직 경찰이었던 루고네스는 추천서를 못 가져왔어요.”

루고네스가 출석하던 교회의 담임목사는 한국인 선교사가 세운 신학교에 가는 것을 반대했고, 루고네스가 뜻을 굽히지 않자 그를 출교까지 시켰다. 루고네스의 열정을 확인한 정 선교사는 그의 입학을 허락했고, 루고네스는 신학교 교실 한 칸에서 생활을 하며 마침내 지난 12월 7일 4년 신학사 과정을 마치고 목사 안수를 받았다.

놀라운 일은 루고네스가 경찰학교 내에서 학생들에게 전도를 하고 성경을 가르치고 교회를 세운 것이다. 전체 900명 학생 중에서 루고네스는 400명 가량에게 전도를 하고 성경을 가르쳤다.
“아르헨티나는 가톨릭 국가로 가톨릭 신부들만 관공서에 들어가 미사를 드릴 수 있는데, 신학교를 졸업한 현직 경찰 목사가 경찰학교 안에서 교회를 세운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어요.”

정 선교사는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직접 한 영혼을 건지는 것도 귀하지만, 현지인 한 사람을 훈련시켜 예수님의 제자로 만드는 것이 더욱 귀하다는 것을 경험한다”며 남은 선교사 기간 동안 제자 낳는 사역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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