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진 목사(포항 큰숲교회)

▲ 장성진 목사(포항 큰숲교회)

‘한반도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는 말이 실감난다. 지난 11월 15일 포항시 북구에서 진도 5.4의 강진이 발생했다. 작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보다 강도는 낮았지만 피해는 훨씬 더 컸다. 12월 6일 통계로 이재민은 1797명, 부상자는 92명이 발생했고, 총 2만7017곳의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액은 551억원으로 경주지진 피해액인 110억원의 5배가 넘었다. 포항시 자체의 비공식 집계로는 피해액이 1000억이 넘는다는 말도 들린다. 주민들이 느끼는 심리적 체감 피해는 수치로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교회 역시 약 20개 이상 큰 피해를 입어 예배를 제대로 드릴 수 없었고, 부상당한 본 교단 목사님은 아직도 치료 중이다.

대피한 주민을 위한 구호나 회복을 위한 자원봉사도 한창 진행 중이다. 많게는 15여 곳을 운영하던 집단대피소는 현재 4개소로 줄었고, 이번 주말부터 2개소로 축소 운영했다. 기쁨의교회 등 2곳의 교회가 교회 시설을 대피장소로 제공했고,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등 교회나 기독단체가 자원봉사하며 구호에 앞장을 섰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지진 발생 이후 가장 먼저 흥해실내체육관에 도착하여 차가운 체육관 바닥의 냉기를 막아줄 매트와 간식을 제공해 이재민의 마음을 보듬어 주었다. 지금도 포항지역의 큰숲교회와 오천제일교회, 지구촌교회가 중심이 되어 여러 교회와 함께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데, 20여 곳의 봉사단체 중 주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기 있는 부스이다.

사상 최대의 인적 물적 피해를 입은 포항지진 현장을 돕고 있는 한국교회를 볼 때 실망을 금치 못한다. 한국교회는 재난의 이해정도, 대피자 보호, 회복 프로그램 진행 등에서 초보수준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먼저는 포항 지진 피해자를 대하는 한국교회의 대응수준이 미흡하다. 관심도 부족하다. 교회시설을 대피소로 제공한 교회나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이 활동하고 있는 흥해실내체육관을 제외한 다른 대피소에서는 기독교 자원봉사 단체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교회나 기독교단체의 후원물품과 후원금을 전달하고 분배하는 것도 심각한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반 언론에 보도된 특정 교회 대피소에 자원봉사자나 후원이 집중되고 있는 반면 타 대피소 구호부스에는 후원 문의조차 거의 없는 현실이다.

한국교회는 이런 난제를 적절히 제어하여 효과적으로 구호해야 한다. 교단이나 연합기관이 주도하는 상시 구호 체계가 필요하다. 교단이나 기독교 언론은 이미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도 어렵다면 교단이나 신학교, 개교회와 단체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자원봉사나 후원물품, 후원금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분배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하겠다.

다음으로 지진 트라우마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회복시키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대피소 현장에는 정신과 의사, 심리상담 단체들이 상주하며 진료와 상담을 하고 있고, 타 종교와 이단들도 상담소를 적극 운영하며 포교하고 있다. 신학교 상담학과나 기독교 상담기관과 연계하면 지진 트라우마로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재민에게 심리적 안정은 물론 영적인 안정과 회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유익한 덤이다.

여기에 더한다면 지진으로 인한 관광객의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포항의 경제를 살리는 프로그램에 지교회가 참여하여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독교단체의 봉사활동을 철저히 외면하는 일반 언론에 대해서도 교단적 차원에서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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