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전하고, 복음을 전하자.’

전주화산교회(박종남 목사)가 11월 18일과 19일 개최한 화산어울림축제의 표어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째를 맞은 이 축제의 성격은 전도행사이다.

보통 전도행사라 하면 태신자를 작정하고 교회로 인도하는데 초점을 맞추지만, 어울림축제의 성격은 조금 다르다. 나누고 섬기고 돌보는 모습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 축제를 맞는 전주화산교회 성도들의 기본자세이다.

축제가 개막하기 훨씬 전부터 이런 분위기가 미리 만들어진다. 교우들이 각자 소유하고 있던 옷가지와 생활물품들을 기증해 진열해두고, 이웃들이 필요한 물건들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자유롭게 개방하면서 동네와 교회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다. 올해에도 800점의 물건들이 교회당에 전시돼 새로운 주인의 손길을 기다렸다.

축제 한 주 전 교회 주변에 거주하는 60대 이상 주민 7명을 동사무소 추천으로 선정하여, 대전으로 1박 2일간의 온천욕을 다녀오도록 ‘이웃 섬김 무료여행’을 실시한 것은 본격적인 신호탄이었다.

행사 당일 여전도회원들은 부침개 800여장을 만들어 주변 아파트 경비실 등에 일일이 배달했고, 발마사지 봉사팀은 인근 요양원을 찾아가 노인들을 섬겼다. SBS <생활의 달인> 출연자로 유명한 유동주 집사는 이날 하루 점포 문을 닫고, 교회를 찾아온 손님들에게 쉴 새 없이 공짜 음식을 만들어 대접했다.

어울림축제는 다른 교회들과의 협력 및 화합을 도모하는 장이기도 하다. 남원의 한 교회에서 재배한 배추를 1600포기나 사들여 김장을 준비하는 이웃들에게 거저 나누어주는가 하면, 순창의 한 교회로부터는 혼합미와 꿀을 구입해 행사장에서 저가로 판매했다. 남전주노회 목회자들을 초청해 족구와 배구를 함께 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18일 저녁 마련된 집회는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였다. 특히 올해에는 성도들의 가족 중 믿지 않는 이들을 전도대상자로 정해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

여러 차례 권유에 못 이겨 어색한 표정으로 교회당에 찾아온 가족들 앞에서 악기연주, 중창, 율동 등 화려한 공연들이 이어졌다. 담임목사를 비롯한 교역자들도 틈틈이 준비해 온 워십댄스를 깜짝 선보이며 청중들의 열렬한 갈채를 자아냈다.

하지만 가장 깊은 감동을 자아낸 순서는 교우들이 각자의 절절한 사연을 써내려간 편지들 낭독시간이었다. 손자가 할머니에게, 시무장로가 담임목사에게 보내는 편지들은 뭉클했고, 지난해 축제에서 전도를 받고 등록해 세례를 받은 신입교인에게 처음 복음을 전한 주인공이 축복하며 읽어주는 편지는 말할 수 없이 따뜻했다. 진짜 ‘가족’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이번 축제는 행사에 초청된 가족들과 태신자들이 온 교우와 함께 추수감사절 예배와 환영식을 함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기타연주자 장세경 집사의 연주, 찬양대 지휘자 겸 성악가인 박영근 박현자 집사 부부의 듀엣 공연이 분위기를 훈훈하게 달구었고, 각 전도회별로 준비한 음식들은 모두에게 풍성한 식탁을 마련해주었다.

박종남 목사는 “분주한 축제일정 속에서도 힘겨워하지 않고 기쁨으로 섬겨준 교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이웃들의 필요를 채우고, 나눔을 실천하면서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영 기자 jyjung@kidok.com

사진설명>>전주화산교회 전도행사인 어울림축제에서 중창 순서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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