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의 예수, 예수(팀 켈러 지음, 두란노)

성탄절은 기독교문화권에서 가장 큰 절기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신자와 비신자 양쪽에서 동시에 그날을 지키다 보니 양쪽 다 꽤 불편한 부분이 생겨났다고 저자는 말한다.

미국의 경우도 12월이 되면 으레 흘러나오던 상점의 배경 음악들이 찬송가에서 어느새 크리스마스 팝으로 바뀌었다. 이것이 못마땅한 어느 열렬한 신자는 “크리스마스는 이상한 세속 명절이다”라고 불평하기도 했다.

어쨌든 성탄절은 반짝거리는 불빛으로 가득 찬 마음 따뜻한 축제이고, 가족끼리 모이는 때이며, 가까운 이들과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에게 후히 베푸는 기간이다. 하지만 성탄절에서 상업성을 배제하기란 이제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앞으로도 세상은 성탄절을 계속 세속 절기로 즐길 것이다. 저자는 대다수 사람들 사이에서 이 절기의 참 의미가 점점 더 퇴색하리라는 점에 대해 우려하면서, 성탄절에 사라진 ‘예수’의 의미를 세세하게 다룬다.

예수님은 모든 영광을 버리고 인간으로 오셨다. 예수께서 빛으로 오신 것은 우리가 영적으로 너무 눈멀어 있어 스스로는 길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분이 인간이 되어 죽으신 것은 우리가 도덕적으로 너무 타락해 다른 식으로는 용서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에 의하면, 성탄절을 바로 알면 기독교의 근간인 복음을 바로 알 수 있다. 이 책의 4장까지는 마태복음을 중심으로 하나님이 크리스마스에 우리에게 주신 선물들을 알아보고, 5장부터는 누가복음을 중심으로 우리가 그 선물들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고 있다.

기독교의 메시지는 “문제가 아주 심각해서 우리 스스로는 치유나 구원을 이룰 수 없다. 세상은 심히 어둡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성경은 구원의 빛이 바깥에서 왔다고 선언한다. 이 세상 바깥에 빛이 있으며, 예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그 빛을 가져오셨다. 아니, 좀 더 확실히 말하면 그분이 바로 빛이시다. 그저 “예수 탄생을 축하한다”는 흔한 성탄절 인사로는 이 놀라운 탄생의 의미를 다 담아내지 못한다. 놀라서 말을 잃고 바라보며, 경이와 사랑과 찬송에 젖는 것이 마땅하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크리스마스가 주는 약속을 이해하려면 우선 인정해야 할 것이 있다. 당신의 삶에 과분한 은혜로 비치는 이 빛이 없이는 스스로를 구원하기는커녕 당신 자신을 제대로 알 수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근본 진리이며,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크리스마스의 감추어진 의미를 배워 나갈 수 있다.”

성탄절은 궁극의 왕이 세상에 오셨다는 뜻이다. 그런데 성경에 보면 예수께서 왕으로 오시는 횟수는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다. 두 번째는 권능으로 오셔서 모든 악과 고난과 죽음을 종식시키실 것이다. 그러나 첫 번째인 크리스마스 때에는 그분이 강자가 아니라 연약한 모습으로 오셨고, 심지어 마구간에서 태어나셨다. “예수님은 세상이 예상하던 왕처럼 행동하지 않으셨다. 그분은 학문적 자격증도 없었고 사회적 지위도 없었다. 요셉이 가족을 데리고 돌아와 정착한 곳은 왕권의 중심지와는 먼 나사렛이었다.”(117쪽)

저자에 의하면 성탄절은 인종과 혈통과 부와 지위가 결국 중요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또한 성탄절이란 하나님의 은혜와 성육신을 통해 그분과 화평해질 수 있고, 일단 그분과의 화평이 이루어지면 다른 누구와도 화평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더 읽어볼 책

크리스마스 메모리(코리 텐 붐 지음, 서로사랑)

크리스마스 메시지(찰스 스펄전 지음, C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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