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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세 사각지대 위험성을 걱정해야 할 때다이석규 세무사(삼도세무법인 대표, 한국교회법학회 이사)
▲ 이석규 세무사(삼도세무법인 대표.한국교회법학회 이사)

종교인 소득 과세를 포함한 소득세법 시행령이 2018년 시행된다. 처음 시행하는 종교인 소득 과세가 마찰 없이 잘 정착하기를 바란다.

새로운 과세 제도가 정착하는 데 가장 걸림돌은 사각지대가 생기는 것이다. 과세 사각지대를 없애거나 줄이기 위해 어떤 방법이나 절차를 사용할 것인가는 오롯이 과세 당국의 몫이다. 그리고 그 절차나 방법의 선택은 사회적 혼란과 비용을 최소화시켜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종교인 소득 과세와 관련하여 사각지대를 없애거나 줄이는 지름길은 원천징수의무자인 종교단체와 납세의무자인 종교인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디에 어떤 종교단체(교회, 성당, 사찰 등)가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그 종교단체에 소속된 종교인을 파악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과세 당국과 종교인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종교단체 및 종교인을 파악하는 것이 오히려 종교탄압으로 비칠 여지도 있다”는 발언이 나왔고, 국정감사에서 “종교단체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한 적도 있다. 지난 9월에 각 종단으로 소속 종교단체와 종교인 파악에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한차례 보낸 이후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없는 것으로 보아서, 과세당국은 종교단체의 파악에 소극적인 것으로 읽혀진다.

그러면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종교단체 및 종교인은 과연 얼마나 될까. 국정감사에서 가끔 인용되는 자료들을 보면 통계청에서의 자료도 있지만, 보다 체계적인 자료는 문체부에서 발간한 통계자료(2012년 발행, 한국의 종교현황)이다. 그 자료에 의하면 교당수가 10만9663곳이며 교직자수는 23만2811명으로 발표하고 있다. 또 다른 자료로 국세청에 고유번호를 신청한 종교단체의 자료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숫자가 얼마인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으므로 알 수가 없다.

여기서 문체부의 통계자료를 좀 더 꼼꼼히 살펴보자. 그 자료에 의하면 종단(교단)은 566개가 있다. 통계조사에 협조하여 소속 종교단체와 종교인 파악이 가능하였던 종단이 280개이고,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서 파악이 불가능하였던 종단이 286개로 나와 있다.

이를 뒤집어 보면, 이 통계는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286개 종단에 소속된 교당수 및 교직자수가 빠졌다는 것이다. 또한 이 조사는 종단을 중심으로 파악한 것이기 때문에 종단에 소속되지 않은 종교단체는 조사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종교단체 및 종교인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행되는 종교인 소득 과세는 어떤 사유이던 간에 무신고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 무신고자가 누구인지 과세 당국이 알지 못하므로 과세의 사각지대는 커질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사각지대를 없애거나 줄이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과세 사각지대는 심각한 문제이다. 사각지대가 오래 지속될수록 납세 순응자만 손해를 보는 모양이 되고, 납세 불응자에게는 세금 안내고 버티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나아가 국민들은 과세 정책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면서 정부를 불신하게 되는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과세 당국은 사후관리가 충분할 만큼 종교단체 및 종교인의 숫자를 파악하는 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사각지대로 인하여 생기는 부작용을 호미는 고사하고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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