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콜로키움, ‘예배의 본질로, 교회의 갱신으로’ 주제로 열려

안덕원 교수 “교회마다 상황 맞게 아름다운 예전 준비, 교인들과 소통하고 배려하라”
나형석 교수 “세례와 설교, 성찬은 독립적이면서 회중을 초대하는 관계로 구성해야”


교회 갱신을 위한 예배 콜로키움이 11월 30일 서울 성수동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에서 열렸다. ‘예배의 본질로, 교회의 갱신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콜로키움에서는 오늘날 가장 바람직한 예배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 전통과 한국의 정서, 다음세대까지 아우르기 위해 예배 안에 무엇을 담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의 논의들이 진행됐다.

먼저 안덕원 교수(횃불트리니티 실천신학)가 ‘이 시대를 위한 (주일)예배 시안’이라는 제목으로 예배의 본질적인 요소와 전통을 살리면서 현세대의 문화와 요구를 담은 예배 시안에 대한 사례를 소개했다.

▲ 교회 갱신을 위한 예배 콜로키움 참석자들이 성찬과 세례, 설교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안 교수는 성서, 전통, 구원사의 구현 여부, 예배공동체의 신학적 정체성과 공동체 구성원의 합의 등을 예배의 본질적 요소들의 내용과 원칙으로 삼고, “그 변화의 속성을 개혁교회 혹은 개신교회의 정체성으로 이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즉 전통을 소중히 여기되, 과거의 답습이 아닌 끊임없는 성찰과 시도 자체에 담긴 성령의 역사와 문화와 상황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필수 불가결의 요소로 제시했다.

안 교수는 이러한 예배를 ‘블랜디드 워십(Blended Worship)’이라고 명명하며, “역사적, 전통적, 현대적, 그리고 세계적인 예배 표현들을 융합하고 지역적, 세대적 한계를 뛰어넘어 성도들에게 연합된 참여의 기회를 부여하고 격려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목적을 가지고 다양한 찬양의 모자이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랜디드 워십은 단순히 옛날에 있었던 ‘순서’와 오늘 발견되는 ‘순서’를 그릇에 담아 뒤섞은 것이 아니라, ‘본질적 요소’에 담긴 신앙의 고백을 공유하되 그 형식에 있어서 개방성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각자 선호하는 방식이나 요소보다 하나님과 공동체를 배려하는 개방성이야말로 블랜디드 워십이 갖추어야 할 신학적 미덕인 것이다.

안 교수는 주일예배 시안의 사례로 서울 소망교회와 분당 만나교회, 청파감리교회 등을 소개하며, 예배의 사중구조(하나님 앞으로 나옴-말씀-감사-파송) 형식에 하나님의 구원 이야기를 예배에 담는 다양한 예배 시안을 제시했다. 안 교수는 “교회마다 상황에 맞게 아름다운 예전을 준비하며 교인들과 소통하고 배려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형석 교수(협성대 예배학)는 ‘설교와 성례전의 균형과 예배의 역동성’이라는 주제로 주일예배를 구성하는 설교와 성례(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해야 상호관계를 통해 역동적으로 회중의 삶을 빚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나 교수는 “주일예배가 설교와 성례로 구성되는 전통이 있는데, 일 년에 몇 회 세례와 성찬이 예배 순서에 등장하지만, 어쩌다 피할 수 없어 겸상하게 된 낯선 손님들처럼 말없이 제 속만 채우고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존 웨슬리의 주일예배문을 중심으로 말씀과 세례와 성찬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분석했다.

나 교수는 “주기도문을 통한 세례자들의 간구(거룩, 용서, 양식)에 비추어 볼 때 세례는 자기 안에서 시작된 거룩이라는 삶의 완성을 위해 거룩이 무엇인지 선포하고 거룩의 힘을 나누어줄 성찬을 가리키고 그곳으로 초대할 설교를 필요로 한다”며 “또한 세례의 유익에 감사하고 거룩한 삶을 위한 죄 용서와 영적 양식을 제공받을 성찬을 필요로 하기에, 세례는 설교와 성찬을 요구하며 그곳으로 회중을 초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관점에서 설교는 ‘세례적 삶의 완성과 성찬에로의 초대’가, 성찬은 ‘세례적 삶에 대한 응답으로의 초대’가 되며 서로 역동적인 상호관계를 맺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나 교수는 실천적 제안으로 “공간과 상징물, 예배 순서에 따른 집례자의 위치, 동선, 제스처, 그리고 시선 같은 언어를 사용하여 세례, 설교, 성찬이 독립적이면서도 서로를 가리키고 요청하며 서로를 향해 회중을 초대하는 요소 간 관계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다 효과적인 구현을 위해 나 교수는 “세례와 성찬에 대한 교육을 통해 회중이 이해를 가지고 모임에 참석하면 주일모임의 구조가 더욱 역동적일 수 있다”며 교육의 필요성 또한 강조했다.

“주일 모임에서 회중이 설교를 통해 거룩한 사랑(율법)의 세례적 삶에 대해 듣고, 그런 삶을 위해 식탁으로 초대받아 일용할 양식(그리스도)을 먹은 후 더욱 간절한 간구(주기도문)를 선물로 받게 될 세상에서의 세례적 삶에로 파송 혹은 초대받게 된다면, 주일모임의 말씀과 성찬과 세례는 보다 역동적 구조가 될 수 있다.”

발표에 이어 진행된 논찬과 토론 시간에는 주일예배 시안, 성찬의 횟수와 성찬과 설교의 비중, 성찬을 진행하는 공간의 배치와 마이크 사용 등 구체적이면서도 실제적인 문제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진행됐다.

한편, 교회 갱신을 위한 예배 콜로키움은 총 4차로 진행된다. 2차는 12월 28일 오전 10시, 3차는 1월 25일 오전 10시, 4차는 2월 22일 오전 10시에 성결성락교회에서 열린다. 2차는 박종환 교수(신천신대 예배학)가 ‘현장 교회의 갱신을 위한 예배 신학’을, 이상일 교수(장신대 교회음악학)가 ‘예배에서 음악의 올바른 사용’을 강연한다. 3차에서는 정시춘 소장(정주건축연구소)가 ‘예배 신학과 건축학의 만남’을, 이정구 총장(성공회대)가 ‘이상적인 예배 공간’을 발제한다. 4차는 김기석 목사(청파교회), 김일현 목사(국수교회), 오주영 목사(엘림교회) 등 현장 목회자들이 참여해 예배 디자인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지형은 목사는 “복음은 변하지 않지만, 이를 담아내는 그릇인 예배는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갱신되어 왔다”며 “이번 콜로키움을 통해 이 시대에 다음세대까지 아우르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예배의 모습이 무엇인지 단순히 예배학자들의 학문적 논의에서 멈추지 않고, 구체적인 예배 현장에 이 논의를 구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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