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교회음악과 동문 중심, ‘연속성’ 확보한 지원 프로젝트에 뜨거운 반응

교회에서 음악만큼 비중 있는 것도 없다. 교회들은 찬양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작은 오케스트라를 꿈꾸기도 한다. 바이올린이나 플루트 한 대만 더해져도 음악이 한결 풍성해지고 감동을 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람은 있지만 막상 오케스트라를 만들자고 하면 많은 교회들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젓는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마음만 먹으면 교회 오케스트라를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있다. 클래식음악 전문기업인 와이즈뮤직(대표:강하늘) 사람들이다.

와이즈뮤직 구성원들은 강하늘 대표를 비롯해 모두 총신대 교회음악과 출신들이다. 한 마디로 교회를 아는 교회음악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모두 교회에서 10년 이상씩 찬양대 지휘를 했는데, 자연스레 교회음악의 문제점을 알게 되고 나아가야 할 방향도 깨닫게 됐다. 그중 하나로 교회 오케스트라의 효과와 필요성을 절감했다. 강하늘 대표는 “지휘자로 간 교회마다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는데, 오케스트라가 생기니까 예배 분위기도 달라지고 찬양대원들의 충성도도 높아져 이탈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오케스트라의 효과를 설명했다.

오케스트라 운영에 있어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연속성’을 확보하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전공자들이 수두룩한 일부 대형교회를 제외하고 웬만한 중소형교회들은 아무리 고가의 악기를 사주고, 악기마다 강사를 세워 레슨을 받게 한다고 오케스트라가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진원 실장은 “오케스트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악기별 레슨과 함께 수준에 맞는 악보가 지원돼야 하고, 악기마다 편곡도 필요하다”며 “많은 교회들이 이 부분이 안 돼서 오케스트라를 만들고도 1년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회 오케스트라 운영의 필요성과 이에 대비되는 현실적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와이즈뮤직은 올해 초부터 ‘교회 오케스트라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질 좋은 국산브랜드 악기를 무상으로 증정하고, 악기 레슨, 수준별 악보 제공, 악기별·수준별 맞춤 편곡, 거기에 혼자서도 연습을 하거나 연주할 수 있는 온라인 자동반주시스템 이용까지 총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악기는 바이올린, 플루트,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 트럼펫에서부터 오보에, 바순, 호른, 트럼본, 튜바까지 오케스트라에 등장하는 모든 악기가 가능하다. 악기별로 최소 6명만 있으면 레슨을 받을 수 있는데, 레슨비는 개인당 월 4∼5만원 가량으로 부담도 크지 않다. 강사들 역시 정규 음악대학 전공자들로, 와이즈뮤직에서 직접 선별해 보내기 때문에 강의 질 또한 우수하다.

▲ 와이즈뮤직은 총신대 교회음악과 선후배들이 의기투합해 ‘교회 오케스트라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진원 실장(93학번), 강하늘 대표(91학번), 전보성 팀장(94학번).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2월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30여 개 교회가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하고 오케스트라 연습을 시작했다. 내년 3월까지 예약된 교회가 20군데가 더 있다. 그나마 설명회를 갖고 악기 레슨을 시작할 수 있는 교회가 많아야 한 달에 4∼5곳으로 한정돼 있어 그 정도다.

정진원 실장은 “처음에는 과연 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다가도, 설명회를 듣고 2분짜리 홍보 영상을 보면서 작은 교회에서도 충분히 오케스트라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강하늘 대표는 “오케스트라는 음악 전공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초보자라도 관악기는 6개월이면 모든 소리를 낼 수 있고, 합주가 가능하다. 1년 후에는 찬양대 반주를 시작하고, 자체 연주회도 열 수 있다”며 무엇보다 교회들이 오케스트라는 만들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악기 레슨을 받는 연령대는 초등학생부터 60∼70대 권사님들까지 다양하다. 특별히 요즘은 학교에서 악기를 다루는 수업이나 기회가 많기 때문에,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관심이 크다. 강하늘 대표는 “피아노와 플루트를 배울 수 있는 곳은 많지만, 클라리넷과 트럼펫을 배울 수 있는 곳은 별로 없다. 부모들 입장에서는 자녀가 4∼5만원으로 오케스트라에 있는 모든 악기를 배울 수 있다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교회 오케스트라 만들기’ 프로젝트는 전도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대다수 교회들이 교인들로 오케스트라를 만들지만, 일부 교회들은 의도적으로 전도 목적으로 오케스트라 연습을 외부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안양에 있는 한 교회는 지역 주민들로만 80명을 모아 연습을 하고 있다.

와이즈뮤직은 교회 오케스트라 연주를 돕기 위해 수준별 성가곡집도 별도로 제작해 배포하는 등 교회음악 살리기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강하늘 대표는 “오케스트라가 조직된 많은 교회들이 연주와 찬양대 반주로 많은 은혜를 받는 것을 본다”며 “세상 풍조에 따라 음악도 가볍고 감각적으로 변해가는 시대에 교회음악만큼은 깊고 풍부한 화음으로 하나님을 찬미할 수 있도록 교회를 섬기는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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