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신문

상단여백
HOME 기획/해설
재정 투명성 목회자 의식 전환이 선결 과제기획/ 종교인 과세, 목회 관점으로 접근하자 ④ 시행 앞둔 종교인 과세, 의미와 과제

교회 정관이나 공동의회 의결 거친 목회활동비는 비과세 … 작은교회 위한 혜택도 강화
구체적 증빙자료 준비·회계장부 구분 중요 … “공적 재정, 합당한 절차와 증거 남겨라”

종교인 소득 과세 소득세법 시행을 한 달여 앞둔 11월 27일, 기획재정부에서 ‘종교인 소득 과세제도 보완을 위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이하 종교인과세 시행령개정안)을 발표했다. 주요 사항은 크게 4가지로, 그동안 ‘한국교회와 종교간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한국교회공동TF)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보완한 것이다. 한국교회공동TF 관계자는 “그동안 지적했던 문제들을 기재부에서 상당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오늘 발표한 개정안이 시행령에 정확히 반영됐는지 확인하고, 논의를 거쳐 기재부에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회공동TF도 제기했던 문제들이 수용된 상황에서 계속 종교인 과세 1~2년 유예를 주장할 명분이 약해졌다. 종교인과세 시행령개정안에 따라 2018년 1월 1일 종교인 과세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 내용과 의미를 짚어보겠다.

과세는 교회에서 받은 사례비만

▲ 김진표 국회의원이 27일 열린 총회 목회자납세대책위원회 주최 보고회에 발제자로 나서 ‘종교인 소득 과세’ 경과와 견해를 밝히고 있다. 김 의원은 기획재정부에서 소득세법 시행령을 보완한다면, “선교와 저소득 목회자를 위해서 종교인 과세 시행을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로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공동TF가 기재부 및 국세청과 협의를 하면서 가장 논란이 됐던 문제다. 기재부는 애초 종교활동에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금액(도서비 심방비 등 목회활동비)까지 과세 항목에 넣어 반발을 불러왔다. 종교 활동에 사용하는 돈까지 과세한다면, 사실상 종교인 과세가 아니라 종교(교회)에 과세를 하는 것이란 반론에 부딪혔다.

기재부는 종교인과세 시행령개정안에서 ‘목회활동비 비과세’를 명시했다. ‘교회의 규약이나 공동의회의 의결과 승인으로 결정해서 받은 목회활동비’는 비과세한다는 것이다.

목회활동비를 비과세했다고 목회자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규정이 내포하는 의미는 ‘목회활동비는 목회자가 교회를 위해 공적으로 일할 때 사용하는 돈’이란 것이다. 공적으로 사용하는 돈은 그에 합당한 절차와 증빙을 남겨야 한다.

한국교회법학회 회장 서헌제 교수는 “이제 목회활동비는 목회자 개인 통장이 아니라 교회 공식 통장에 넣고 관리해야 한다. 목회활동비를 위한 통장을 따로 개설해서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목회자는 되도록 목회활동비를 사용하고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남기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하지만 목회활동비는 영수증을 첨부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선교사와 미자립교회 목회자 등에게 현금으로 주면서 영수증을 받기 힘들 수 있다. 이런 경우 때문에 이번 기재부의 종교인과세 시행령개정안이 중요하다.

‘교회의 규약이나 공동의회의 의결과 승인으로 결정해서 받은 목회활동비’는 비과세이고 세무조사를 받지 않는 교회 재정이다. 그래서 “교회가 정광이나 공동의회를 통해서 목회활동비 전체를 승인받으면, 목회자가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해도 횡령이 아니다.”

하지만 교회 재정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교회와 목회자라면, 지출결의서라도 제출하고 목회활동비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세무조사는 목회자 사례금 내역만

목회활동비를 과세항목으로 포함시키면서 논란이 됐던 문제가 세무조사이다. 목회활동비를 과세항목에 넣으면, 목회 활동을 위해 사용한 돈 곧 ‘교회의 재정’에 대한 세무 조사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교회공동TF는 ‘목회활동비 비과세’와 함께 “교회에 대한 세무조사는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기재부는 이번 종교인과세 시행령개정안에서 ‘종교인 소득 관련 세무조사 시, 종교인에게 지급한 금품 외의 종교 활동과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을 구분하여 기록 관리한 장부 등은 조사대상이 아님을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세무조사가 필요할 경우, 목회자에게 지급한 소득만 조사하고 목회활동비를 지급한 내역(교회 장부)은 조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단, 목회자 소득에 대해서만 세무조사를 하려면 교회가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교회의 회계 장부와 별도로 목회자에게 사례비를 지급한 회계 장부를 만들어야 한다. 기재부는 개정안에서 “종교인 세무조사가 종교인 소득에 한정될 수 있도록 종교단체 회계와 종교인 회계를 구분 기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목회자 사례비 회계 장부에는 담임목사뿐만 아니라 부목사와 전도사까지 모든 사역자의 사례비 내역을 기록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개정 내용이 있다. ‘종교인 소득에 대한 질문·조사권을 행사하기 전에 수정신고를 우선 안내’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질문·조사권은 세무조사, 세무사찰을 의미한다. 목회자에 대한 탈세 신고가 접수됐을 경우, 바로 세무조사를 하지 않고 먼저 통보해서 시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작은 교회를 위한 혜택 강화

사실 한국교회공동TF가 강력하게 요청한 ‘목회활동비 비과세’와 ‘교회 세무사찰 금지’ 등은 중대형 교회에 해당하는 것이다. 최저생계비보다 적은 사례비를 받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목회활동비 비과세와 세무사찰은 현실적인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김진표 국회의원은 지난 8월 종교인 과세 2년 유예 법안을 제출했지만, 최근 ‘문제가 된 시행령 내용을 보완해서 2018년 시행’ 입장을 피력했다. 김 의원은 입장이 변한 여러 이유 중 하나로 “힘들게 사역하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빨리 시행해서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난 종교인 과세 기획 3편에서 ‘연소득이 2000만원(매월 150만원 정도) 수준인 4인 가족 목회자 가정이라면,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조건이 있었다. 기타소득이 아니라 근로소득으로 납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종교인과세 시행령개정안에서 기재부는 ‘종교인소득(기타소득)으로 납세를 해도 근로·자녀장려금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기재부가 아니라 국회 기재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논의 중이다. 국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한다면,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기타소득으로 납부하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나칠 수 있지만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의미있는 개정 내용도 있다. ▲지급명세서 제출 불성실 가산세 2년간 면제 ▲종교인 납세 애로사항 해소 창구 마련 ▲종교인 소득 간이세액표 마련(<표>참조)이 그것이다.

큰 교회의 경우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목회자 납세를 위한 절차를 쉽게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작은 교회는 목회자가 스스로 납세를 위한 신고와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지급명세서는 세금을 신고할 때 반드시 필요한 서류이다. 이 서류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으면, 가산를 2% 이상 물어야 한다. 납세에 서툰 목회자들이 서류 제출을 잘못해도 가산세를 물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각 세무서에 목회자 과세를 위한 전담 창구를 마련하고, 쉽게 납부할 세금액을 알아볼 수 있는 세액표 제작도 도움을 줄 것이다.

목회자 과세, 결국 의식이 중요

기획 ‘종교인 과세’를 취재하면서 인터뷰한 목회자들은 당황하고 혼란스러워 했다. 세법 관련 용어가 어려워 세미나에 참석해도 쉽게 이해하기 힘들어 했다. 특히 세금은 목회자의 자녀가 몇 명인지, 재산은 얼마인지, 현재 사례비는 얼마인지 등 개인의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기에 질문도 많았다. 종교인 과세를 앞두고 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았다.

▲목회자가 개인 재산을 가지고 개척교회를 시작했다. 종교인 소득 과세를 시행하면, 교회 재정과 목회자 재정을 구분해야 한다. 목회자가 개인적으로 보증금을 마련해 예배처소 마련했다면, 그 보증금은 교회의 재정이 된다. 목회자는 교회를 떠나더라도 그 보증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목회자 연금과 자녀교육비를 제공하는 교회가 있다. 앞으로 목회자에게 직접 연금과 교육비를 제공하면, 모두 과세 대상이다. 일부 교회는 정관에 목회자 후생복지와 장학금 항목을 만들어 이 비용들을 공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는 성도들도 있다.

▲종교인 과세는 ‘종교인이 종교단체에서 받은 돈’에 대해 세금을 내는 것이다. 목회자가 부흥회에 참석해 현금으로 사례비를 받은 경우, 심방을 가서 성도에게 심방비를 받은 경우, 주례를 하고 받은 주례비 등은 모두 소득신고를 안해도 세무서에서 파악할 수 없는 돈이다. 소득신고를 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교회 회계재정으로 처리하고 사용하는 것이다. 목회자의 의식이 중요하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저작권자 © 기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종교인 과세

박민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