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기독학부모의 정체성과 역할’ 학술대회

기독학부모, 우리나라 가장 시급한 교육문제로 ‘입시과열’ 지적
부모의 기독교 가치관·신앙 영향력 따라 자녀의 학교 결정
고학년 신앙교육 붕괴 현상 … “세계관 교육 일찍 시작하라”

자녀를 교회에 보내고 있는 기독학부모들은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을 ‘입시과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기독학부모들은 교회의 주일학교 교육에 낙제점을 주고 있어 교회교육에 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 교수)는 11월 17일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한국 기독학부모의 정체성과 역할’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함영주 교수(총신대)는 기독학부모 242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 기독학부모가 지적한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입시과열(26.5%)이었으며, 이어 인성교육부재(19.7%), 교육정책의 잦은 변화(19.4%), 사교육(18.6%) 순이었다. 반면 한때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조기유학(0.2%)과 학교폭력(1.7%)은 별다른 문제점으로 지적하지 않았다. <표 1>

함영주 교수는 “특히 입시과열은 공립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기독학부모가 가장 크게 느끼는 문제”라면서 “입시 문제는 교육정책의 문제와 직결되며, 이는 사회적 분위기와 관련이 있는 문제다. 우리 사회가 입시를 통해 학생들의 우열을 구분하고 대학과 직장까지 결정하면 사회적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 대한민국에서 연일 터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가 입시과열로 인한 인성교육 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입시와 성적으로 학생들을 판단하고 줄 세우는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국가교육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함영주 교수의 주장이다.

“부모의 가치관 따라 자녀 학교 결정”

이번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사실 중 하나가 부모의 가치관에 따라 자녀의 학교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 선택의 주체는 누구냐?’라는 질문에 69.1%가 ‘학부모’라고 답했다. 즉 기독학부모의 3명 중 2명이 자녀의 학교를 결정하고 있었다. 특히 기독교대안학교의 경우, 학부모의 결정권이 81.7%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기독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를 선택할 때 무엇을 가장 고려할까? ‘현재 학교 선택의 주된 이유는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기독교적 가치(54.0%)가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일괄적 배정(17.7%) 통학거리(16.0%)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인성’과 ‘신앙’이었다. ‘자녀교육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목적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좋은 인성을 갖고 살아갈 시민양성’이 42.2%였으며, 뒤이어 ‘자신의 일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자녀’가 29.7%였다. <표 2>

이에 대해 함영주 교수는 “자녀의 학교 선택에 있어서 학부모의 기독교적 가치관과 신앙적 영향력이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밝혀주는 통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학부모가 자녀교육에 대해 어떤 부분에 우선순위를 두느냐에 따라 학교 진학뿐만 아니라 이후의 진로와 삶의 양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서 “학부모가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독교적 가치관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 신앙교육 ‘보통’ 교회교육 ‘낙제’

이번 실태조사는 교회교육의 대변혁이 절실함도 일깨웠다. 교육 의식과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부모의 학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69점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교회의 신앙교육 만족도’는 2.57점에 불과했다. <표 3>

이를 세분화하면, ‘내 자녀는 주중에도 교회의 신앙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가 가장 낮은 2.70점을 받았다. 뒤이어 ‘나는 자녀와 함께 정기적으로 가정예배를 드린다’(2.74점) ‘나는 교회에서 제공하는 자녀를 위한 부모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2.90점) ‘나는 교회의 사역자 또는 교사와 내 자녀에 대해 충분히 대화한다’(2.97점) ‘나는 자녀가 교회에서 배운 신앙교육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2.98점) 순이었다.

종합해 보면 교회와 가정 사이에 괴리가 극심한 것이 교회교육의 최대 문제점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일에만 교육을 실시하는 교회교육이 문제점이었으며, 가정예배는 무너져 있었다. 또한 주일에 배운 신앙교육은 주중에 단절되어 있었으며, 가정과 교회가 소통하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주중 신앙교육이 방치되면, 자녀는 결국 기독교세계관을 형성하지 못하고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함영주 교수는 “교회의 신앙교육에 대해 기독학부모의 만족도는 매우 낮다”면서 “이는 교회에서 실시하는 주일학교 프로그램이 결코 만족스럽지 못하며 자녀의 신앙 성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 통계”라고 설명했다.

“신앙의 조기교육 필요하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고학년의 신앙교육이 붕괴되고 있음도 지적됐다. 함영주 교수는 “더 큰 문제는 자녀의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부모의 교회교육 불만도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초등학생 학부모의 경우, 교회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반면 고등학생의 학부모는 교회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현저하게 낮았다. 그는 “교회가 제공하는 신앙교육의 질도 문제이지만 본질적인 것은 학부모의 세계관과 가치관도 세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독학부모 중에 상당수가 주일예배 대신 학교나 학원에 보낼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는 주일예배 대신 자녀를 학원이나 학교에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4.22점) ‘나는 입시를 위해서라면 대학 진학 시까지 신앙은 잠시 쉬어도 된다고 생각한다’(4.44점) 등 자녀의 대학입시를 위해서라면 신앙을 포기해도 된다는 의식이 팽배해져 있었다. 함영주 교수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대학입시 때문에 부모의 관심도 진학에 함몰되고 있다”면서 “학부모의 세계관이 자녀의 학년과 반비례해 세속화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함영주 교수는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학부모를 기독교적 세계관을 갖도록 교육시켜야 한다”면서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도 신앙의 조기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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