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성경> 발행과 보급, 북한주민에 큰 호응 … 탈북민 지원 사역도 앞장
라디오 방송·풍선 사역 등 다양한 실천 ‘눈길’ … “지하교회 성장 도와가야”

한국순교자의소리(공동대표:에릭 폴리·현숙 폴리)는 국제적인 선교단체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교계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한국에서 비교적 늦게 설립됐고 지향점이 기존 선교단체들과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국순교자의소리의 사역 범위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특히 북한 선교에 있어서는 가히 육·해·공을 넘나들며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 한국순교자의소리 공동대표 에릭 폴리 목사(왼쪽)와 현숙 폴리 박사 부부가 강의하고 있다. 순교자의소리는 1967년 루마니아의 리처드 웜브란트 목사에 의해 설립됐으며, 현재 20여 개 국가에서 독립단체들이 만들어져 전 세계 핍박받는 기독교인들을 섬기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2003년 설립됐다.

가장 주목받는 사역은 <조선어성경> 발행과 보급이다. <조선어성경>은 대한성서공회가 1977년 발행한 공동번역 성경을 북한 문화어 표기법에 따라 다듬은 성경으로, 북한 내 종교의 자유를 거짓선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북한 조선기독교도연맹이 1984년 발행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북한에 성경을 보급하고, 탈북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2014년 이 <조선어성경>에 남한의 <바른성경>을 합친 <남북대조성경>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했다. <남북대조성경>은 페이지 왼쪽에 북한의 <조선어성경>이, 오른쪽에 남한의 <바른성경>이 인쇄돼 남한과 동아시아에 있는 탈북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한국순교자의소리는 <조선어성경>에 세계 복음주의권에서 인정받는 <위클리프 성경>에 실린 성경 주석들을 조선어로 번역해 함께 수록한 <조선어스터디성경>도 발간했다. 탈북민들은 물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북한 주민들이 혼자서도 성경을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자는 생각이었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이외에도 <조선어연대기성경>, 포켓형 <조선어이야기성경> 등을 출간해 보급했다. 2008년 설립 이후 한국순교자의소리가 발간한 성경 종류만 10여 종이 넘는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이 성경들을 다양한 경로로 북한에도 보급하고 있다. 포켓형 <조선어이야기성경>은 매년 4만권씩 풍선을 담아 북한으로 보내고 있다.

공동대표 현숙 폴리 박사는 “북한 사람들은 아시아와 중동, 전 세계에 노동자로도 많이 나가고 있다”며 “전 세계 어디서라도 북한 사람들이 조선어로 된 성경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한에 있는 탈북민들을 위한 사역도 전개하고 있다. 36주 과정의 제자양육 프로그램인 ‘유티학교’(Underground Technology School)가 대표적으로, 유티학교에서는 탈북민들이 남한 생활에서 필요한 관계 개발, 성품 형성, 성경 이해와 실천 등을 가르친다.

▲ 한국순교자의소리는 남한 내 탈북민들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북한 노동자들을 전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10여 종의 <조선어성경>을 발간해 보급했다.

2년 과정의 선교사 훈련 프로그램인 ‘유유선교학교’(Underground University)도 운영하고 있다. 특별히 유유선교학교에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많이 지원하고 있다. 현숙 폴리 박사는 “연로하신 탈북민들 가운데는 순교의 각오를 가진 분들이 많고, 젊은 탈북민이나 남한 선교사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사역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별히 탈북민 출신 선교사를 통한 탈북민 선교는 효과면에서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숙 폴리 박사는 “해외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어머니뻘 되는 탈북민 사역자를 보면 눈물부터 흘린다”며 “남한 사람의 백 마디보다 탈북민의 한 마디가 힘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유티학교’와 ‘유유선교학교’에서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배우고 들은 것을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고, 그를 통해 본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유유선교학교’의 경우 타국에 거주하는 북한 사람들을 만나 사역하는 선교여행을 필수 코스로 하고 있다. 현숙 폴리 박사는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커리큘럼만 100번 이상 바꿨다”며 “요즘은 여러 지역교회들에서도 탈북민 양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문의를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국순교자의소리는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복음과 성경을 전하는 ‘라디오방송’, 복음 전단지와 USB, 성경을 담아 보내는 ‘풍선 사역’, 탈북민 부모에 의해 버려진 고아들을 돌보는 ‘고아 사역’, 외화벌이를 위해 전 세계에 나가 있는 북한 노동자들에게 생필품을 나눠주는 ‘사역 팩 나눔’ 등 다양한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공동대표 에릭 폴리 목사는 미국에서 20여 년 동안 1300개 이상의 교회와 기독교단체를 훈련시켜 온 기독교 사역 컨설턴트로, 북한 선교를 위해 다양한 사역을 개발해 전개하고 있다. 아내인 현숙 폴리 박사는 “한 나라를 복음화 시키기 위해서는 하늘이든 땅이든 물이든 가릴 것 없이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며 “지금도 북한 변화에 따라 긴밀하게 사역을 개발하고 전략을 조정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는 특별히 북한 선교에 있어 북한 내 지하교회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 지하교회를 통해 남한 교회들이 잃어버린 열정을 회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숙 폴리 박사는 “자유세계에 있는 기독교인들은 종교의 자유가 있어야 교회가 성장할 수 있다 생각하지만, 오히려 풍요의 유혹에 빠져 살고 있다. 그러나 종교 자유가 없는 지하교회 기독교인들은 오직 예수만으로 족하고, 핍박 속에서도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며 지하교회의 순교 신앙을 배우고 지하교회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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