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와 응답(김홍전 지음, 성약)

20세기의 위대한 강해설교자 마틴 로이드 존스는 ‘사람이 하나님께 말할 때가 바로 인생의 절정’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기도는 인간의 영혼이 할 수 있는 가장 고상한 활동이다. 그러므로 기도는 인간의 참된 영적 상태에 대한 근본적인 기준이 되기도 한다.
사람은 자기 부족을 알고 여러 가지 제목으로 기도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우리 그릇의 정도에 따라서 은혜를 주신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때때로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것에 대해서는 곧바로 결핍을 느끼고 기도하지만, 하나님나라와 그 의를 위해서는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 잘 깨닫지 못한다. 따라서 기도의 내용도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
이 책은 신자들이 기도에 관한 도리 가운데 가장 관심을 갖기 마련인 ‘응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나타나 있는 기도 응답의 양태를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서 살피고 있다. 예컨대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답하시지 않는 경우, 답을 늦추시는 경우, 또 기도한 내용대로 즉시 응답하시는 경우 등 다양한 응답의 양태가 있다. 이 각각의 경우에 대해 말씀 속에서 그 교훈과 이유를 잘 해명하여 당시 기도 응답을 받은 자들뿐만 아니라 제자들과 유대인들과 오늘날의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이 기도한 내용대로 즉시 응답하신다고 할 때에는 그 사람 자신의 복리나 변호를 위한 것이나 그냥 막연하게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낸다고 하는 데에 최종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전체적으로 계획해서 진행하시는 역사적인 진행 안에서 그 장면에 그것이 필요할 때에 해주시는 것입니다. 만일 그것이 개인적인 것일 때에는 그렇게 함으로 말미암아 그 마음 가운데 믿음을 더 하시고 은혜를 더 하시는 하나님이신 것을 깨닫게 하시려는 큰 뜻이 있는 것입니다.”(113쪽)
또 저자는 ‘예수님의 이름’이라는 표현이 지니는 심오한 의미를 살핀다. “예수님의 이름을 써서 하는 기도나 쓰지 않고서 하는 기도나 꼭 마찬가지 위치에서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것이고, 예수님의 이름을 썼다고 해도 그 기도하는 마음의 상태나 그 영혼의 움직임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는 말로써 종합적으로 표시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에는 천만 번 예수님의 이름을 불러 본들 소용이 없다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예수님의 이름으로 빈다는 것은 그 기도가 어떠한 성격을 가져야 하는가를 못 박아주는 중요한 선언인 것입니다.”(121쪽)
기도는 자기 생의 목표와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그 사람을 보내신 보람과 열매에 관계되는 데에서 의미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기도는 그때그때 임시로 어떤 변천을 일으키는 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항상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세상에 보내시고 땅 위에서 두시며 당신이 증인으로서 세우신 그 큰일에서 열매를 맺도록 하시려는 것인데, 그 열매를 못 맺고 이 세상 사람과 마찬가지의 생활을 하고 갔다면 기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258쪽)
독자들은 이 책에서 응답을 받는 공식 따위를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바른 기도는 성삼위 하나님을 어떤 분으로 알고, 나는 누구이며 신앙이라는 것은 무엇인지를 바르게 아는 터 위에서 가능하다.

 

■더 읽어볼 책

지렁이의 기도(김요한 지음, 새물결플러스)

천 개의 기도(안젤라 애쉬윈 엮음, 규장)

할레스비의 기도(오 할레스비 지음, CH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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