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음교회, 지역과 소통 강화한 역동적 사역 ‘호응’
희망의 기쁨 전하는 선교적 교회로 성장해간다

목회 출발은 여느 목회자와 다르지 않았다. 1998년 성음교회에 부임하면서 성장 중심의 목회를 꿈꿨고, 그대로 펼쳤다. 시작은 좋았다. 이듬해 분당으로 이전하면서 꽤 많은 새신자들도 맞이했다. 하지만 곧바로 지구촌교회와 예수마을교회가 인근에 들어오면서 새신자들의 방문이 뚝 끊어졌다. 게다가 말로만 듣던 수평이동의 피해자마저 됐다.

▲ 틴하모니 앙상블 단원들이 용인여성회관 큰어울마당에서 열린 정기 연주회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뽑내고 있다.

성음교회 담임 허대광 목사는 당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했다고 한다. 총동원주일 등 일반적인 전도 방법을 다 해봤고, 출판이나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리는 것도 고려했다고 한다. 그만큼 대형교회에 원망이 컸고 유혹도 다가왔다.

하지만 이내 그런 방법은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이 이 지역으로 보낸 목적을 골똘히 고민했다. 그러자 점점 허 목사의 생각에 변화가 찾아왔다. 분당 구미동에 필요한 것을 교회가 제공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노인학교와 아기학교였다. 그때만 해도 사역의 목적이 전도였지만, 각 분야 전문가들을 고용했고 최대한 양질로 노인학교와 아기학교를 운영했다. 물론 교회 재정도 많이 쏟았다.

▲ 지역 청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한 틴하모니FC 선수들.

허대광 목사는 아기학교가 지역 주민들의 큰 각광을 받자 자신감이 생겨 사역의 폭을 넓혔다. 성음교회는 2004년에 어린이 축구팀 영보이스FC를 설립, 2010년에 교회 1층에 카페 갈릴리 마련, 4년 전에는 성음예쁨어린이집을 열며 지역사회 안으로 파고들었다. 이때부터 사역의 목적이 단지 전도가 아니었다. 지역주민의 벗이 되고자 했다. 성음교회가 전통교회에서 선교적교회로 변모한 과정은 이랬다.

변화 속에서 마찰도 있었다. 특히 전통교회에 익숙했던 교인들이 굉장히 힘들어했고, 축구팀이나 카페를 만든다고 할 때 그것이 전도가 되냐며 의문도 품었다고 한다.

그때 허대광 목사는 “선교적교회는 울타리를 치는 교회가 아닙니다. 지역주민 모두가 선교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지역사회에 성육신한다는 관점에서 주민들과 호흡하면 어떨까요”라며 설득하면서, 교인들과 소통했다고 회고했다.

허 목사에 이어 교인들의 생각도 바뀌자 성음교회의 사역은 보다 역동적으로 진행됐다. 교회 옥상에 풋살장을 만들어 영보이스FC의 터전으로 삼았고, 카페 갈릴리에서는 최상급의 원두로 만든 커피를 내놓았다. 성음예쁨어린이집은 유기농 음식 제공과 다양한 견학 시스템 등을 갖춰 지역주민들의 호응이 뜨겁다. 지금은 대기자가 넘쳐날 정도다.

▲ 추수감사절을 맞아 지역주민들에게 전할 선물을 준비하고 있는 성음교회 성도들.

성음교회는 이처럼 지역사회 안에 자리 잡았지만 현상유지에만 머물지 않았다. 기존의 어린이 사역을 유지하면서 청소년 사역에도 눈을 돌렸다. 3년 전에 설립한 비영리사단법인 틴하모니가 성음교회 청소년 사역의 출발점이 됐다.

허대광 목사는 “국가 지원의 복지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 청소년입니다. 분당이라곤 하지만 교회 주변에 임대아파트가 많이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교회로 찾아와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틴하모니를 설립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문화사역에 강점이 있는 성음교회는 틴하모니를 통해 청소년 오케스트라 틴하모니 앙상블, 축구팀 틴하모니FC, 성품학교 드리미노리터를 운영하고 있고, 향후 심리상담센터도 마련할 계획이다.

틴하모니 앙상블은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접하기 힘든 클래식을 무상으로 교육하면서 악기도 무료로 빌려준다. 게다가 3년 정도 지나면 악기를 선물하기로 한다. 틴하모니 앙상블 단원들은 매년 연주회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뽐낼 기회도 있다. 중등부가 무료로 운영하는 틴하모니FC도 교회 풋살장에서 연습하며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벌써 세 번째 축구대회에 참가해 지역 팀들과 경쟁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판정을 받은 아이들을 위한 드리미노리터는 매주 토요일 운동요법과 치료를 병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틴하모니 아이들은 말한다. “우리에게 왜 이렇게 잘해주세요?”라고. 허대광 목사에게 이 대답의 답변을 듣지 못했지만, 잘해주면 변하기 때문이 아닐까. 3년째 틴하모니 행정실장을 맡으며 앙상블 선생님으로도 활동하는 안정호 집사는 아이들의 변화를 경험했다고 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한, 함께하는 시간이 필요한 아이들이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희망을 갖습니다. 아이들이 바이올린이나 첼로를 연주하며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는 것을 보는 큰 기쁨이 틴하모니에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틴하모니를 지역사회에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울타리를 걷어내는 것을 넘어, 교회 밖 더 많은 사람들이 틴하모니와 호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10여 년 전 허대광 목사의 말처럼, 성음교회는 지역사회에 성육신하는 선교적교회로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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