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웨스트민스터 콘퍼런스 인 코리아 ‘칭의와 성화 어떻게 설교하나’ 주제로 열려

개  핀 박사 “그리스도의 의는 그리스도와 연합을 통해서만 받으며 그 결과가 성화”
가  너 박사 “성화가 부재한 결과는 영적 죽음 … 성화를 성경이 말하는 제자리에 두라”
권성수 목사 “칭의의 믿음은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님 은혜에 동참하는 것”


“칭의와 성의는 분리되지 않는다.”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가 강단 개혁을 위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칭의와 성화를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를 주제로 ‘웨스트민스터 콘퍼런스 인 코리아’가 11월 13~14일 서울 창신교회(유상섭 목사)에서 열렸다.

작년에 이어 올해 2회째를 맞이하는 웨스트민스터 콘퍼런스 인 코리아는 특별히 종교개혁 500주년으로 당시 개혁자들이 외쳤던 ‘칭의’와 ‘성화’를 오늘날 한국교회가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이신칭의와 성화를 어떻게 설교할 것인지를 주제로 열린 제2회 웨스트민스터 컨퍼런스 인 코리아가 서울 창신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개혁주의 조직신학의 거장인 리차드 개핀 박사는 로마서 6~8장을 중심으로 바울 신학의 관점에서 그리스도의 부활과 구원을 풀어냈다.

개핀 박사는 존 칼빈의 <기독교강요>를 인용하며 “그리스도께서 우리 밖에 머무시는 이상은, 그리고 우리가 그분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이상은, 그리스도께서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고난 받으시고 행하신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쓸모 없고 가치 없는 것으로 남게 된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자로서의 사역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핀 박사는 “칭의에서 우리가 받는 것은 ‘그리스도의 의’라는 낯선 의”라며 “그리스도의 의는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심령에 내주하시는 것, 즉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서만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일어나는 것이 ‘성화’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로마서 6장 6절과 7절을 인용하며 “그리스도인의 삶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연합한 생명이자, 의롭게 된 살려주는 영이 임한 삶”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사도바울은 신자의 삶 중에서 죄를 절대 가볍게 취급하지 않았으며, 바울이 주는 신자의 윤리적 교훈에는 예외 없이 직설법과 명령법이 사용되며 거듭 성화의 삶이 강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가너 박사(웨스트민스터신학교 부총장)는 로마서 8장을 중심으로 ‘하나님의 아들과 하나님의 거룩한 아들들’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펼쳤다.

먼저 가너 박사는 “교회사에서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거룩함의 위치를 잘못 이해하고 잘못된 묘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두 가지 흔한 오류로 율법폐기론과 율법주의를 들었다. 율법폐기론은 칭의를 강조하다보니 성화를 기껏해야 이차적인 것으로 만들었고, 율법주의는 칭의와 죄사함의 법정적 특질을 희생시키면서 성화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성화를 성경에서 말씀하는 제자리에 두라”며 “어떻게 하면 구원의 은혜성을 지키면서도 행함의 필요성을 긍정할 있을까를 자문하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가너 박사는 하나님 아들들의 부활이 언급된 로마서 8장을 인용하며 “내주하시는 성령님에 의해서 성화가 일어나며, 그 성령님께서 우리 몸이 부활할 그 날에 우리를 최종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 우리를 준비시키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화의 사역은 그리스도의 영 안에서, 그 영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다가온다. 하나님 아들인 그리스도의 권능은 거룩하고 생명을 주고 성화시키는 것이다. 성령님께서는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아들로서 이루신 그 복종으로 우리를 이끄신다. 성화가 부재한 결과는 영적인 죽음이다. 칭의를 받은 아들들은 성화된 아들들이며, 성부께 속한 구속받은 거룩한 아들들이다. 거룩함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복음의 핵심이다.”

권성수 목사(대구동신교회)는 로마서 8장 1절과 2절을 중심으로 ‘로마서 8장 강해시 유의사항’에 대해 강론했다.

권 목사는 “로마서 8장은 ‘결코 정죄함이 없다’로 시작하지만, 대다수 설교자들이 성화의 과정에서 죄와 항상 싸우며 너무 자주 실패하는 성도들의 갈등과 좌절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권 목사는 결코 정죄함이 없다고 할 때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이라는 전제가 붙는 것에 주목하며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다는 것은 그리스도 예수를 믿음으로 그리스도 예수의 죽음과 부활 안에 연합되어 있다는 뜻”임을 강조했다. 우리가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되어 죄 용서만이 아니라 의의 전가까지, 즉 칭의를 받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완벽해야 정죄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우리를 위해 완벽한 의의 삶을 사시고, 십자가의 죽음으로 우리의 죄를 완벽하게 담당하셨기 때문에 정죄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죄를 지을 때 느껴야 하는 죄책감은 성화 차원의 관계적 죄책감이다. 믿음으로 그리스도 예수와 연합되어 이미 하나님의 자녀가 된 상태에서 하나님의 자녀답지 못하게 산 죄에 대한 죄책감이다. 칭의의 믿음은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해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동참하는 것이다. 신령한 근심을 가지고 회개하되, 좌절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승리의 확신 속에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

원종천 박사(아세아연합신대)는 한국교회가 이신칭의 교리에서 칭의를 성화에서 분리하여 성화를 소홀하게 만든 오류를 범한 결과, 교회 성장을 이유로 부패를 덮고 오류를 정당화 해왔다고 비판하며 마틴 루터의 칭의론에서 성화의 의미를 되짚었다. 원 박사는 “루터의 이신칭의는 성화를 배제하거나 무관하게 여기는 칭의가 아니고, 성화를 동반하고 필연적 결과로 나타나는 칭의”라며 “그리스도 의가 전가되어 칭의를 얻은 자가 그것을 근거로 실제적으로 의를 이루어나가는 과정이 성화이며, 선행이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의 표출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콘퍼런스에 통역자로 참석하는 한편 장소를 제공한 창신교회 유상섭 목사는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목회자들이 칭의와 성화의 관계를 바르게 이해하고, 설교가 언제나 칭의의 바른 토대 위에서 성화의 집을 계속적으로 세워가도록 성도들을 도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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