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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교회 정관’ 마련이 납세의 시작”[기획] 종교인 과세, 목회 관점으로 접근하자 ② 교회행정 바로세우는 기회로 만들자

납세는 목회 연장선 … ‘덮어두었던’ 예산·행정 문제 바로잡아야 진정한 은혜 이뤄
공개된 모범 정관 참조로 교회 상황 맞게 제정 후 비영리단체 설립, 실질 준비 나서야

정부와 종교계가 종교인 과세를 포함한 소득세법 시행령을 2018년부터 시행하기 위해 막판 조율을 하고 있다. 지난 11월 8일 기획재정부와 공청회 공개 여부로 갈등을 빚었던 ‘한국교회와 종교간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는 14일 기획재정부 소득세제과 담당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납세를 해야 할 종교인의 범위 및 목회자의 과세기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국감에서 종교인 과세 준비가 미흡한 것을 확인한 국회의원들도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언주 국회의원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재부와 종교인 과세 공개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 간담회는 종교인 과세를 주제로 거의 처음 진행하는 공개 행사이다. 특별위원회 관계자는 “문제는 종교인 과세 시행을 한 달 앞둔 지금까지 기재부와 국세청이 준비를 못했다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시행령을 1년 유예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간담회에서 기재부의 준비 상황과 입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종교인 과세를 포함한 소득세법 시행령을 예정대로 2018년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 종교인의 범위와 과세항목도 확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일선 교회와 목회자들은 노회와 전문기관의 세미나를 들으며 미리 준비하고 있다. 11월 9일 열린 수원노회 납세 세미나에서 목회자들이 강의에 집중하고 있다.

교회행정 바로세우는 기회로

이렇게 혼란하지만 목회자들이 세금내야 하는 상황은 다가오고 있다. 영적인 영역에서 사역하던 목회자들에게 납세는 미지의 분야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걱정과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종교인 납세는 목회의 연장이며, 교회의 갈등 요소를 방지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김두수 공인회계사(이현회계법인 상무이사)는 예장합동 교단 소속 대형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교회의 사역과 행정을 이해하고 있던 김두수 회계사도 “종교인 과세 소득세법 시행령 발표 이후 교회들의 회계처리 상황을 살펴보고 솔직히 많이 놀랐다. 규모가 있는 교회들조차 기본적인 행정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이대로 목회자 과세를 시행하면 정말 큰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두수 회계사가 걱정하는 부분은 ‘교회 수입 및 지출의 특수성’이다. 일반적으로 교회는 십일조 주일헌금 감사헌금 등 수입이 대부분 현금이다. 이 현금으로 드린 헌금을 그대로 목회자에게 사역비로 전달(지출)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회계감사를 요청한 교회에서 감사를 한 적이 있다. 목사님 사례비 집행에 대한 지적이 많이 나왔다. 사례비를 목회활동으로 사용했다는 증빙이 문제였다. 목회자 납세가 시행되면, 이렇게 증빙을 못하는 부분이 모두 문제가 된다.”

그동안 목회활동비를 증빙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없었다. 종교인 과세를 시행해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최종천 목사는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그동안 ‘문제를 덮어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회와 목회자가 예산을 집행하면서 마땅히 행정 처리해야 할 것들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종천 목사는 “그동안 교회는 소위 은혜로 이런 문제들을 넘겼다. 그러나 교회에 분란이 생기면, 은혜로 넘겼던 부분들이 모두 소송에 걸린다. 이번 기회를 통해 교회가 예·결산 수립과 집행 및 보고를 철저히 한다면, 교회를 흔드는 도전을 방어하고 진정한 은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납세의 시작과 완성은 교회정관

목회자가 납세를 하려면, 가장 먼저 세무서에 가서 ‘법인으로 보는 비영리단체’(이하 비영리단체)의 고유번호(가운데 숫자 82번)를 발급받아야 한다. 비영리단체 고유번호를 발급할 때, 6~7가지 서류가 필요하다. 준비할 서류가 많아서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동창회와 종친회,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계모임까지 비영리단체로 등록할 정도로 전혀 어렵지 않다. 교회도 공동의회를 열어 준비서류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비영리단체 등록은 쉽지만, 준비할 서류 중에서 정관(또는 규약)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정관이 중요한 이유는 교회의 예산집행을 포함한 모든 행정절차의 법적 기준과 근거이기 때문이다. 정관에 따라 재정을 수립하고, 절차를 거쳐 집행하고, 증빙 자료를 구비해놓았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어려운 것은 이런 정관을 만드는 것인데, 앞장서서 좋은 정관을 만들어놓은 교회와 기관들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현재 여러 기관과 교회에서 모범 정관을 내놓았다. 그 정관들을 참조해서 교회의 상황에 맞도록 작성하면 된다. 정관들을 살펴본 결과, 향후 목회자 납세 상황까지 대응할 수 있는 정관은 <분당중앙교회 운영정관>이다.

분당중앙교회 운영정관


분당중앙교회는 몇 년 전 어려움을 겪은 후, 정관을 중요성을 파악하고 법적인 문제까지 대처 할 수 있는 정관을 만들었다. <분당중앙교회 운영정관>은 36쪽 분량으로, 여느 교회 정관의 몇 배에 이른다. 분당중앙교회가 대형 교회여서 정관의 내용이 많은 것만은 아니다. 모든 교회에 필요한 당회와 제직회 및 공동의회에 대한 규정(구성원, 소집절차, 의결사항, 의결정족수와 회의록작성까지)만 12쪽에 이른다.   

주목할 부분은 ‘재정’이다. 재정에 대한 규정은 ‘본 교회의 재정은 적법성, 절차의 정당성, 공지성 등 세 가지 원칙하에 시행한다’는 원칙을 시작으로 △회계처리 및 재정집행에 대한 방법과 절차 △헌금관리 △지출증빙 △바른 헌금생활을 위한 교육 등 철저하다.

최종천 목사는 “교회 정관에 근거를 두지 않은 재정의 사용은 모두 불법이 된다. 처음에는 절차를 따라서 지출을 하고 영수증을 챙기는 것이 힘들고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소송을 당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과 노력이 덜 든다”고 강권했다.

교회 정관은 비영리단체 설립에 필요한 서류에 그치지 않는다. 향후 교회 분규, 특히 재정 문제에서 목회자와 교회를 지키는 방어막이 된다.

납세의 첫걸음, 당당하고 투명하게

정관을 마련해 비영리단체를 설립했다면, 이제 목회자 납세를 위한 실제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소득에 따라 세금을 내는 것은 특별한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다. 현재 종교인 과세의 문제는 ‘소득’에 대한 기준이 없는 것이다. 납세의 가장 기본인 소득의 범위조차 정하지 못했기에, 기재부가 준비 부족으로 비판을 받는 것이다.

목회자의 소득을 산출하기 힘든 이유는 개인 활동(소비)과 목회 활동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소득세법 시행령을 발표했을 때, 목회활동의 비용까지 과세항목에 포함시켜 반발을 불러왔다. 이제야 ‘생활비 사례비 상여금 격려금 등’만 과세한다고 밝혔지만, 이것도 확실하지 않다.

기재부가 결정할 과세항목과 별도로, 교회와 목회자가 ‘소득’을 정할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목회자가 올해 1년 동안 정기적으로 받은 모든 사례비를 합산해 보는 것이다. 생활비와 상여금 외에 목회 활동을 위해서 받았던 비용(도서비, 연구비, 통신비, 교통비 등)까지 모두 합산해 보자.

전체 목회자의 절반은 모든 비용을 합해도 연 2500만원 미만이고, 전체 목회자의 70~80% 정도는 연 4000만원 미만일 것이다. 연 2500만원 미만을 수령하는 목회자는 과세미달로 세금을 안 낸다. 연 소득 4600만원을 넘어야 납세액이 높아지는데, 그래도 연 73만원(기타소득의 경우) 정도이다.

목회자는 현재 받는 모든 사례비를 성도들에게 투명하게 알려서 ‘소득’으로 인정받고, 목회 활동 비용은 교회회계로 처리하도록 정리하는 것이 좋다.
다음 ‘종교인 과세 기획’ 3편부터 목회자 납세에 대한 실제적인 문제들을 다룬다.

비영리단체 설립, 이렇게 하라

반드시 고유번호 ‘82’번 발급받아야

이미 많은 교회들은 ‘법인으로 보는 비영리단체’로 고유번호(가운데 숫자 82번)를 받았다. 하지만 간혹 개인으로 보는 단체의 고유번호(가운데 숫자 89번)를 받은 교회도 있다. 종교인 과세는 교회(비영리단체)의 목회자에 대한 납세이기에, 반드시 82번 고유번호를 받아야 한다.

필요한 서류는 ▲고유번호 신청서(승인신청서) ▲단체의 대표자 선임(변경)신청서 ▲대표자 확인 서류(공동의회 회의록, 소속 증명서, 재직 증명서) ▲정관(회칙) ▲회원명단 ▲임대차계약서(교회 명의 토지 및 건물 등기부등본)이다. 신청서를 접수할 때, 담임목사의 신분증과 교회 직인도 함께 가져가면 된다. 신청서를 접수하면 늦어도 1주일 내로 허가가 나온다. 신청서 양식은 지역 세무서에 비치해 있다. 국세청 홈페이지에서도 내려받을 수 있다.

▲ 김두수 공인회계사가 정관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정관과 함께 이번 기회에 정리하면 좋은 서류도 있다. ‘회원명단’이다. 본문에서 교회 정관을 잘 만들면 교회와 목회자를 지키는 방어막이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관 제정 등 교회의 모든 결정은 성도(회원)들이 결의한다. 이 점에서 교적부를 새롭게 정리해서 ‘회원명단’을 명확하게 하면 좋다.

비영리단체 설립 허가를 받으면, 단체 명의로 통장을 개설할 수 있다. 이때부터 교회 회계와 목회자 회계를 구분해야 한다. 교회의 모든 예산은 ‘교회 명의 통장’을 통해서 입출금하고, 증빙자료(영수증)을 남겨야 한다. 목회자 통장을 그대로 교회 회계용으로 사용하면, 교회의 모든 재정이 목회자 수입으로 여겨진다. 당연히 세무서는 이 모든 재정에 대해 세금을 매긴다.

꼼꼼한 정관, 교적부 정리, 교회와 목회자 통장 구분, 이 3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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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목회자 납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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