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순직자가족 위로예배 열고 감동과 자긍심 전해

“남편의 이름이 동판에 새겨진 것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어요. 아이들에게도 아빠의 이름이 GMS본부에 남아있다는 것은 큰 감동이 될 거예요.”

경기도 화성 GMS선교센터 복도에 동판이 하나 내걸렸다. 동판에는 선교사 이름과 사역지, 파송일이 적혀 있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순직일도 기록돼 있다. 교단선교부 시절을 포함해 총회세계선교회(GMS)에서 파송 받아 사역하다, 임기 중에 사고나 질병 등으로 순직한 선교사들의 명단이다.

▲ GMS 김찬곤 이사장과 남편 선교사를 여읜 사모 선교사들이 9일 순직자 동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GMS는 동판 제작과 함께 광염교회(조현삼 목사) 후원으로 홀사모 위로회도 열었다.

대다수 선교단체들은 동판이나 사진, 기록 등의 방법으로 다양하게 순직자들을 기억하고 있다. GMS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내년 설립 20주년을 앞두고 순직자 49명의 이름을 동판에 새겼다. 순직자 대부분은 목사 선교사로, 동판 제작은 현재도 선교지에 남아 사역하고 있는 사모 선교사들에게 큰 감동이 됐다.

1976년 남편(고 이연호 선교사)과 함께 이집트에 파송됐다가, 3년 만에 남편을 여읜 김신숙 선교사는 “선교사로 나간 지 40년 만에 이런 일이 생겨 감사하다”며 “GMS가 돌아가신 선교사들도 기억해주는구나 싶어 위로가 되고, GMS 선교사로 자긍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남편 육근홍 선교사와 사별한 김리브가 선교사(아제르바이잔)는 “남편은 하늘나라로 먼저 갔지만, 남편의 이름은 나에게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다”며 동판을 제작해 준 GMS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GMS는 동판 제작과 함께 11월 9일 GMS선교센터에서 순직자 가족(홀사모) 위로예배를 열었다. 현재 남편과 사별하고 사역 중인 GMS 사모 선교사는 총 19명으로, 이날 위로예배에는 7명이 참석했다.

이사장 김찬곤 목사는 ‘선교의 밀알’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49명의 순직자들 가운데는 질병 중에도 선교지로 달려간 분이 있고, 귀국하는 가운데 온 가족이 비행기 사고를 당한 분도 있다”며 “주님의 의를 위해 살다 우리보다 앞서 가신 분들을 기억하고, 우리도 그들처럼 선교의 밀알이 되자”고 권면했다.

선교총무 조용성 선교사는 “터키에서 사역할 때 두 명의 선교사를 잃은 경험이 있다”며 GMS본부가 순직한 선교사들을 기억하고 기념해준 것에 대해 선교사를 대표해 인사했다.

앞서 GMS는 11월 7~9일 GMS선교센터에서 순직자 가족(홀사모) 위로회를 열었다. 홀사모 위로회는 처음 열리는 행사로, 사모 선교사들은 같은 아픔을 겪은 동료들과 교제하며, 선교사로의 부르심을 재확인했다. 러시아에서 사역하고 있는 이명희 선교사(고 김현동 선교사)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나서 남편의 땀과 수고를 열매 맺게 해야겠다는 사명감이 더 강해졌다”며 위로회가 서로를 격려하고 선교 사명을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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