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기독교신앙의 핵심(마이클 호튼 지음, 지평서원)

저자는 “왜 기독교 교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가지는 소망의 근거를 올바르게 이해하여, 다른 사람들과 자신 있게 이 문제에 대해 대화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이야기, 곧 믿음을 가지게 해 준 이야기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들은 기도하고, 교회에 나가고, 성경을 읽는다. 그러나 낯선 사람이 그에게 무엇을 믿으며 왜 믿는지를 설명해 보라고 요청하면 매우 당황스러워 한다.”(15쪽)

그러면 그들은 무엇을 믿으며 왜 믿는 것일까? 사람들은 흔히 종교를 사실이 아닌 비이성적인 감정의 영역에 속한 것으로 간주하면서 무시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믿음이란 전적으로 주관적인 것이다. 그들은 교리가 사실인지 여부가 아니라 그것이 개인에게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른 종교들이나 자기계발 철학은 그런 생각을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도 있겠지만 기독교는 역사적이고도 공개적인 진리 선언을 근거로 삼는다.

저자에 의하면, 교리는 성경의 드라마에서 비롯된다. 하나님은 상아탑에서 이루어지는 사변을 통해서가 아니라 실제 역사에 근거해 자신의 본성을 계시하신다.

성경의 이야기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어떻게 가장 멋지게 살 수 있는지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어떻게 모든 것을 조화롭게 섭리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구원으로 이끄시는지를 가르친다. 성경의 드라마는 구체적인 교리를 확립한다. 성경의 생생한 이야기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교리가 나온다.

교리는 성경의 드라마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 우리는 성경의 드라마 속에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가 부활하셨다는 이야기를 발견한다(고전 15:1~5 참고). 그리고 교리를 통해, 그분이 “우리가 범죄한 것 때문에 내줌이 되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살아나셨다”(롬 4:25 참고)는 사실을 배운다.

드라마는 놀라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교리가 없으면 너무나 멀게 느껴진다.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들이 역사 속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그것들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하나님께서 드라마가 의미하는 바를 해석하여 우리로 하여금 드라마에 참여하게 하실 때, 우리는 단순히 놀라는 것을 뛰어넘어 벅찬 감격으로 감사를 외칠 수밖에 없다. 저자는 “그 드라마와 교리는 우리의 반응과 상관없이 참되다. 그러나 우리는 예배를 통해 그 드라마를 내면화해야 한다. 그리하면 역사 속에서 우리와 동떨어져 일어난 모든 것이 우리의 이야기로 바뀐다”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우리를 위한 이야기와 그 의미를 안다. 믿음은 주관적인 도약이 아니다. 믿음은 복음을 통해 자신을 분명하게 계시하신 하나님을 향한 합리적인 신뢰이다. 기독교의 믿음은 우리의 집단적인 감정이나 경험이나 도덕적 정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려고 역사 속에서 행동하셨다는 공개적인 선언에 근거한다. 우리는 기독교 신앙의 객관적인 진리를 강조해야 한다.

대다수 종교들이 자신의 감정과 행동만을 강조하는 세상에서, 기독교는 독특한 특성을 드러낸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에는 우리의 믿음을 보증하는 객관적이고도 역사적인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의 결론은 이것이다. “이 세상의 역사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야말로 운명의 진정한 방향키(rudder)이다. 그분의 이야기에 따라 세상의 이야기와 우리 자신의 삶의 이야기가 결정된다. 그리스도는 죽으셨고 부활하셨으며, 다시 오실 것이다.”

 

■더 읽어볼 책

가슴 뛰는 교리교육 현장 보고서(정설 편, 지평서원)

교리교육이 우리아이를 살린다(테리 L. 존슨 지음, 생명의말씀사)

잃어버린 기독교의 보물 교리문답 교육(도널드 반 다이켄 지음, 부흥과개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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