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락시스 아카데미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목회’ 세미나

양현표 교수 “작지만 강한 공동체 교회로 영혼에 집중해야”
박현신 교수 “새로운 종교운동으로 발전 위험성 지적해야”


지난 5월 독일 비텐베르크에서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폴라드어 등 5개 국어로 유창하게 설교를 하고 신도들에게 축복의 말을 건네는 ‘브레스유투(BlessU-2)’라는 이름의 소위 로봇 목사가 등장했다. 로봇 목사 가슴에 있는 터치스크린에서 언어를 선택하고 원하는 목소리를 선택하면, 로봇 목사가 팔을 들어 올려 빛을 비추면서 성경 구절을 암송하며 신의 축복과 가호를 전한다. 심지어 배경음악도 흘러나온다.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 일환으로 로봇을 개발한 주최 측에서는 로봇 목사를 통해 IT기술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회 모습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도 IT 강국으로 손꼽히고 있는 데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4차 산업혁명이 일상을 덮칠 날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의 파급을 목회 측면에서 이해하고 적용하기 위해 프락시스 아카데미(대표:양현표 박현신 김대혁)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 박현신 교수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예배와 설교의 방향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우선 양현표 교수(총신대)는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그 정의와 특징, 파급력에 대해 소개하고,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목회자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먼저 세계경제포럼(WEF)의 정의를 인용하며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3차 산업혁명)에 기반을 둔 물리적 공간, 디지털 공간 및 생물학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을 융합하는 기술혁명”이라고 정리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로봇 목사와 같은 인공지능(AI)의 출현으로 사람의 두뇌를 대체하는 시대의 도래가 가장 특징적이다. 인공지능이 출현해 바로 지금, 여기서, 사람들이 원하는 형태로 제품과 서비스가 즉각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자동화 기술이 개발되고 활용될 것이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은 무엇보다 ‘모든 것이 상호 연결되고 보다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양 교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윤리와 도덕관, 인간의 정체성에 큰 변화가 올 것이며, 인간의 외로움도 더 깊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4차 산업 혁명시대 목회자에게는 ‘경건(영성)과 도덕성, 투명성’이 더욱 요구된다고 밝혔다.

“아무리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한다 한들, 그것이 목회자를 대신할 수 없고 영혼을, 창의력을 소유할 수 없다. 무엇보다 목회자는 목사로 부름 받은 본질적 의미와 목적을 회복해야 하며, 한 사람과 한 영혼에 관심을 집중하는 교회를 세워야 한다. 인간만이 소유한 영혼을 울릴 수 있는 목회만이 승부수가 될 것이기에 발품을 파는 목회자가 되어야 하며, 지역교회이자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는 작지만 강한 공동체 교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성경 중심이면서도 기존의 목회와 인공지능이 대체할 목회와는 차별화 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한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 사도적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

이어 박현신 교수(총신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예배와 설교의 방향에 대해 강연했다.
박 교수는 “기독교 내 소수 학자들만이 기독교적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연구와 견해들을 내놓고 있는데, 여전히 실천신학 담론형성과 목회적 관점의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나친 낙관론으로 일관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담론에 대응할 기독교 담론의 형성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인공지능 혁명과 인간론 및 영혼의 문제는 이전까지의 창조론과 진화론 논쟁보다 더 심각하게 정통 기독교를 향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혁명에 대해 기독교 실천신학은 외면이나 무관심의 태도, 지나친 관심과 부정적 비판적 태도 등 양극단적 대응을 지양하면서 다양한 윤리적 문제에 대한 기독교 관점에서 근본적인 해답을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예배와 설교의 측면에서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해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에 따른 맹목적인 추종이나 탐욕적인 집착을 경계할 수 있도록 설교하고 교육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하나님 창조질서에 도전하는 21세기 바벨탑 운동 혹은 새로운 종교 운동이 될 수 있음을 설교와 교육을 통해 지적해야 하며, 하나님에 관한 개혁주의 신론과 하나님 형상에 기초한 설교를 통해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에 대한 문제에 대한 비판과 근본적 답변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시에 일반은총 차원에서 목회자 및 전문자의 통제와 검증 아래 인공지능을 교회 사역과 목회 행정, 설교 도우미, 성경공부, 자료 조사 등에 활용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끊임없는 개혁주의 실천신학의 관점에서 검증과 비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4차산업과 인공지능 혁명 시대에 특별은총 차원의 예배신학이 더욱 정립되고, 성령주도적 강해설교를 회복하고 강조해야 한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다층적인 교회에 대한 도전에 대해 설교자들은 전제주의적 변증 설교를 통한 기독교 진리의 방어와 변호, 공격을 할 수 있는 태세를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첨단 테크놀로지 혁명 시대일수록 깊은 영성을 가지고 주해와 신학, 적용을 설령 안에서 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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