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목사 사과, 사퇴 번복 "총신 정상화에 힘 쏟겠다”

전 총신재단이사장대행 김승동 목사(구미상모교회)가 교단의 공분을 사고 있는 9월 15일 총신대 정관 변경이 조건부로 통과됐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제102회 총회의 징계를 우려해 총신 정관을 변경했지만, 재단이사들에 대한 징계 없이 총회를 마치면 정관을 원상복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승동 목사는 김영우 총장이 재단이사장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11월 8일 만난 김승동 목사는 먼저 전국 교회와 총회와 총대들, 그리고 총신대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저에 대한 기대를 갖고 총회현장에서 맞이해준 전계헌 총회장과 박수를 쳐준 총대들에게 심려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또한 전국 교회와 오늘도 집회 현장에 서 있을 총신 학생들에게 마음 깊이 사과드립니다. 저 또한 동참하여 정관 변경에 찬성한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김승동 목사는 사과의 말을 전한 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후회 섞인 한숨을 내쉬더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총신 정관 조건부 통과

다시 말문을 연 김승동 목사는 총신 정관을 변경한 9월 15일 총신재단이사회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날 오전, 교회 당회원 해외 수련회를 마치고 귀국한 김 목사는 급하게 이사회가 열린 김포 메이필드호텔로 이동했다. 김 목사는 이사회 안건으로 총신 정관 변경이 상정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사회 직전 5일간 해외에 있던 관계로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사회에서 일부 재단이사들이 총신대 정관에서 심히 우려스러운 내용을 변경하자고 했다고 한다. 정관 제1조 목적에서 ‘총회의 지도하에 … 본 교단 헌법에 입각하여’를 삭제하고, 제20조 임원의 선임방법과 제20조 2의 개방이사 자격에서 ‘본 총회에 소속한 목사 및 장로 중에서 선임한다’를 삭제하자는 것이었다.

이 안건을 두고 1시간 30분 가까이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고 한다.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재단이사들이 더 많은 가운데, 유태영 목사와 정중헌 목사만이 총회에서 징계를 가하고 압박을 한다고 해도 재단이사들은 정정당당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정관을 변경하자는 측의 주장이 대다수의 재단이사들에게 공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들은 101회 총회에서 박무용 총회장이 안명환 목사와 송춘현 목사를 면직 제명 출교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또한 백남선 박무용 허활민 목사 등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재단이사회를 압박한 점을 언급하며, 3일 후에 열릴 제102회 총회의 징계에 대한 방어차원에서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정관 변경 안건을 두고 거수투표를 한 결과, 찬성 12표 반대 2표로 정관 변경이 가결되고 말았다. 유태영 목사와 정중헌 목사만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송춘현 목사는 이날 이사회에 불참했다.

김승동 목사도 찬성에 손을 든 셈이다. 하지만 김 목사는 정관 변경 시 조건을 달았기 때문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토로했다.

“총회와 총대들을 잠시 의심한 점을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102회 총회에서 재단이사들에 대한 징계가 없고 총회와 총신 관계가 정상화 되면 정관을 본래대로 되돌릴 것을 조건으로 찬성한 것입니다.”

당시 재단이사들은 '전시상황'이기 때문에 정관을 일시 변경하고, 102회 총회에서 징계결의가 없다면 정관을 원상회복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김영우 총장 또한 여기에 동의했다고 한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 동석한 모 재단이사도 “김승동 목사의 말이 사실입니다. 정관 변경을 조건부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102회 총회에서 징계가 없으면 총회 후 정관을 원상복귀하기로 했습니다”라며 사실을 확인해줬다.

또한 김 목사는 대행 딱지를 떼고 정식 재단이사장으로 선출되어야 총회와 화합을 도모하고, 정관을 원상복귀 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일단 찬성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식 재단이사장에 선출되기에 앞서 재단이사들의 눈 밖에 날 경우도 우려했다고 했다.

102회 총회는 총신 재단이사들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전계헌 총회장은 13개의 총신재단이사회 관련 헌의안을 총회임원회에 맡겨 줄 것을 요청하며 총회와 총신의 화합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현재 다수의 총신 재단이사들은 정관 원상복귀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할 뿐 아니라, 일부 재단이사는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들 재단이사들은 102회 총회 마지막 날 김영우 총장의 12월 말 임기 만료 관련 긴급동의안이 통과된 것을 두고, 총회가 징계를 내린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영우 총장은 102회 총회 당시 총신 재단이사가 아니었다.

 

김 총장, 이사장 선거 개입 정황

김승동 목사는 10월 26일 재단이사장 선거에 김영우 총장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김영우 총장의 재단이사장 선거 개입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최근 기자와 대화를 나눈 한 재단이사는 김영우 총장이 박재선 목사가 아닌 또 다른 인물을 재단이사장으로 선출하려는 사전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총장의 측근들조차 해당 인물을 반대하자, 박재선 목사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사회 당일에도 선거 개입 정황이 있었다. 10월 26일 이사회 개회 1시간 전, 7~8명의 재단이사들이 호텔 로비 커피숍에 모여 있었다. 그런데 3~4명의 재단이사가 누군가의 전화를 받더니 자리를 비웠다. 그중 한 재단이사는 김영우 총장에게 전화가 왔다고 말하며 커피숍을 벗어났다. 또한 전화를 받고 나갔다 온 또 다른 재단이사는 김영우 총장이 박재선 목사를 재단이사장으로 밀고 있다고 재단이사들에게 귀띔했다.

그때부터 김승동 목사가 아닌 박재선 목사가 재단이사장이 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그리고 1시간 뒤 이사회에서 박재선 목사는 무려 10표를 받으며 재단이사장에 선출됐다. 더구나 후보자가 없는 호선방식으로 치러진 선거, 그것도 1차 투표에서 몰표를 받은 것이다.

김승동 목사는 “총신 재단이사를 하면서 노회와 친분 있는 목사들이 재단이사 사퇴를 권유해도 관선이사 파송을 막기 위해 버티고 버텼습니다. 그런데 관선이사 파송의 고비를 넘기고 총회와 화합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김영우 총장에게 속았습니다. 김 총장은 나에게 재단이사장 선거와 관련해 단 한 마디의 말도 없었습니다”라면서, 김 총장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승동 목사가 정식 재단이사장이 되면 총신대 정관을 원상복귀하고 김영우 총장의 임기가 연장되지 않고 올해 12월 말로 끝날 것을 우려해, 김 총장과 측근들이 사전작업을 벌였다는 것이 재단이사들의 이야기다.

김승동 목사 사퇴 번복·총신 정상화 노력

10월 26일 이사회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온 김승동 목사는 당시 재단이사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날 만난 김 목사는 사퇴를 번복했다. 책임을 지더라도 제대로 지겠다고 말했다.

“총신 정관을 변경했던 이사회를 주재했던 것도 저이고, 정식 재단이사장이 되어 총회와 화합하겠다는 약속도 못 지킨 저입니다. 그래서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하려고 했으나 여러 목사님들도 그것은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분들의 말이 맞습니다. 사퇴를 번복하고 총신 정상화를 위해 온 힘을 쏟겠습니다.”

끝으로 김승동 목사는 총신 재단이사들을 향해서도 총신 정상화를 위해 함께 하자고 당부했다.

“재단이사의 역할은 총신을 잘 운영하고 이끄는 것입니다. 학교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학생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특정인에게 충성하면 안 됩니다. 오직 하나님께만 충성해야 합니다. 재단이사 여러분은 총회를 섬기는 목사 장로들입니다. 부디 신앙양심을 갖고 행동하여 정관을 원상복귀하고 총신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으길 간절히 바랍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