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주심교회 ‘부부행복학교’ 15년째 운영 ‘호응’
목회자부부 관계 회복 통해 성숙한 목회 돕는다

“목회자 가정부터 행복을 되찾아야 교회도 건강해집니다.”

15년째 무너진 부부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부부행복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안정은 목사(목동주심교회). 안 목사가 부부행복학교를 운영하는 이유는 불행한 결혼생활로 신앙생활마저 무너져가는 성도들을 만나면서부터였다.

▲ 부부행복학교 참석자 부부들이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서로의 행복을 응원하고 있다.

목동주심교회를 개척하기 전 대형교회 부목사로 10년 가까운 시간동안 성도들 가정을 심방하면서 안 목사는 남편 때문에 불행한 아내, 아내 때문에 불행한 남편, 불행한 부모 아래 더 불행한 자녀들을 목격했다. 심방할 때 한번 만나는 것으로는 부부 간의 문제가 무엇인지 깊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어렵고, 아내와 남편의 관점 자체가 달라서 양쪽의 이야기를 함께 듣고 중재하지 않으면 괜히 부부 싸움만 부추기는 꼴이 되기 십상이었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아름답고 복된 공동체인데, 그 복된 삶을 누리지 못하는 성도들을 보고 있자니 돕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습니다.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신 가정들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회복되고 풍성한 행복을 누리도록 돕기 위해 교회를 개척하고 부부행복학교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안 목사가 심방을 하며 직접 부부를 만나 부부 간의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얻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부 소통의 시간과 공간을 열어준 것이 부부행복학교로 이어진 것이다.

안 목사가 운영하는 부부행복학교는 부부 관계 회복을 통한 가정 회복, 그를 통한 신앙의 성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도 많은 부부들이 부부 간의 문제, 가정 내 문제로 불행하고, 그 때문에 신앙적인 성숙을 이루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행한 가정생활이 행복한 신앙생활로 이어질 수는 없습니다. 부부가 행복해져야 그 부부가 속한 교회 공동체도 회복되고 신앙도 성숙될 수 있습니다. 그 부부가 목회자 부부라면 더욱 중요합니다. 목회자 부부가 행복해야 그 목회현장 또한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행복학교는 내가 속한 교회 교인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참여하고자 하는 모든 가정, 특히 목회자 가정에 열려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안 목사는 무료로 부부행복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 부부행복학교 과정 중 열린 MT에서 참석자들이 함께 게임을 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부부행복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적용하기 쉽다’는 데 있다. 부부행복학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선 부부 간의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부부가 최소 5가정이 되면 그 가정들을 불러 모아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는 만남의 장을 만든다.

그렇게 문을 연 부부행복학교는 부부가 서로 만나게 된 배경과 연애 기간, 자주 가던 데이트 장소를 함께 생각하는 시간, 결혼할 때의 감정, 신혼살림을 시작했던 집 등 가장 사적이면서도 간단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성경에서 만나게 되는 모범적인 부부들을 모델로 삼아 함께 추구하고 힘써야 할 신앙적 도전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진다. 마지막으로 수료 여행을 1박2일로 떠나게 해 부부 관계가 믿음 안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출발선으로 삼는다.

효과적 운영을 위해 보통 12주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는 부부행복학교에는 몇 가지 진행 수칙이 있다. ▲부부가 함께 동의해 참여하도록 한다 ▲모임 시간은 티타임을 포함해 2시간 정도로 한다 ▲모임 진행은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참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다 ▲가끔은 분위기 좋은 장소에서 식사를 겸한 모임을 갖는다 ▲수료 후 1박2일로 졸업 여행을 반드시 다녀오며, 모임 중간에 드라이브나 영화 관람을 하도록 한다 등이다.

이 과정에서 안 목사의 역할은 부부가 자발적으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돕고, 조정이나 상담이 필요한 부분에 적절하게 개입하고, 그 모든 문제들을 성경적 가치관으로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부행복학교는 얼마나 많은 부부와 가정을 회복 시켰을까? 지난 15년 간 부부행복학교를 찾아온 부부는 200쌍에 이른다. 목회자를 대상으로 하는 부부행복학교도 16차례 진행됐다. 두 번이나 아내와 함께 참석한 강성희 목사는 “우선 사모가 행복해하고, 함께 참석해서 서로 충분히 마음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라고 고백했다.

16기를 수료한 서완석 목사는 “성도와 목회자 가정이 건강해야 한다는 중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을 몰라 하지 못했다”며 “부부행복학교를 통해 배운 내용을 우리 교회에도 적용하고 주변 목사님들에게도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안 목사는 무엇보다 목회자들이 먼저 행복한 부부 관계를 회복할 것을 권면했다. “대다수 목회자가 성도들의 가정 회복을 위해 힘쓰면서도 막상 자신의 가정생활과는 분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목회자 자신이 행복한 가정생활을 누릴 때 성도들 가정 또한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목회자부터 가정 회복을 위해 용기를 가지고 사모와 함께 하나님 안에서 교제와 소통을 시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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