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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촛불, 민주화와 한국교회백종국 교수(경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 백종국 교수(경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촛불 혹은 등불은 성경에서 진리와 영혼과 의지를 표현하는 도구로 자주 나타나고 있다. 다윗이 그의 모든 대적을 물리치고 부른 “여호와여, 주는 나의 등불이시니 여호와께서 나의 어둠을 밝히시리이다”는 노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애창하는 찬송이다. 또한 “누구든지 등불을 켜서 움 속에나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는 들어가는 자로 그 빛을 보게 하려 함이라”는 주님의 말씀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변함없는 지표가 되고 있다.

2016년 10월에 한국을 비춘 촛불은 한국인들이 나아가야 할 역사적 방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빛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당시 촛불은 한국 사회를 뒤덮고 있던 어둠 때문에 발생했다. 2015년 말부터 한국 사회를 뒤흔들기 시작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는 일반 시민들뿐만 아니라 최선을 다해 공평과 정직을 실천하려는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하나님의 성품은 인애와 공평과 정직이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하는 성화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빛은 어둠 때문에 의미를 가지게 된다.

2016년의 촛불이 역사적으로 각별한 이유는 이것이 단지 어둠과 악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이 사회를 재구성하는 민주적 운동으로 발전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촛불처럼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운동을 세계사에서 찾아보면, 대부분 ‘혁명’으로 불린다. 혁명은 원래 폭력을 동반하는 사회변화를 지칭하는 말이다. 많은 피를 흘리게 되고 이러한 폭력성은 역사의 짐이 되는 경우가 많다. 혁명이 발생했던 많은 국가들에서 국가발전의 지체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가 바로 폭력성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2016년의 촛불은 타락한 집권자를 그 권좌에서 끌어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피를 흘리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법적 요건조차 훌륭히 지킨 정치과정이었다. 이러한 점들은 세계인들이 ‘한국의 촛불’에 찬사를 보내고 한국의 성숙한 민주화를 인정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촛불의 높은 의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그 촛불을 내려놓으면 안된다. 촛불로 인해서 드러난 진실을 이 사회의 공의와 평화와 복지 증진의 기초로 계속 이어가려면, 아직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한국역사에서 촛불의 의의를 계속 이어가지 못했을 때, 어떤 결과를 맞이했는지 잘 알고 있다. 1960년의 4·19혁명과 그 결과가 우리에게 그러한 교훈을 주고 있다. 적지 않은 희생을 치루며 이승만의 독재정권을 청산했지만 민주적 역량의 부족 때문에 도리어 강고한 군사독재가 역사를 찬탈하는 기회를 제공했었다. 1987년 민주화운동 역시 촛불을 사회의 공의와 평화를 세우는 단계로 이어가지 못했다.

다행히도 과거와 달리 시민 정신이 많이 발달했고 민주적 제도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 2016년 촛불은 단순히 정권교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를 보여주는 빛의 길이 되어야 한다. 그 길을 걸어야 한국 사회는 진실로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한국교회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 사회의 참된 등불이 되기를 희망해야 한다. 촛불의 와중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정치 분쟁의 당사자가 되는 추태를 보인 것에 대해 회개해야 한다. 무엇이 어느 것이 인애와 공평과 정직의 실천에 합당한지를 양심적으로 고찰해 보는 회개와 성경공부와 기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하나님의 성품이 한국 사회 안에서 대세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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