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신문

상단여백
HOME 목회 목회플러스
사랑의 교제 20년, 한일 화해·협력 마중물되다대방교회·메구미교회 ‘코이노니아 20주년 기념예배’서 하나님 나라 확장 손 잡아
▲ 대방교회와 메구미교회가 교류를 한 지 20주년을 맞았다. 두 교회 성도들은 역사의식과 문화, 언어 등의 장벽을 복음으로 무너뜨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20주년 기념식에서 길현주 목사의 제안으로 한국과 일본 성도들이 함께 찬양하고 있다.

“기타무라 부부 어디 계세요? 여기 있었네. 이제야 보네.”

김청자 권사는 기타무라 부부를 얼싸안고 반가워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기타무라 부부 역시 김 권사를 안으며 그 격한 반가움을 받아들였다. 여기저기에서 웃음소리가 나오며, 대방교회 성도들은 “오겡끼데스까?”로 안부를 묻고 일본 메구미교회 성도들은 “안녕하세요 잘 지내스니까?”로 인사했다.

대방교회(길현주 목사)와 메구미교회(세이노 가쯔히코 목사)가 사랑의 교제를 시작한 지 2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대방교회에서 10월 29일 열린 ‘일·한 코이노니아 20주년 기념예배 및 기념식’은 어떻게 그리스도인들이 국가와 언어와 문화를 넘어 예수 안에서 한 형제자매인지 보여줬다.

대방교회와 메구미교회는 1997년 중고등학생들의 교류 행사를 시작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1999년 당시 임병준 담임목사와 세이노 가쯔히코 목사를 비롯해 양 교회의 장로들까지 교류를 하고, 대방교회에서 ‘99 코이노니아 일·한 지도자대회’를 개최했다. 지도자대회를 통해 대방교회와 메구미교회는 자매결연은 물론, 지속적인 교류와 교제를 위해 코이노니아위원회를 조직하기로 했다. 또한 과거 양 국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해 그리스도 안에서 친교하고 하나님 나라 확장에 협력한다는 선언문도 작성했다.

세이노 목사는 이 선언을 잊지 않았다. 일본제국주의가 조선을 강제로 병합한 경술국치 100년(2010년) 때는 물론 대방교회를 찾을 때마다 일본인으로서 과거사를 사죄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와 평화를 이뤄가자고 말했다. 메구미교회 성도들 역시 격년으로 대방교회를 방문할 때마다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역사의 진실과 마주하고 사과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이번 일·한 코이노니아 20주년 기념예배에서도 세이노 목사는 설교하면서 다시 일본의 과거사를 사과했다. 세이노 목사는 “수년 전부터 대방교회 성도님들은 이젠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을 듣고 너무 감사했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의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계속 사실을 기억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구미교회 성도들의 사과를 대방교회 성도들은 질책하지 않고 품어주었다. 민족의 악감정과 문화의 차이를 넘어, 일본 성도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고 함께 잠을 잤다. 대방교회 코이노니아위원장 김진선 장로는 중등부 부장을 할 때 메구미교회와 교류를 시작했다. 김 장로는 20년 전을 회상하며 “처음에 어려움이 많았다. 과거 역사의 문제, 언어와 문화의 장벽, 여기에 한일 관계의 돌발 상황까지.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교류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던 것은 결국 하나님께서 인도하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방교회는 ‘일·한 코이노니아 20주년’ 행사를 풍성하게 진행했다. 10월 26일 입국한 세이노 목사와 28명의 성도들은 설악산을 중심으로 여행하며 한국의 단풍을 만끽했다. 서울에서는 대방교회 성도들이 준비한 환영을 받으며 한국의 정을 맛보았다. 메구미교회 성도들도 예배시간에 <나의 주를 찬양하라> <주의 선하심> 등 한 달 넘게 준비한 한국어 찬양을 특송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역사와 문화와 언어의 막힌 담을 헐고 20년 째 교제를 나누는 대방교회와 메구미교회 성도들. 20주년을 맞아 한국과 일본의 성도들은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대방교회와 메구미교회처럼 보다 많은 일·한 교회들이 교류와 교제하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그리스도인들이 두 교회처럼 역사를 바로 인식하고 용서하며 서로를 위해 기도한다면, 결국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을까. 대방교회와 메구미교회는 새로운 한일관계의 마중물이 되길 기도하고 있다.

-----------------------------------------------------------------------------------------------------

“허물 없는 성도 교제가 동력”

▲ 교제에 앞장서는 김진선 장로, 길현주 목사, 세이노 목사, 이나모토 장로(왼쪽부터)

길현주 세이노 목사

“목사와 장로 중심이 아니라 성도들의 교류였다는 것, 그것이 대방교회와 메구미교회가 20년 동안 교제를 발전시킨 힘입니다.”

대방교회 길현주 목사는 원로 임병준 목사가 시작한 한·일 코이노니아를 더욱 발전시켜 왔다. 길 목사는 그동안 한국과 일본 교회 및 단체들의 교류가 빈번했는데, 깊은 교제로 발전하지 못한 이유가 교회 지도층 중심의 교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길 목사는 “이미 학술적으로 대방교회와 메구미교회의 코이노니아는 선교는 물론 두 나라의 시민사회 의식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받았다. 한·일 코이노니아 모델을 발전시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일본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 아스펜포럼에서 대방교회와 메구미교회의 코이노니아 사례가 논문으로 발표됐다. 두 교회의 교류를 모델로 발전시키면, 한일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세이노 목사는 “대방교회와 교제가 돈독해진 또 다른 이유는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배우려고 한 것”이라며, 우리의 교제가 한·일 양국의 교회와 사회에 전파되고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이해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 10년 넘게 교제하고 있는 기타무라 부부(오른쪽)와 김청자 조길상 성도.

김청자 권사·기타무라 부부

“반갑지, 우리 집에 처음 오신지 10년이 넘었어.”

김청자 권사는 기타무라 테루오와 요우코 부부를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딸 엄진숙 집사를 통해 기타무라 부부를 홈스테이 가족으로 받아들인 것이 첫 만남이었다. 김 권사 옆에서 기타무라 부부와 대화를 하던 외손자 조길상 성도 역시 10년 전인 중학교 1학년 때 메구미교회를 방문했고, 기타무라 부부 집에서 머물렀다.

조길상 성도는 메구미교회와 교류를 하면서 일본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메구미교회 성도들과 만나면서 일본 사람들이 자신의 역사에 대해 모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국을 오면 서대문형무소를 꼭 탐방하는데, 역사의 사실을 확인하고 사과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일본인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조길상 성도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고 말했다. “일본 메구미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것은 분명 대방교회 예배와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다른 나라 다른 민족과, 같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린다는 것, 세계와 모든 민족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일이었습니다.”
 

박민균 기자  min@kidok.com

<저작권자 © 기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민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