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1일은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당에 로마가톨릭의 부패를 지적하며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붙이며 시작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일이다. 루터는 면죄부 판매를 반대하고 교황의 권위보다는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를 강조하며 종교개혁의 시작을 알렸다. 물론 당시 루터는 이와 같은 행동이 종교개혁이라고 생각지는 않았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중심의 교회에서는 수 년 전부터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각종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에 주력해왔다. 뿐만 아니라 500년 전의 로마가톨릭의 부패와 현재 교회의 암울한 현실을 비교하면서 루터가 외쳤던 ‘성경으로 돌아갈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한국교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교회는 루터를 시작으로 칼빈이 꽃을 피웠던 개혁주의 신학을 강조하며 교단별 혹은 교파를 초월하여 각종 행사를 개최해 왔다.

10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일산킨텍스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한국대회가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의 본질은 소통이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한국교회가 오직 그리스도를 통해 교회와 사회의 간격을 메우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을 회복할 때가 되었다며 나부터 소통을 시작하자고 주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한국교회는 이와 같은 기념행사에 앞서 이제는 실천적인 삶을 수반하는 행동에 주력하여 변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사회가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남다르다. 교회가 대형화 되고 기독교가 사회에 영향력을 미칠만한 ‘위치’가 되면서 한국교회는 겸손보다는 무례할 정도로 교만해졌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거기다 목회자 세습, 목회자 성문제, 교회재정의 불투명 등이 표면화 되면서 교회의 윤리적인 부분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가장 거룩하고 깨끗해야 될 교회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점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500년 전에 루터와 칼빈이 목숨을 걸고 잘못된 종교 권력에 맞서 개혁을 외쳤다면, 이 시대에 지금 우리는 무엇을 부르짖어야 하는가. 종교개혁은 매일 변화된 삶을 사는 것이다. 내가 변하지 않고는 아무리 고귀한 것도 개혁될 수가 없다. 선한 영향력은커녕 맛을 잃어가는 한국교회의 변화는 거창한 500주년의 기념행사에 앞서 목회자를 포함한 성도 개개인의 개혁부터 이뤄져야 한다. 종교개혁의 출발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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