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선 10표 얻은 박재선 목사 당선, 김승동 목사 사퇴의사 밝혀...정관 재개정 미온적 반응

당초 예상과 달리 총신재단이사장에 박재선 목사(성은교회)가 선출됐다. 지난 7월 이후 재단이사장대행직을 수행하며 차기 재단이사장으로 유력했던 김승동 목사는 선거를 마친 후 사퇴의사를 밝히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총신재단이사회는 10월 26일 오전 11시 30분 대전광역시 유성호텔에서 개회했다. 재적이사 15인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이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재단이사장 선임’이었다.

총신재단이사회는 먼저 학교보고와 법인보고를 시작으로 심의사항으로 이사회결의 무효가처분 소송의 건, 교육부 지시에 따른 정관 변경의 건, 교원임용의 건, 수익재단 처분의 건, 추경의 건을 다뤘다. 교육부 지시에 따른 정관 변경의 건은 총신재단이사회가 지난 9월 15일 개정한 정관에 대한 시정사항으로, 이사장 선출방법과 임기 및 직위 해제 관련 조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사항을 마무리 지은 후 총신재단이사회는 재단이사장 선임에 돌입했다. 재단이사들은 재단이사장 선출 방식을 놓고 호선 또는 거수투표로 할 것인지 논쟁을 벌였으나, 정관에 따라 호선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재적이사 15인 전원이 무기명비밀투표로 선거에 참여한 결과, 10표를 얻은 박재선 목사가 재단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김승동 목사는 4표를 받았고, 무효 1표였다.

후보자가 따로 없는 호선에서 재단이사장대행직을 수행해온 김승동 목사가 아닌 박재선 목사가 1차 투표에서 10표나 얻은 것은 예상 밖의 결과였다. 이는 재단이사들 사이에서 박재선 목사를 염두에 두고 사전작업을 진행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사장 선임을 마친 후 김승동 목사는 “여기서 끝이다”는 신상발언을 하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김승동 목사는 재단이사 사퇴의사를 밝혔다.

재단이사장에 선출된 박재선 목사는 “하나님께 영광을 올리고 총신 발전을 도모하겠다”며 짧게 소감을 말했다. 또한 박재선 목사는 “총회에서 대화를 제의하면 대화를 하겠다”면서도, “9월 15일 개정한 정관을 원안으로 되돌리는 것은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재단이사들과 논의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단이사들은 이날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아 다루지 못했던 정관 개정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총신재단이사회는 제102회 총회 직전인 9월 15일 이사회를 열어 총신대 정관을 개정했다. 제19조 임원의 임기에서 ‘임원 정년’을 삭제하고, 제20조 임원의 선임방법에서 ‘본 총회에 소속한 목사 및 장로 중에서 선임하여’를 ‘성경과 개혁신학에 투철한 목사와 장로 중에서 선임하여’라고 변경했다.

또한 제20조 2 개방이사의 자격에서도 ‘본 총회에 소속한 목사 및 장로 중에서 선임한다’를 ‘성경과 개혁신학에 투철한 목사 및 장로 중에서 선임한다’고 변경했고, 제45조 직위해제 및 해임 1항의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교원에 대하여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한다’를 ‘형사사건에 기소된 자에 해당할 때에는 당해 교원의 임용권자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변경한 바 있다.

재단이사들은 제102회 총회의 징계를 우려하여, 그 방어차원에서 총회 직전 정관을 개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제102회 총회는 재단이사들에게 어떠한 징계도 결의하지 않았다. 특히 전계헌 총회장은 총회와 총신의 화합을 강조하며 재단이사들의 총대 자격을 회복시켰으며, 13개나 되는 총신재단이사회 관련 헌의안을 총회임원회에서 맡겨 줄 것을 요청하여 총대들의 허락을 받아냈다.

이와 같이 전계헌 총회장은 제102회 총회 전후로 총신과 화합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했다. 그렇다면 재단이사들도 정관을 재개정하여 원안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 옳다. 무엇보다 교단을 대표하는 신학교의 임원 즉, 재단이사의 자격에서 ‘본 총회에 소속한 목사 및 장로 중에서 선임한다’를 개정한 것은 교단 정서에 반하는 비상식적인 행태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일부 재단이사들은 정관을 재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 외 재단이사들은 정관 재개정에 미온적이거나, 정관 개정 관련 연구를 하자는 입장을 냈을 뿐이다.

제102회 총회를 통해 총회와 총신의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보였으나, 총신재단이사회의 박재선 재단이사장 선출과 일방적인 정관 개정으로 인해 총신 문제는 또다시 교단의 해결 과제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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