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암고려인교회, 다음세대 사역 ‘풍성’
“차세대 인재양성 거룩한 꿈 동참바란다”

중학교 3학년 우미다 학생은 외교관이 꿈이다. 비록 지금은 한국어도 서툴고, 생활환경은 먹구름 같지만 “훌륭한 외교관이 되어서 집안도 돕고 하나님을 증거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겠다”는 예쁜 꿈을 지녔다.

라흐마도와 우미다혼. 우미다의 본명이다. 국적은 우즈베키스탄, 언어는 러시아어, 민족은 고려인, 사는 곳은 대한민국. 어느 것 하나 정리된 것이 없고 복잡하다. ‘살아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2년 전 어머니의 손을 잡고 한국 땅을 밟았다.

하지만 할머니의 나라 대한민국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친절보다는 또래들의 냉대가 오히려 더 컸다. 때마침 사춘기를 겪던 우미다는 삐뚤어질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곤지암고려인교회(문성도 목사)를 만났다. 낯선 땅에서 갈피를 찾지 못할 때 곤지암고려인교회는 우미다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다.

▲ 곤지암고려인교회는 중앙아시아 선교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이곳에서 30명의 외국인 노동자와 다음세대가 신앙을 키워가고 있다. 곤지암고려인교회는 평일에 방과후 교실 활동을 하고있다.

“교회 분들이 정말 친절해요. 여기에 있으면 마음이 안정돼요. 중학교 수업시간에 한국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이곳에서 다시 배우는 중입니다.”
우미다 학생은 곤지암고려인교회에 와서 하나님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있다. 처음 예수님에 대해서 설명을 들을 때 ‘신기하고 재미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년 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외교관이 되어서 주님을 전하는 전도자의 꿈을 갖게 됐다.

▲ 진로 체험 학습을 떠나고있다.

놀라운 것은 곤지암고려인교회에는 우미다가 30명이라는 것. 물론 이름도 나이도 제각각이지만 우미다처럼 거룩한 꿈을 꾸는 자가 30명이나 된다. 어떤 친구는 러시아 출신 고려인이며, 어떤 친구는 카자흐스탄 출신 고려인이며, 누군 우즈베키스탄 국적 고려인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곤지암고려인교회에서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꿈을 꾸고 있다는 점은 공통분모다.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기독교 박해가 심각합니다. 한국 선교사님들도 추방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복음의 문이 점점 닫히고 있는 이때에 고려인들은 새로운 선교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려인 다음세대는 현지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을 잘 훈련시키면 중앙아시아 국가가 복음화 될 것입니다.”

곤지암고려인교회 문성도 목사의 말이다. 그는 총신신대원 입학 때인 2003년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복음의 씨앗을 심는 사역에 매진하고 있다.

사실 문성도 목사는 목회자의 길이 싫어서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이라는 외도(?)를 했다. 하지만 목회자였던 아버지의 영향력은 그에게 큰 도전이 됐다. 그리고 중고등부 시절, 북한선교회에서 주최한 수련회에서 북한선교사가 되겠다는 막연한 기도를 드렸던 것이 수십 년을 지나 현재의 문성도 목사를 만들었다. 물론 고등학교에서 국어 과목을 가르친 경험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밑거름이 됐다.

▲ 어린예배 현장

그는 지금도 고등학교 교육현장에서 국어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그렇지만 고려인 사역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정식 교사가 아닌 기간제 교사로 전환했다. 정교사로 있으면 많은 혜택이 있지만 고려인과 하나님을 향한 꿈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현재 기간제 교사로 있는 것도 교회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자비량’의 한 일환이다.

“하나님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한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수련회에서 기도했던 것을 하나님은 잊지 않으시고 현실로 만드셨어요. 교육현장에서 국어 과목 교사를 하게 하셨던 것도 준비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곤지암고려인교회는 주중에는 외국인교육지원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곤지암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글과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주일에는 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며 영육이 온전히 변화되도록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의 헌신에 국가기관도 호의적이었다. 그래서 곤지암읍에서 구청사 별관을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하지만 10월 말부터 농촌중심활성화센터가 착공할 예정이어서 급작스럽게 새로운 공간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10평 남짓의 공간에서 30명이 하나님의 꿈을 꾸고 있었는데, 갑자기 퇴거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 난감합니다. 방과후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장학금 지급, 러시아 원어민교사 채용, 동유럽 고려인 교회 후원 등의 사역도 차질이 불가피하고요.”

고려인을 향한 사랑과 열정, 중앙아시아 선교를 위한 거룩한 꿈이 현실의 벽에 좌절되지 않도록 전국교회의 관심이 절실하다.

“하나님은 분명 이들을 통해 중앙아시아 복음화를 이루실 겁니다. 그때를 위해 우리가 존재하는지도 모르죠.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그 한 사람, 준비된 다음세대를 육성하는 거룩한 꿈에 동참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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