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00주년 맞은 탑리교회, 리모델링 통해 변화
신앙 열정 ‘기지개’ 새로운 100년 복음사명 감당

농촌지역 교회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어느 곳 할 것 없이 비슷하다. 대부분의 농촌은 사람이 떠나고, 고령화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기에 새로움이나 희망을 말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런 생각들이 켜켜이 쌓이다보니 농촌의 어려운 현실보다 오히려 더 큰 절망이 농촌 교회를 휘감는 경우가 많다. 다름 아닌 ‘농촌 교회에는 더 이상 부흥은 없다’는 패배의식이다.

▲ 탑리교회가 100년의 역사 속에서 겪은 어려움과 척박해가는 농촌지역의 한계를 잘 극복해가며 100년 전 교회를 세울 당시의 열정 못지않은 역동성과 변화로 든든히 서가고 있다. 교회설립 100주년 기념 감사예배 사진.

교회 존립마저 흔들리는 환경에서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당대에 주어진 사명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교회들이 있음도 사실이다. 경북 의성군 금성면에 소재한 탑리교회가 그런 교회이다.
탑리교회(오덕은 목사)는 면소재지에 있는 교회이기에 다른 농촌 교회보다는 환경이 낫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농촌의 어려움을 뛰어넘는 좋은 여건은 절대 아니다. 탑리교회는 올해로 교회설립 100년을 맞은 전통이 있는 교회다. 전국에서 손에 꼽히는 초고령화 지역에 위치해 있기도 하다.

▲ 교회설립 100주년 기념 행사 사진.

100년 역사의 농촌 교회하면 떠올릴 수 있는 그림으로 탑리교회를 보면 곤란하다. 최근 탑리교회의 변화상이 증거다. 지난해 탑리교회는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 이 공사로 쉽게 예배당으로 들어올 수 있는 엘리베이터와 경사로, 자동출입문이 생겼다. 이용에 불편이 컸던 교육관의 식당도 1층으로 옮겼으며, 교제의 공간인 카페로 만들었다. 탑리교회의 리모델링은 단순히 공간의 재보수로 멈추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영적 리모델링도 동시에 일어났다.

그동안 거동이 불편한 성도들은 접근이 힘든 교회시설 때문에 부득이 교회에 출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속속 생겨났다. 농촌 교회가 다 그렇듯 사람이 떠나고, 젊은이가 없어 일꾼도 부족하고, 새가족은커녕 고령화로 자연감소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몇 해 전, 교회 내부적인 갈등을 경험했고 급기야 교회 분열이라는 아픔도 겪었다. 이로 인해 교회 내 낙심자도 생겼으며, 교회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응도 냉소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러했던 탑리교회에 리모델링 공사 전후로 100년 전 교회를 세울 당시 믿음의 선배들 못지않은 신앙의 열정들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냉랭했던 새벽기도회나 금요기도회에 많은 성도들이 참여해 기도의 불이 붙었다. 교회 사역에도 참여도나 열정이 되살아났다. 한동안 끊겼던 불신자 전도도 이뤄졌다. 나아가 초신자의 알찬 신앙성장에 기존 성도들이 도전을 받고 있다. 주일학교 성장도 두드러지고 있다. 내년부터 유치부를 신설해야할 정도로 다음세대 사역이 탄력을 받고 있다.

▲ 교회설립 100주년 기념 행사인 주민초청잔치.

탑리교회의 변화는 이 뿐 아니다. 분열로 잠시 떠나있던 성도들이 올해 1월 다시금 교회로 돌아와 하나가 되는 기적을 경험했다. 이에 대해 탑리교회 성도들은 100년의 해에 진정한 희년의 은혜를 하나님께서 부어주셨다고 고백한다.

교회설립 100주년을 맞은 탑리교회 성도들에게는 이제 더 이상 환경 때문에 절망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새로운 100년에 대한 희망과 하나님께서 부어주실 부흥을 기대하고 있을 정도로 변했다.

1917년 10월 15일 윤순구 성도 가정에서 대리교회로 시작해 일제의 탄압과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 위기도 있었지만, 1세기 동안 묵묵하게 복음사명을 감당해 왔기에 지금의 은혜를 누리고 있다는 고백으로 탑리교회는 교회설립 10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우선 탑리교회는 10월 14일 교회설립 100주년 기념 감사예배를 드렸다. 새로운 100년을 출발하면서 직분자 은퇴식과 임직식도 가졌다. 15일 주일에는 출향성도를 초청해 홈커밍데이 행사도 진행했다. 앞서 새로운 100년은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는 상징적 의미로 지역 어르신 초청 행사를 개최했다. 어르신들을 위해 장수사진촬영, 이미용, 피부미용, 물리치료, 치위생검사, 식사 등의 다채로운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10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1946년 제작했던 종탑 복원과 역사사진 전시회, 100주년 기념 화보집도 제작했다.

이러한 100주년 기념행사를 치른 탑리교회는 새로운 100년을 출발하는 시점에서 교회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하기 위한 비전을 수립했다. 교회 본연의 하나님 임재가 충만한 예배 중심의 교회, 다음세대를 준비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교회, 전도와 선교지향적 교회, 섬김을 실천하는 교회를 위한 구체적인 사역들을 벌써부터 알차게 진행하고 있다.

오덕은 목사는 “우리 탑리교회가 하나님의 은혜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회복되어 은혜의 100년에 감사하고 새로운 100년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할 수 있어 기쁘다.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의 복을 아름답게 잘 유지해 어려운 농촌 여건 속에서도 교회에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하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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