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교회와 농업환경단체, “GM작물 생산 않겠다” 농진청 협약 받아내

1년여 반대운동 결실

교회와 목회자를 중심으로 지역 사회가 하나로 뭉쳐 생명과 창조질서를 보호했다.
이세우 목사(완주 들녘교회)를 비롯해 전북 지역의 농업 환경 단체들은 1년 동안 반대운동을 펼친 끝에,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유전자변형작물(이하 GM작물)을 생산하지 않겠다는 협약을 받아냈다.

농촌진흥청은 그동안 인체 유해성과 생물 다양성 훼손 우려가 높은 GM작물 개발을 추진해 왔다. 특히 농촌진흥청은 전북 완주 지역에서 쌀을 비롯해 무려 100종에 이르는 GM작물 개발실험을 진행했고, 일부 GM작물은 일반 농지 바로 옆에서 재배실험을 했다. 이 사실을 처음 파악한 이세우 목사는 지역 농민단체 및 생명 환경 기관들과 함께 ‘반GMO전북도민행동’을 조직하고, 1년 넘게 반대 시위와 집회를 진행했다.

▲ 이세우 목사(앞줄 오른쪽 네번째)와 한국교회 생명 환경 농업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10월 16일 탈GMO연합예배를 드리고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결국 반GMO전북도민행동은 140일 동안 천막농성을 벌인 끝에 지난 9월 1일 농촌진흥청과 협약서를 체결하고 ▲GM작물 생산 추진 중단 ▲GM작물개발사업단 해체 ▲GM작물 연구내용 공개 및 주변 지역에 대한 민관합동 환경영향조사 실시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농생명위원회 운영 등 합의를 이끌어냈다.

한국교회 생명 환경 단체들도 이번 합의도출을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중요한 사역으로 평가하며, 10월 16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탈GMO연합예배 및 현장보고회’를 개최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 한국기독교생명농업포럼 등 교계 단체들은 ‘탈GMO생명살림기독교연대’를 조직하고, 농촌진흥청의 GM작물 개발과 재배 반대운동에 협력해 왔다.

현장보고회 시간에 이세우 목사(반GMO전북도민행동 대표)는 1년 동안 진행한 반대운동 과정을 담담히 이야기했다. 이 목사는 “생명의 농사를 짓고 싶어서 27년 동안 유기농사를 지었다. 영농조합을 만들어 100가정과 함께 친환경 유기농 단지를 이루었다. 그 농지 옆에서 유전자조작 농산물을 키우고 있었다. 아연실색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에 이 사실을 알리고 110개 단체의 동참을 이끌어 내어 반GMO전북도민행동을 조직했다. 반대운동은 무조건 거부와 투쟁이 아니었다. GM작물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면서 “우리 농업과 농촌을 살리는 길은 GMO를 버리고 생명농업을 선택하는 것임을 이해시키고 이를 위해 농진청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상생을 모색했다. 결국 농촌진흥청은 대화를 요청했고, 이 목사가 9월 1일 5개 항의 협약서에 서명을 했다. 

이세우 목사는 정부기관의 정책까지 바꾼 큰일을 해냈지만 “이제 한 고비를 넘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아직도 국민들은 GM작물의 위험성에 대해 관심이 낮다. 핵보다 더 위험하고 불안한 것이 GMO 문제임을 현실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목사는 “생명을 살리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계속 GMO반대운동에 나설 것이다. 어찌 유전자를 조작해서 하나님을 조롱하고 위협하는데, 가만있을 수 있는가!”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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