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목사의 사진에세이/순례자의 길] (9)내가 영원토록 찬양할 아빠 아버지

사진1  중국 운남성 여강의 한 동네에 할머니가 어린 손자를 데리고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

세계 어느 곳에 사는 어느 민족이든지 어린아이는 하나같이 귀엽고 예쁘다. 또 나라나 민족이 다르고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아이를 양육하는 어버이의 마음은 같다. 모든 민족, 모든 사람은 예외 없이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친다.
할머니 한 분이 손녀로 보이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다. 별 대꾸도 없는 아이에게 이것저것 설명해 주며 부지런히 말씀해 주신다. 저 아이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디 가고 아이가 할머니 곁에 착 달라붙어 있을까? 혹시 부모가 이혼하고 할머니에게 맡겨진 조손가정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아마도 일하러 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온 식구가 먹고 살며 이 아이를 교육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것이다.

사진2  운남성 동천에서 만난 젊은 농사꾼 부부와 아이.

어떤 사람들은 어린아이를 일터에 데리고 다니기도 한다. 마땅히 돌봐 줄 사람이 없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개중에는 일찍부터 아이에게 일하는 법을 가르칠 요량으로 데리고 다닌다. 그래야 그 아이에게 스스로 먹고 살 능력이 갖추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또한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는 부모의 애틋한 마음의 발로다.
처음에는 그냥 데리고 다니며 놀게 하다가 일터가 익숙해지고, 아이가 부모의 흉내를 내며 자기도 일을 하겠다고 덤빌 때쯤에 그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하게 한다. 그러면 그 아이는 부모의 칭찬과 격려에 힘입고 제법 일을 잘 하게 된다.
그렇게 일을 배우던 아이는 차츰 자라면서 집안의 큰 일꾼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고 마침내 성인이 된다.


사진3  신발도 없이 맨발로 뛰노는 남아공의 빈민촌 아이들.

어린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어버이들은 하나님을 닮았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하시고 또 사랑하시듯이, 세상의 모든 어버이도 아이를 그렇게 사랑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키시고 돌보시되 잠시도 눈을 떼지 않으시듯이, 모든 나라 모든 민족의 어버이들도 그렇게 어린아이를 지키고 돌본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양육하시고 가르치실 때 지치지도 않으시고 거듭거듭 말씀하시며 부지런히 가르치시듯이, 어버이들도 그렇게 아이를 양육하며 가르친다.
그러나 하나님은 완전하셔서 실수가 없으시지만, 이 땅의 어버이들은 불완전한 존재라 실수도 하고 아이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기도 한다는 점이 다르다. 또 하나님께서는 능력이 크시므로 무엇이든지 우리의 필요를 다 채워주실 수 있지만, 세상의 어버이들은 그것이 불가능하다.
사랑하는 아이에게 무엇이든지 다 주고픈 마음은 있어도 능력의 한계가 분명하여 어쩔 수 없는 것이 많다. 하지만 아이가 잘 되기를 바라고 아이에게 다 주고픈 마음만은 하나님을 쏙 빼닮았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고, 하나님은 우리를 아들딸이라고 하신다.

사진4  어린 아이가 성령으로 충만해서 마음의 고백으로 찬양을 드리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어린아이를 향한 어버이의 마음은 곧 우리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다. 어린아이에게는 무조건 사랑해 주고 지켜주고 도와주며 격려해 주고 칭찬해 주는 부모가 필요하듯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런 아버지 하나님이 필요하다. 그 하나님을 아빠라 부르고, 아버지라 부르며 사는 인생이 행복하다. 결코 만만치 않은 인생여정이지만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는 순례자의 길은 행복할 수밖에 없다.
언제 어디서나 나를 지켜보시는 아빠 아버지, 세상에서 지치고 피곤할 때 위로하시고 격려해 주시는 아빠 아버지, 조그마한 일에 최선을 다했더니 크게 칭찬하시며 큰일을 맡겨 주시는 아빠 아버지, 살다가 건너지 못할 강을 만나고 넘지 못할 산을 만났을 때 나를 안고 건너 주시며 등에 업고 넘겨주시는 해결사 아빠 아버지, 죽음의 위기 앞에서 주저앉아 울부짖으면 어느새 나타나셔서 위험에서 건져주시는 우리 아빠 아버지시다.
내가 이 길 다갈 때까지 사랑할 아빠 아버지, 나의 인도자요 보호자요 구원자이신 아빠 아버지, 내가 영원토록 감사하며 찬양할 우리 아빠 아버지!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