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성경연구원 ‘성경으로 돌아가는 목회’ 종교개혁 500주년 포럼

김영한 박사 “가장 낮은데서 시작하는 십자가 영성 회복에 힘써 나가자”

“번영의 복음은 추방되고 십자가 복음이 강조되어야 한다.”

성경적성경연구원(원장:림택권)이 10월 10일 서울 거룩한씨성동교회에서 개원 9주년을 기념해 종교개혁 500주년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오직 성경만이(Sola Scriptura), 성경으로 돌아가는 교회와 목회’라는 주제로 열렸다.

먼저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는 루터의 십자가 신학을 중심으로 ‘오직 성경 사상’을 풀어냈다.

김 박사는 “면죄부 판매에 반대하며 종교개혁의 불씨가 된 루터의 <95개조 논제> 기본 원리는 ‘오직 성경’이라는 종교개혁의 신학적 원리에서 나왔다”며 “교황의 면죄부 판매는 구원론에 있어서 인간 공로를 요구하는 신인협력설에 기초하며, 이는 오로지 그리스도의 은혜에 의해서만 주어지는 구원(칭의)라는 성경적 구원론에 배치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성경적성경연구원이 개원 9주년을 기념해 주최한 종교개혁 500주년 포럼에서 정성구 박사가 칼빈의 목회사역을 고찰하고 있다.

김 박사는 이 ‘오직 성경’의 사상이 십자가 신학의 착상으로 전개된다며, “십자가 신학의 착상은 중세 로마가톨릭교회의 ‘영광의 신학’에 대한 종교개혁적 대안의 제시였다”고 밝혔다.

<95개조 논제>에 이어 1518년 루터는 하이델베르크 논쟁에서 중세 교회의 영광의 신학에 대한 대안으로 십자가 신학을 제안했다. 중세 스콜라 신학과 교황주의가 추구한 ‘영광의 신학’이란, 이성에 합리적인 것에서 출발해 비인격적인 하나님을 추구하는 신앙이다. 이는 창조된 질서를 통해 이해된 것에 대하여 추론하는 사변신학이다. 즉, 영광의 신학은 인간의 도덕적 행위 혹은 창조된 질서 안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다.

루터의 십자가 신학은 이성에 비합리적인 것, 신앙에 경험되는 십자가에서 출발해 은총의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추구하는 신앙이다. 김 박사는 “루터에 의하면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인식은 가시적인 현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의 명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며 “십자가 사건 속에서 하나님은 자신의 진정한 구속의 경륜을 드러내셨다”고 강조했다. 이성의 눈으로 하나님을 보려고 하는 것이 영광의 신학이라면, 십자가 신학은 믿음 안에서 하나님 사랑의 길을 인식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어 김영한 박사는 루터의 십자가 신학 관점에서 오늘날 번영과 영광의 신학이 지배하는 한국교회를 진단했다.

“한국 기독교는 선교 13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교회사에 유래 없는 제1종교가 된 성경적 정착에도 불구하고 양적 팽창에 따르는 부작용, 즉 성경에 대한 무시, 강단의 세속화, 교권주의, 공명주의, 분파주의, 미신적 사고, 교회의 기업화, 성적 스캔들, 목회자의 독선, 물신 숭배, 지나친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 등 부작용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는 사회의 고통을 등한히 하고, 회개 설교가 없는 강단으로 맛을 잃은 소금처럼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기보다 세상으로부터 걱정을 당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회개와 고난과 비움과 섬김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박사는 “하나님은 세속적 영화나 권력으로 드러나는 강함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시지 않으시고, 오히려 세상이 멸시하는 십자가 무능과 약함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신다”며 십자가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된 그리스도의 종교는 가장 높은 데서가 아니라 가장 낮은 데서 시작한다. 십자가의 영성이란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이 벗이 되는 태도이며, 저들의 어려움과 짐을 짊어지는 영성이다. 또한 종교개혁 영성이란 산상설교의 가난한 마음의 영성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오직 성경’이라는 형식적 원리를 십자가 신학으로 실천해야 한다. 세상의 영광을 구하는 영광의 신학이 아니라, 하나님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이 십자가 신학의 원리이다. 그것은 칼빈이 신학의 성화에서 가르치는바 같이 매일의 삶 속에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신의 정욕을 쳐 복종시키고 새 사람으로 다시 사는 그리스도와의 신비적 연합의 길을 걷는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에 번영의 복음은 추방되고 십자가의 복음이 강조되어야 한다.”

이어 정성구 박사(한국칼빈주의연구원장)은 ‘칼빈의 목회’라는 제목으로 신학자 칼빈이 아닌 목회자로서 칼빈의 목회 사역을 그의 설교를 중심으로 고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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