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특별설교] 극상품 포도나무(사 5:1~7)

간절한 회개와 간구로 마지막 때 풍성한 열매를 맺는 성도와 교회, 교단이 되길 기도합시다

▲ 서기행 목사(증경총회장·대성교회 원로)

땅을 파서 돌을 제하고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도다 그 중에 망대를 세웠고 또 그 안에 술틀을 팠도다 좋은 포도 맺기를 바랐더니 들포도를 맺었도다 (사 5:2)


오늘 말씀을 통하여 선지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죄로부터 돌이키면 다시금 좋은 열매를 맺는 극상품 포도나무와 같이 될 것이라는 회개의 은총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7절에서 보듯이, ‘만군의 여호와의 포도원’에 ‘그가 기뻐하시는 나무’가 심겨졌습니다. 여기에서 포도원은 이스라엘 족속을, 포도나무는 유다 사람을 일컫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족속을 성민으로 삼으셔서, 걸음을 인도하시고, 위난으로부터 지키시고, 모든 전쟁에서 승리케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택한 백성을 끝까지 사랑하십니다. 노아 때부터 아브라함을 거쳐 모세에 이르기까지 자기 자녀의 모든 걸음을 인도하시고, 마침내 젖과 꿀이 흐르는 언약의 땅인 가나안으로 그들을 이끌어 들이셨습니다. 이러한 은혜가 넘치므로, 본문 4절에서 “내가 내 포도원을 위하여 행한 것 외에 무엇을 더할 것이 있으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런 사랑을 받았으니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만 섬기고, 경배하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는 것이 마땅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모세가 하나님의 율법을 받는 가장 거룩한 그 순간에 한쪽에서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죄악이 대를 이어, 그들은 이방 사람과 통혼하고, 온갖 신상을 만들어 놓고 그 앞에서 절하며, 심지어 성전 안에서 그것을 섬기는 행악을 일삼았습니다. 이에 본문 5절과 6절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가뭄으로 황폐하게 하시고 찔레와 가시가 나게 하실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

출애굽시대부터 예수님이 탄생하신 때까지 이스라엘과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은총을 저버리고 온갖 죄를 범하였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그리했습니다. 중세 1000년 동안의 암흑기도 이와 마찬가지였습니다. 해와 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씀이 없고 은혜가 없어서 온 세상이 캄캄했습니다. 중세 로마 가톨릭은 죽은 성인들이나 교황을 비롯한 사제들에게도 중보권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중보자이심을 부인한 것입니다. 그들은 연옥설을 만들어 현혹하고 면죄부를 팔아 치부했습니다. 온갖 성직매매가 자행되고 하나님과 성경보다 교황과 교황의 어록을 더 귀히 여겼습니다.

1517년 10월에 시작된 종교개혁은 로마서 1장 17절,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라는 말씀을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오직 믿음,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하나님께 영광. 이것이 핵심 종교개혁 사상이요, 청교도 정신이자, 장로교 신학과 신앙의 원리였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구원을 위한 모든 의를 다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도를 만천하에 공표한 사건이었습니다. 그 믿음은 그의 말씀을 듣는데서 시작됩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 10:17).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마 17:5).

잘려진 가지가 살아날 길은 다른 나무에 접붙임을 받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떨어져나가 이미 죽은 우리가 다시 살아날 길은 그리스도 예수께 접붙임을 받아 그의 몸을 신령한 양식으로, 그의 피를 갈하지 않는 음료로 삼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말씀은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 나라의 도래와 백성의 회복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속사적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측면에서 상고할 수 있습니다.

첫째, 본문 1절에서 전하듯이, 하나님께서는 ‘사랑하는 자의 포도원’을 ‘기름진 산’에 두십니다. 그리고 최고의 사랑으로 그 포도원을 일구십니다. 이를 위하여 그곳에 일꾼을 세우십니다. 기름을 부으셔서 제사장이나 선지자나 왕을 세우십니다. 그곳이 하나님의 나라요 교회입니다. 그곳은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을 맺는 최고의 옥토입니다(마 13:8).

기름진 포도원은 여호와 하나님이 받으시는 아벨의 제단이며(창 4:4), 아브라함이 자기 독자라도 아끼지 않고 내드린 아브라함의 제단입니다(창 22:12~13). 나 자신을 부인하고 하나님의 뜻만을 좇는 착하고 충성된 종들이 모여 일하는 곳이 기름진 포도원입니다. 가시덤불과 엉겅퀴는 걷어내고 오로지 극상품의 포도나무만 남겨 큰 결실을 보는 수확의 땅입니다.

믿음이 없이는 기름진 하나님의 포도원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곳의 일꾼들은 믿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야 합니다. 아브라함은 믿음으로 독자 이삭을 바치고, 모세는 믿음으로 애굽 궁정의 보화와 영예를 버리고 그리스도로 인해 고난을 당하는 것을 더 즐거워하고, 사라는 믿음으로 죽은 듯 방불한 몸이 잉태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히 11:11, 17, 25~26).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합니다(히 11:6).

초대교회부터 주후 2017년 오늘에 이르기까지 믿음의 일꾼들은 복음을 들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넜습니다. 온갖 환난과 핍박과 고초를 감내하면서 말씀을 선포하였습니다(롬 8:35~36). 하나님이 세우신 기름진 포도원의 나무는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양식과 음료로 삼아 자라갑니다. 그리하여 끝내 생명의 열매, 부활의 열매를 아름답게 맺습니다.

둘째, 하나님은 ‘땅을 파서 돌을 제하고’ 포도원을 만드셨습니다(사 5:2). 땅을 기경하고 깊이 파서 포도나무를 심는 것은 그 나무가 바람에 뽑히지 않게 하려 함이요, 그 뿌리로 깊은 땅 속에 스며드는 수분을 빨아들이기 위함입니다. 땅을 파고 돌을 제하여 포도원을 이루었다 함은 세상의 번잡한 지식과 아집을 갈아엎고 신령한 하나님의 말씀의 씨를 뿌려 자라게 하셨다는 뜻입니다. 이는 성도가 마귀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려 하심이요, 세상의 유혹과 재리와 권세의 탐욕을 제거하려 하심이며,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소망의 인내로 아름다운 교회의 지체가 되게 하려 하심입니다(살전 1:3).

창세 전에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흠이 없는 열매를 맺게 하셨습니다(엡 1:4~5). 주님은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세 가지 시험을 물리치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마귀의 궤계를 물리치게 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고, 하나님을 시험하지 않고 전적으로 경외하며, 세상에 무릎 꿇지 않고 하나님만 송축합니다(마 4:1~11).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심에도 금식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마귀의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하물며 죄인 중의 괴수요 쉽게 실족하고 전적으로 타락하여 극한 무지와 무능에 빠져있는 우리에게는 그 유혹이 얼마나 더하겠습니까? 우리는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와 성령의 강한 역사 없이는 죄도 유혹도 마귀의 장난도 물리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 의의 열매, 성령의 열매, 사랑의 열매를 맺는 참 포도나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주님 안에 거하고 주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거하면 우리가 무엇을 구하든지 이루게 됩니다(요 15:1~8). 씨를 뿌리려면 돌을 뽑아내서 쓸어내야 합니다.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두어서는 안 됩니다. 점을 치는 것, 사주관상 보는 것, 무속을 버려야 합니다. 조상을 섬기거나, 해나 달이나 별이나 나무 앞에 빌거나 해서는 안 됩니다. 문선명, 박태선, 신천지, 안식교, 여호와의 증인 등 이단은 그림자도 비취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돌을 제한다는 것은 자기를 죽이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가 살면 십자가를 질 수 없습니다. 하나님보다 자기의 감정, 고집, 판단, 인식, 습관 등을 앞세우면 어떤 성역(聖役)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자기의 감정이나 지식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다스리면 안 됩니다. 하나님 말씀 앞에는 예와 아멘의 순종만이 있어야 합니다(고후 1:20). 돌은 단단합니다. 연장이나 기계가 없이는 깨지지 않습니다. 그 돌을 없애려면 성령의 불로 태우고 십자가의 보혈로 씻어내야 합니다. 돌을 그냥 두고는 참 열매를 풍성히 거둘 수 없습니다. 잘 기경된 땅에 씨를 뿌려야 실한 뿌리가 내려 수분과 양분을 잘 흡수하게 됩니다. 돌이 있으면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곧 싹이 나오기는 하나 해가 돋은 후에는 즉시 타서 말라버립니다(마 13:5).

셋째, 하나님은 우리를 극상품 포도나무로 심었습니다(사 5:2). 좋은 열매를 맺는 포도나무가 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가감(加減)없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받아들인 말씀대로 행하기에 힘써야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입니다(마 22:37). 은혜에 대한 감사가 떠나면 판단과 시기와 질투와 당 짓는 것이 들어옵니다. 일만 달란트 빚진 것을 거저 탕감 받은 것을 감사하지 않고 잊어버리면 다른 사람을 판단하거나 정죄하게 됩니다. 서로 허물을 덮어주고 서로 사랑하는 교회가 하나님이 사랑하는 교회요 하나님의 은총이 풍성한 교회입니다(벧전 4:8). 그런 교회가 오늘 본문이 전하는 기름진 포도원입니다.

주님은 친히 자기 몸을 제물로 드려 그 값으로 우리를 사셨습니다(행 20:28). 하나님의 교회는, 주는 그리스도이시며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라고 믿는 고백 위에 설 때에만 견실합니다(마 16:16). 교회는 사람이 세운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 곧 대속의 은총으로 하나님이 친히 세우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교회가 포도원이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교회의 성도는 극상품 포도나무로 심겨졌으므로 빈약하고 맛이 떫은 들포도를 맺어서는 안 됩니다.

극상품 열매는 주님께 접붙임 받은 가지에서만 제대로 맺힙니다. 주님이 우리의 첫 열매가 되십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가슴을 치며 애통하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의 은총만을 간구하며, 성경대로 믿고, 성경대로 살고, 성경대로 일하는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성경의 진리 외에는 그 무엇과도 타협을 해서는 안 됩니다. 종교다원주의와 종교혼합주의를 지지하는 WCC는 거부되어야 합니다. 성경 말씀에 배치되는 동성애를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날 우리와 우리 교회는 극상품의 포도열매를 맺고 있습니까? 우리의 교회는 하나님이 지극히 사랑하시는 기름진 포도원입니까? 우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극상품 교회와 극상품 성도입니까? 초대교회는 온 백성의 칭찬을 받았습니다(행 2:47). 다 곁길로 가도 우리는 좁은 길, 좁은 문으로 가야합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신앙생활에는 실패하지 말아야 합니다. 얍복강의 야곱과 같이 전심전력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세상은 나를 멸시하여도 하나님은 우리를 인정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중심을 보십니다.

하나님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기름진 포도원에 극상품 포도나무로 심으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마지막 때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셨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하여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포도원의 자갈과 돌을 제거하고 가시덤불을 걷어내야 합니다. 즉 회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간절한 소원과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의 뜻이 그 포도원에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진정 중심이 합하는 우리 자신, 우리 교회, 우리 교단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고전 3:6).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이 큰일을 행하실 것입니다(시 126: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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