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예배 5분전까지 후보확정 결론 못내 … 결국 긴급모임 통해 자격 인정

제102회 총회 개회 직전 터진 총회임원 후보 자격제한을 요청하는 진정서의 파장이 일파만파였다. 총회임원 선거판이 요동치는 중심에는 천서문제가 있었다.

과정은 이랬다. 허활민 목사의 천서가 계속 유보되는 과정에서 허 목사가 속한 산서노회 등이 목사부총회장 김정훈 목사와 권순웅 목사를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 진정서는 지난해 총회를 즈음해 두 후보자의 정치활동 관련 의혹과 지난 주간 대구에서 가진 영남포럼 행사에 후원한 행위가 부정선거운동에 해당한다며 선관위가 살펴달라는 내용이다.

이어 김정훈 목사가 소속한 남부산남노회가 진정서를 제출했다. 남부산남노회는 이승희 목사 후보 측이 강원노회에서 부정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이다. 물고 물리는 진정서 사태가 제102회 총회 개회예배 직전까지도 결론짓지 못하고 결국 파행적인 모습을 보였다.

총회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박무용 목사)는 제102회 총회 개회당일인 9월 18일 오전 7시 전북 익산 그랜드팰리스호텔에서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선관위는 남부산남노회가 이승희 목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총회장 후보 자격박탈에 대해 증거자료 불충분으로 기각키로 한다는 심의분과 보고를 그대로 받았다. 이에 따라 이승희 목사 후보자격은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김정훈 목사와 권순웅 목사 문제에 대해서는 심의분과에 맡겨 당사자들을 불러 보다 자세한 조사를 한 후 오후에 다시 다루기로 하고 정회했다. 정회에 앞서 김정훈 목사 후보자격 문제를 다루면서 천서문제가 불거졌다. 한 선관위원은 “(허활민 목사의) 천서문제가 해결되면 선거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된다”는 주장을 폈다. 결국 총회임원 선거 혼란은 천서문제에서 파생된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선관위는 예정대로 오후 1시 총회장소인 기쁨의교회당에서 속회했다. 하지만 파행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제102회 총회 개회예배 5분 전까지 회의를 한 선관위는 부총회장 후보 김정훈 목사와 서기 후보 권순웅 목사의 후보자격 문제를 결론짓지 못할 뿐 아니라 후속 모임도 정하지 않고 흐지부지 모임을 끝내버렸다. 목사부총회장 후보 확정 문제로 선관위가 파행을 빚었던 지난해와 같은 모습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나왔다.

파행에 앞서 심의분과는 문제를 제기한 허활민 목사가 김정훈 목사 측의 김재호 목사로부터 후원금 600만원을 받았다고 하는 반면, 김재호 목사는 후원금 자체를 준 적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를 두고 선관위원들은 의견이 갈렸다. 우선 후보자격 제한을 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이 모든 문제는 천서문제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전북노회에 소속한 선관위원이 천서검사위원회에 올린 진정서를 빼면 모든 문제는 끝이 난다”고 했고, “아울러 명백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후보를 제한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반론도 있었다. 후원금 진위는 시간상 가리기 힘들기 때문에 기존에 후보를 확정했기에 선거를 진행하고, 후일에 잘잘못이 가려지면 그에 상응하는 후속조치를 총회 차원에서 하면 된다는 의견이 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천서문제와 후보 확정 건은 별개의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두 주장이 팽팽히 맞서며 총회 개회예배 시작 5분을 남겨놓은 시점까지 선관위원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자 위원장은 어떤 결론이나 추후 모임 약속을 정하지 않은 채 개회예배 축도를 위해 이석했다. 이렇게 파행을 빚을 것 같았던 선관위는 제102회 총회 오후회무처리 직후 긴급으로 모여 목사부총회장 후보 3명과 장로부총회장 후보인 이이복 장로, 서기 후보 권순웅 목사의 자격을 모두 인정하는 결정을 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18일 오후 8시경 선관위 주관으로 제102회 총회 임원 선거가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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