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제102회 총회가 개회했다. 특정인에 대한 천서와 이를 둘러싼 총회임원 후보자의 자격박탈에 관한 이합집산의 움직임이 일주일 내내 전개됐다. 결국 총회가 개회될 때까지 선관위는 부총회장 후보를 확정하지 못하고 정회했다. 한 마디로 천서위원회의 보고를 본 뒤, 목사부총회장 김정훈 목사와 서기 권순웅 목사의 자격여부를 ‘정략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심사다.

지난 해 선관위는 목사부총회장 후보를 놓고 총회 당일까지 질질 끌고가다가 현장에서 입후보자를 전격 사퇴시켰다. 그리고 지역 실행위원회를 열고 새 후보자를 추천하여 선거에 임하더니 올해도 선관위는 이해 못할 ‘헛발질’만 계속하고 있다. 선관위 주최로 후보자의 정견발표회도 끝내놓고 질의서가 당도했다는 이유로 후보자들을 재심의 하는 것은 선거의 기본도 모르는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이번에는 산서노회가 제기한 목사부총회장 김정훈 목사와 서기 권순웅 목사의 금품수수 여부가 문제로 떠올랐다. 김재호 목사는 돈을 준 적이 없는데 허활민 목사는 돈을 받았다는 것이다. 산서노회의 문건도 절차를 밟아 총회서기를 거친 것이 아니라 선관위원이 먼저 접수하여 안건으로 다룬 점도 희한하다. 특정인과 연관된 안건만 나오면 비호하는 선거관리위원들의 태도도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거기다 일부 선관위원들은 회의시간에 허활민 목사의 천서만 해주면 끝나는데 문제를 어렵게 한다며 공공연하게 볼 멘 소리를 했다.

당일 선거를 치러야 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추후 상응한 조치를 취하면 되는데도 불구하고 선관위원들은 억지를 쓰며 선거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 진짜 전혀 덕스럽지가 않다. 매년 홍역처럼 겪는 몰상식한 선관위의 태도를 볼 때마다 신물이 넘어올 정도다. 이럴 바엔 차라리 총회선거관리위원회를 폐지하고 그 역할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는 것이 천만번 낫다고 생각한다.

원래 선거관리위원에 총회임원을 역임한 자를 당연직에 넣는 것부터 잘못됐다. 2년 동안 총회임원을 하면서 이것저것 다 보고, 선관위에서 들어와서 분탕질하는 모습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마침내 총회현장에서 원안대로 후보자들을 다 받아서 투표를 실시했지만 뒷 맛은 영 개운치가 않다. 이건 꼼수 정도가 아니다. 선관위의 행태는 해도해도 너무한다. 이와 같은 선거관리위원회 체제로는 총회가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아야 한다. 가장 공의로워야 할 선거관리위원회가 비틀거리고 있는 한 총회의 개혁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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