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은혜가 더 크다> 
(카일 아이들먼 지음, 규장)

저자의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은혜는 당신의 죄책감을 없앨 만큼 강력하다.” “은혜는 당신의 수치심을 덮을 만큼 크다.” “은혜는 당신의 관계를 치유할 만큼 실제적이다.” “은혜는 당신이 약할 때 붙잡아줄 만큼 강하다.”

어느 날 밤, 저자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주말 설교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메시지의 초점은 후회를 다루는 법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욕실에서 ‘쾅’ 하 소리가 들렸다. 벽장문에 걸려 있던 전신거울이 떨어져서 바닥에 산산조각 나 있었다.

그때 거기서 저자가 깊이 후회하는 과거 행적이 드러났다. 벽장문에 난 구멍이 드러난 것이다. 그는 아내와 말다툼을 한 적이 있었다. 너무 화가 나서 이성을 잃고 벽장문에 구멍을 내고 말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지만 어쨌든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

저자가 이 사건을 처리한 방법은 그가 한 짓을 덮어버리고 그만 기분을 풀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는 가게에 가서 긴 거울을 사다가 그 문에 걸어두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냈다. 그런데 그 거울이 산산조각 났다. 1년 넘게 멀쩡하게 잘 걸려 있던 거울이었다. 거울을 고정시킨 접착제가 강력하지 않아 떨어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어쩌면 자신의 설교가 사람들에게 도전을 주어 그들이 후회를 잘 처리하게 해달라는 빈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으시고, 거울을 떨어뜨려서 자신에게도 어두움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로운 치유의 빛 가운데로 가져올 후회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신 것 같았다.

저자는 벽장문에 난 구멍과 바닥에 깨진 거울을 쳐다보았다. 그는 몸을 숙여 깨진 거울 조각들을 줍기 시작했다. 그 조각들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거울이 깨지는 소리에 아내도 잠이 깼다. 그녀는 저자가 무릎을 꿇은 채 유리조각을 줍고 있는 것을 보았다. 평소에 잘 울지 않던 저자가 그 날은 울었다. 그는 회개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가 한 일에 대한 후회와 뉘우침을 감추거나 혼자서 간직하지 않고 함께 나누자, 부부는 은혜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깨진 조각들을 함께 주웠다.

저자에 의하면 우리가 은혜를 잃어버린 채 죄책감을 안고 살 때, 그 죄책감은 대개 후회와 수치심으로 드러난다. 후회와 수치심은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마태복음 18장에서 예수님은 받은 은혜뿐만 아니라 베풀어야 할 은혜도 크다는 것을 이해하기 쉽도록 ‘무자비한 종의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우리는 이 비유에서 은혜가 양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은혜는 양방향 도로이다. 하나님으로부터 은혜를 받기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지 않는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은혜는 흐르는 것이다.

▲ 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진짜인지 알아보는 방법은, 당신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주고 그럴 만한 자격이 없다고 여기는 사람에게 당신이 얼마나 은혜와 용서를 베푸는지를 보는 것이다.”

이 책은 은혜를 이야기한다. 은혜의 깊이와 높이와 넓이를 다룬다. 은혜가 당신의 응어리를 풀어줄 만큼 감미롭고, 은혜가 당신의 실망을 대체할 만큼 만족을 주며, 은혜가 당신의 상심을 만회할 만큼 아름답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 책은 은혜의 치유를 필요로 하는 모든 이에게 도움을 준다.

■더 읽어볼 책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필립 얀시 지음, IVP)
<은혜, 은혜, 하나님의 은혜>(리 스트로벨 지음, 두란노)
<하나님의 은혜>(제럴드 싯처 지음, 성서유니온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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